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예술인 지원 사업 일환 도록 제작...3일~11일 출판 기념전

제주 공예의 역사를 써내려간 원로 공예가 ‘심헌 허민자’의 예술 세계를 돌아본다.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회장 유창훈)는 3일부터 11일까지 심헌갤러리에서 개인전 ‘흙, 마음의 자리, 사랑의 지평’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올해 제주문화예술재단 원로예술인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심헌 허민자의 도예 작품 세계를 정리하는 특별한 자리다. 공예 한 길을 걸어온 50여년 성과를 정리해 도록으로 제작했고, 주요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김유정 미술평론가가 지원 사업을 총괄했다.

허민자는 1967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제주로 왔다. 1975년부터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에서 응용미술을 가르쳤고, 1988년에는 산업디자인학과를 신설해 전반적인 디자인 교육을 시작하는 등 도자 공예의 뿌리를 내린 제주 1세대 공예가로 평가 받는다.

허민자의 예술은 시기 별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전통자기에 현대적 미감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펼쳤다. 1983년 일본 교토시립예대로 유학을 떠나 제주 팽나무숲과 파도문, 구름문, 한국적인 떡살문 등을 이용한 도등(陶燈) 작업으로 교토 마로니에 화랑에서 전시를 가졌다.

1990년대는 제주 현무암에 심취했던 시기다. 처음에는 돌의 조형성에 매료됐으나, 현무암의 기공을 뚫어 빛이 새어나오게 하는 도등 작업도 가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돌의 질감과 형태를 살린 인체 조형으로 옮겨갔다. 그 안에 사랑, 화해, 용서, 평화와 같은 메시지와 종교적인 주제를 다루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성당의 십사처, 성수대, 감실 등 성물도 제작하고 있다.

유창훈 회장은 “도예가 허민자 선생은 디자인의 변방이었던 제주에 오시어 많은 후학들을 기르시고, 작가로서 제주옹기의 전통을 현대에 융합시키는 한편,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화산암의 조형성을 작품화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고 소개했다.

도록 출판 기념식은 3일 오전 11시 전시장인 심헌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일요일은 쉰다.

심헌갤러리
제주시 아란14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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