[행감] 2차례 입찰 무산 ‘제주도 책임론’ 부상…“왜 환경공단에 끌려 다니느냐”

두 번이나 응찰 업체가 안 나타난 제주(도두동)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제주도가 11월 초에 입찰 공고를 내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는 2차례 입찰이 무산된 데 따른 책임론을 제기했다.

20일 열린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강성의)의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2차례 입찰이 무산된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희현 의원(일도2동을, 더불어민주당)은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무응찰 2번이면 누구 책임이냐. 25년까지 완공하겠다고 장담했는데,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라고 무응찰 사태에 대한 제주도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안우진 상하수도본부장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원인 분석을 마친 만큼 당장 내일부터 환경부와 환경관리공단 측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번이나 입찰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환경관리공단은 사업이 늦어지더라도 수수료 90억원을 챙긴다. 건설협회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환경도시위원회 김희현(왼쪽), 송창권 의원. ⓒ제주의소리
환경도시위원회 김희현(왼쪽), 송창권 의원. ⓒ제주의소리

도두동이 지역구인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계획은 2025년 완공이 목표다. 만약 공사기간이 연장된다면 도두동민, 제주시민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이는 주민들과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확히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송 의원은 “2번이나 무응찰이 된 건 드문 일이다.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원인을 진단했다고 하는데 재입찰은 언제 공고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이에 안우진 본부장은 “공단 측과 협의하고 있다. 시기를 특정하기는 그렇지만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는 공고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송 의원은 환경관리공단과 맺은 협약서와 관련해 “협약서 내용을 보면 제주도에 완전히 불리하게 되어 있다. 공단은 공사기간이 늦어도 관계없고, 제주도만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며 “왜 공단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느냐. 제주도가 주도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도두동민들이 제주도 전체 똥오줌의 55%를 처리해주고 있다. 현대화사업이 마무리되면 57%를 감당한다. 이렇게 큰 사업을 받아준 데 대해 제주도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우진 본부장은 “유입인구가 늘고, 하수발생량 증가에 따른 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을 흔쾌히 수용해준데 대해 감사드린다. 보상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노력해서 도두동민들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현재 13만톤인 하루 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관련 시설을 지하에 설치하는 고난이도 시공이다.

공사기간은 종합 시운전을 포함해 착공일로부터 57개월이다. 공사비는 토목공사 1124억원, 산업환경설비 2271억원, 전기통신공사 368억원, 전문소방시설 15억원 등 총 3781억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계획에 대해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는 지난 9월29일 입장문을 내고 “업계는 기본계획 자체가 부실하게 수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계획에서 반영되지 않은 부분들을 추가 설계하는 과정에서 최대 800억원의 공사비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사기간과 관련해서도 기존 시설을 운영하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無중단’ 공법을 위해서는 현재 57개월인 공사기간을 72개월로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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