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100년 계획 수립을 위한 우리의 준비 -

‘천민자본주의는 고질병처럼, 유령처럼 도시 곳곳을 배회하다 불쑥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투기와 정치를 언급했다. 천민자본주의에 기인한 부동산 투기와 광풍은 사회적 박탈감을 주며, 서민들의 희망을 짓밟고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이 바라볼 때 ‘과연 평생 일해서 집 한 채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우리는 도시를 공적영역이 아닌 부동산 투자와 투기와 같은 사적 영역으로 바라보며, 이익 실현의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과거의 정책을 비판하고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는 수단으로도 이용해 왔다.

도시계획은 보통 20년 이상 멀리 내다보고 수립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20년 장기계획이 5년 안팎으로 바뀌어 새로운 이름의 계획을 수립해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 및 계획적 도시정책이 추진될 수 없는 여건을 조성한 것이다.

이같이 일관성 없는 정책은 도시를 부동산 투기의 대상으로 보아 이권과 사익을 추구하는 계획적이나, 계획적이지 않은 도시가 형성되어 온 것이다.

우리는 유럽의 여러 도시를 보고 많이 부러워한다. 통일성과 일관성 있는 도시 외관과 도시 속 역사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이는 일관성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100년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를 유지하고 보호하며 일관성 있게 추진돼 만들어진 것이다. 일관성 있는 도시계획의 추진은 100년 후 그 후대에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도시를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도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도시를 만들 수 있고,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계획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흔들림 없는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아른스테인(Arstein)의 주민참여 사다리를 살펴보면 주민참여의 8개 단계 중 가장 최상위 단계인 주민자치(Citizen control, Delegated power) 실현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도시계획은 1~2년 만에 후딱 만들어 정권이 원하는 방향을 주민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민이 참여하고 고민해 만들어 가는 도민계획으로 그 실행력과 추진력을 담보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설계하고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어떠한 정권이냐, 도지사가 누구냐에 상관없이 보다 큰 성장 동력으로 작동되고 지속해서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김태석 의원. ⓒ제주의소리
김태석 의원. ⓒ제주의소리

마지막으로 우리의 합의가 전제된 제주도 전역에 대한 종합계획이 단순 명료하게 제시돼야 한다. 여러 가지 계획과 제도, 규제 등으로 알아보기 힘든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불로소득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 환원과 같은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지혜를 모으자! 나만 잘사는 도시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도시로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는가?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김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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