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달동 음식쓰레기처리시설, 폭약 공사 이견...주민 “폭약 여파 침출수 우려” vs 道 “지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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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달동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 조성사업장에서 발견된 암반.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중산간에 짓는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을 두고 색달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대형 암반을 총 20톤 폭약으로 제거하는데, 폭발 영향으로 공사장 인근 쓰레기매립장의 침출수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제주도는 “시험 발파 작업으로 측정한 진동과 이미 설치된 지하수 감시정을 고려하면 공사를 지속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오전 11시 30분경, 색달동 산 6번지에 위치한 ‘제주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 조성사업’ 공사장에 지관민 색달마을회장과 장강준 색달마을회 청년회장 등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방문했다.

이유는 바이오가스화시설 조성사업을 위해 시공사가 진행하는 암반 발파 작업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폭약을 사용하면서 공사 현장 위쪽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장 하부에 균열 등이 생길 수 있어, 침출수 유출을 염려하고 있다.

때문에 매립장이 현재 폭약을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나아가 침출수 유출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도 추가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장강준 색달마을회 청년회장은 “마을주민들은 정해진 폐기물시설 공사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만에 하나 발파 작업이 후손들이 사용할 지하수에 막대한 악영향을 줄까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안전진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이날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기로 계획한 화약은 120공. 1공당 0.375kg의 폭약을 투입한다. 하지만 주민 항의에 따라 18공만 터트리고, 동시에 진동 측정을 실시해 결과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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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달마을회와 시공사 관계자들이 함께 암반 발파 시 발생하는 진동을 측정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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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약으로 암반을 제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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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들은 총 20톤 폭약을 사용해 제거한다.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지난 8월말에 진행한 시험 발파와 9월 3일, 30일에 걸친 주민설명회를 통해 공사 진행의 타당성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시험 발파에서는 설계에 반영할 수 있는 기준 충격값의 이하 수치가 나왔고, 침출수 검출 시설도 ‘폐기물관리법’ 제31조에 따라 쓰레기매립장 위쪽에 하나, 아래쪽 두 곳에 지하수 감시정이 설치돼 있어 분기 별로 수질 검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검사 역시 2019년 11월에 시행해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진현 제주도 생활환경과 음식물바이오가스시설조성TF팀장은 “발파 공법으로 정밀진동 제어, 진동제어 소규모, 미진동 굴착 등 세 가지 방법을 구분해 공사 구역에 맞춰 진행할 방침”이라며 “이미 시험 발파로 측정한 수치와 주민들이 우려하는 침출수 문제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에 공사를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색달동 산 6번지에 총사업비 1069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1894㎡ 규모의 ‘광역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을 짓고 있다. 2023년 5월 시운전을 거쳐 2024년 1월 본격 가동이 목표다. 설비가 들어서면 도내 전역에서 발생하는 하루 최대 340톤의 음식물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 혐기성 소화와 슬러지·폐수처리 시설 등도 함께 들어선다.

암반이 나온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은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천연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설비다. 바이오가스를 시설 내 전력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제주도는 당초 2019년 착공해 2021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각종 민원과 소송 문제로 완공 시점이 2년 이상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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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스화시설 부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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