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제주시 도시바람길숲 사업 "불편" vs "환경친화"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최근 노형동 도심지를 거닐던 독자 A씨는 보도 곳곳이 파여있고, 블록이 쌓여있는 통에 불편을 겪었다고 토로해 왔습니다.

A씨가 지목한 곳은 제주시 노형동 롯데마트 인근 보도로, 이른바 '도시바람길숲 사업'이 한창 진행중인 구간입니다.

A씨는 "그렇지 않아도 유모차나 자전거 등으로 인해 보행이 불편한데, 인도를 이렇게 좁혀서야 되겠느냐, 이게 도시숲조성 사업이냐"고 불편함을 토로해왔습니다.

심겨진 나무는 이파리가 없고, 벤치도 짧은 간격으로 촘촘하게 설치하면서 불편을 더한다는 첨언도 이어졌습니다.

실제 제보를 받고 찾아간 현장에는 보도블록을 들어내고 나무를 심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때마침 현장을 찾았을 때는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면서 공사현장의 물 웅덩이와 질척한 흙으로 인해 곤혹스러워하는 시민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진입을 방지하는 구조물로 인한 불편함도 더해졌고요.

평소에도 보도 정비 사업이나 가로수 식재 사업의 경우 잦은 민원이 제기되곤 합니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가며 괜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죠.

다만, 보행이 불편해진다고 모두 잘못된 사업이라고 판단해야 할 지는 조금 더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도시바람길숲' 사업은 제주시 도심지에 차가운 공기가 흐를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는 취지로, 산림청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1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으로, 1차년도인 올해는 50억원을 먼저 들여 신제주-구제주 권역으로 나눠 조성되고 있습니다.

한라산 1100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산 속 공기를 연북로를 거쳐 도심지 내로 유입시키는 그림이죠.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도심지 폭염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입니다.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한창인 제주시 노형동 연북로 일대. ⓒ제주의소리

실제 도심지의 경우 가로수 아래 공간은 여름철 평균 2도 가량 기온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뛰어넘어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일회용품 줄이기, 플라스틱 사용안하기 등 민간 차원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하는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죠. 

현장에서 만난 일부 시민은 비록 인도폭이 좁아져 보행은 불편해지더라도 환경을 위해 긍정적인 효과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에 따라 인도폭을 넓히는 것이나 주차공간을 추가로 원하는 목소리가 있고, 그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가로수 식수 사업도 못지 않게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사업임을 이해해줬으면 한다"는 양해를 구했습니다.

아마도 불편함을 호소해온 독자의 취지는 기존 각종 도로공사나 인도공사 사업들이 '사람 중심'이 아니라, '차량 중심'의 사업들이 대부분으로, 처음부터 잘 짜여진 도시계획에 의한 사업추진이 아니라, 땜질식 처방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면서 그때마다 툭하면 인도를 줄이는 것을 당연시하는 잘못된 방식을 지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점은 간과해선 안될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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