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용담(Gentiana scabra var. buergeri [Miq.] Maxim.) -용담과-

며칠 전 한라산 상고대가 피었다는 지인의 소식과 함께 상고대 사진 몇 장을 접한 저는 빨갛게 물들어 있을 한라산의 참빗살나무의 열매와 단풍이 물든 마가목 나무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이 참빗살나무와 마가목 나무는 2018년 10월에 소개해 드린 식물들입니다. 이번주에는 한라산의 가을 야생화인 ‘용담’이라는 식물을 소개해 드립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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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제주시의 용담동에서 자란 탓에 식물 이름이 '용담'이란 것을 보고 친근함 속에 한참을 담았던 기억이 있는 야생화입니다.

용담을 한자로 쓰면 ‘龍膽’으로 용의 쓸개라는 뜻입니다. 곰의 쓸개를 건조시켜 만든 웅담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상상의 동물 가운데 하나인 용의 쓸개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곤 했는데 이 용담의 뿌리도 중요한 약재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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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서는 9월부터 꽃이 피고 오름에서는 10월 중순 이후에 많이 피어나는데, 자주 보라색 꽃이 피며 꽃자루는 없고 윗부분의 잎겨드랑이 끝에서 꽃이 달립니다. 

한라산 1100고지 근처에서 만난 용담은 근처의 석송과 어우러져 보라색 향연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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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가을 야생화들은 한라산의 고지대에서 먼저 피어나고 저지대로 내려옵니다. 반대로 봄의 야생화들은 저지대에서 먼저 피어나고 한라산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야생화를 만나고 앵글에 담으면서 깨달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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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과의 식물들을 편집해 보았습니다. 한라산의 해발이 높은 지역에서부터 오름의 사면까지 피어나는 용담과는 달리 조금 더 일찍 피어나는 한라산의 흰그늘용담이 있고 용담과 비슷한 시기에 피어나는 덩굴용담, 그리고 백두산에 가서 만난 비로용담의 사진들을 편집해 보았습니다.

용담의 꽃을 접사해 보면 보라색감의 꽃잎에 작은 흰 반점들이 용담을 수놓고 있습니다. 그 안쪽으로 수술이 5개, 암술이 1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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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의 꽃말은 ▲정의 ▲긴 추억 ▲슬픈 그대가 좋아요 라고 합니다. 한라산 고지대의 초지에 곱게 피어 있는 이 용담도 꽃이 많이 달리면 옆으로 처지는 경향이 있고 바람에 쓰러지곤 하는데 그 매서운 바람을 이겨내고 꽃을 피운 용담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코로나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이 용담이 전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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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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