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1~2년의 문제 아닌 적폐, 관리감독 소홀 위법행위 묵인한 공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계약비리 의혹 및 채용 비리, 직장 내 괴롭힘 논란 등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복마전’과 관련해 제주도 관광국과 감사위원회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25일 제399회 임시회를 속개해 지난 22일에 이어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 대한 ‘특정’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김의근, 손정미 전 ICC제주 대표이사는 입원과 다른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이날 행정사무감에서는 감사위원회 및 제주도 관광국이 의원들의 타깃이 됐다.

오영희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은 “2018년도 계약규정이 개정됐는데, ‘필요한 경우 별도 방침을 정해 사장의 결재를 득한 후 시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쪼개기 계약을 한 것”이라며 “감사위원회는 ICC에 대해 2차례나 종합감사를 실시했지만, 이에 대해 주의나 통보 등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고 관리소홀 문제를 질타했다.

이에 장문봉 감사위원회 사무국장은 “확실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점검해서 위법사항이 있다면 일벌백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창남 위원장, 박원철, 김황국, 오영희, 박호형, 문경운 의원. ⓒ제주의소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창남 위원장, 박원철, 김황국, 오영희, 박호형, 문경운 의원. ⓒ제주의소리

김황국 의원(용담1·2동, 국민의힘)은 “일부 직원의 근태와 관련한 조작이 있었다. 당시 인사담당자가 처음에는 이를 부인했다가 나중에 자백했다. 문제는 근태를 조작한 당사자가 인사고과에서 최고점을 받아 승진을 한 것”이라며 “감사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장문봉 사무국장이 “그것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변하자, 김황국 의원은 “이래서 감사위원회가 무능하다는 것이다. 전혀 핵심을 짚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원철 의원(한림읍, 더불어민주당)도 “2차례 종합감사를 통해 여러 가지 처분을 했지만 문제가 된 수의계약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처분도 없었다. 감사위원회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수수방관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박원철 의원은 또 “관광국장은 ICC 이사회 당연직 이사다. 문제가 된 계약규정 개정 때 이사회에 참석해 이 엉터리 계약규정을 묵인해줬다. 그러면서 회의수당은 다 받았다”며 “관리감독 부서로서 도대체 뭘 했느냐”라고 힐난했다.

이에 변영근 관광정책과장은 “이유를 불문하고 지도감독 부서로서 많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자세를 바짝 낮췄다.

그러자 박원철 의원은 “관광국은 관리감독을 전혀 못했고, 감사위원회 역시 제 역할을 못했다”고 싸잡아 비판한 뒤 “이것은 최근 1~2년의 문제가 아니다. 환골탈태의 각오로 다시 들여다보라”며 산하 기관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주문했다.

문경운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은 “금요일 행감이 끝난 뒤 또 제보가 왔다. 근태조작, 계약비리 등 내부고발자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간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한 명은 죽어야 해결이 될 것 같다는 메일을 저에게 보내왔다”며 “그런데도 도청은 물론 감사위원회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특별감찰을 통해서 누가 잘못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변영근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왼쪽)과 장문봉 제주도 감사위원회 사무국장. ⓒ제주의소리
의원들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변영근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왼쪽)과 장문봉 제주도 감사위원회 사무국장. ⓒ제주의소리

박호형 의원(일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은 “회계 부적정 집행 외에도 방역수칙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행위가 수십 건씩 적발됐다. 도대체 이 조직은 뭐하는 곳이냐”며 “정말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 철저한 반성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창남 위원장(삼양·봉개동, 무소속)은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제주도가 출자한 기관이 맞나 싶다. 이게 악덕기업이지 무슨 공기업이냐”며 “2014년도 손정미 대표를 임명할 때부터 알아봤다. 유람선 정도 운영할 그릇에게 항공모함을 맡기는 것이라고 지적했음에도 원희룡 지사가 임명을 강행했다”고 사실상 ‘해묵은 적폐’로 규정했다.

안 위원장은 특히 “2천만원 이상이면 조달청을 통해 입찰해야 한다. 그런데 수도 없이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더구나 1년에 한 곳에 3번 이상은 수의 계약할 수 없는데, 무려 10번 넘게 한 곳도 있다. 센터가 이렇게 방만하게 운영되도록 방치한 감사위원회와 관리부서의 책임이 너무 크다. 여러분들도 공범, 방조범이다”라고 비난했다.

장문봉 사무국장은 거듭 “지적들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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