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추진하는 고등학교 한국사 수업 시간 축소 방침과 관련해 제주 역사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최근 기존 한국사 교육시간 연간 102시간을 80시간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필수이수학점을 줄이고 자율 이수학점을 늘려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들으라는 취지로 마련된 개정 방침이다. 이 경우 2025년부터 고등학교 한국사 수업은 연간 22시간이 줄어든다.

도내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40여 명으로 구성된 제주역사교사모임은 17일 성명을 내고 “한국사 수업이 줄어들면 최근에야 강조된 제주 4.3항쟁 등 현대사 교육이 다시 부실해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역사 교육 정상화 노력에 따라 한국사는 2015 교육 과정에서 6단위 미만 감축 금지, 2개 학기 이상 편성이라는 의무조항이 생겨 비로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며 “시수 확보는 중학교 전근대사 중심, 고등학교 근현대사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사 교육 과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제주 4·3항쟁 또한 해방 후 새로운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노력과 국가폭력에 맞서는 시민의 저항이라는 시대적 의미를 바르게 찾아 현행 교과서 속에 풍부하게 담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사 수업 시수가 줄어들면 교육 현장에서의 역사교육 약화는 불가피하다.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들으라는 그럴듯한 말로 한국사 시수 감축을 변명하고 있지만, 현행 대입 체제를 고려할 때 한국사 교육만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역사교사모임은 시간 순서대로 연결된 한국사 특성을 고려할 때 줄어든 시간만큼 현대사 교육이 약화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역사회가 끈질긴 노력으로 바르게 잡아가고 있는 한국사 속 제주 4·3항쟁의 올바른 이해를 어렵게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한국사 시수 감축이 이뤄진다면 줄어든 시간만큼 나중에 배우는 현대사 수업은 진도에 쫓겨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필연적으로 제주 4·3과 4·3의 진상 규명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 등을 충분히 다룰 시간이 부족해짐을 의미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자리 잡은 제주 4·3 항쟁 교육이 날개를 펴기도 전에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그럴듯한 말로 한국사 교육을 축소·왜곡하려는 교육부의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전문] 한국사 시수 감축 반대! 
교육과정 개정에 ‘제주 4·3 교육 설 자리 잃을 것’ 
현대사 교육 약화하려는 교육부의 시도를 규탄한다.

제주역사교사모임 교사들은 제주 4.3항쟁 교육 등 현대사 교육 축소하려는 교육부의 고등학교 한국사 수업 시간 축소 시도를 반대한다. 최근에야 강조된 제주 4.3항쟁 등 현대사 교육이 다시 부실해질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반대를 외쳤던 현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현대사 교육을 약화하려는 태도 변화를 규탄한다.

현행 한국사 교육과정은 우리가 주지하듯이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던 국정교과서 획일화를 비롯한 현대사 교육 약화 등 역사교육 왜곡을 역사학계와 역사 교사, 학생, 시민들의 저항으로 막아내고, 어렵게 마련한 수업 시간이며 교육과정이다. 역사교육 정상화를 위한 오랜 노력의 결과 한국사는 2015 교육과정에서 6단위 미만 감축 금지, 2개 학기 이상 편성이라는 의무조항이 생겨 비로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시수 확보는 중학교는 전근대사 중심, 고등학교는 근현대사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사 교육과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에 제주 4·3항쟁 또한 해방 후 새로운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노력과 국가 폭력에 맞서는 시민의 저항이라는 시대적 의미를 바르게 찾아 현행 교과서 속에 풍부하게 담을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고등학생들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공간, 통일 정부 수립 노력이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제주 4·3을 10월~11월에 일선 학교 한국사 수업에서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22일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날 발표에는 기존 한국사 교육 시간 연간 102시간(6단위)을 80시간(5학점)으로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22시간 감축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역사교육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여러 역사단체의 성명과 제주 역사 교사를 포함한 전국 역사 교사 2,115명의 실명 선언으로 반대를 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이번 교육과정 개정은 필수 이수 학점을 줄이고 자율 이수 학점을 늘려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들으라는 취지라는 그럴듯한 말로 한국사 시수의 감축을 변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대입 체제를 고려하면 각 학교의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은 기준 학점 이상으로 편성이 될 것이며, 한국사는 필수학점인 5학점만큼만 편성될 것이기에 사실상 한국사 교육만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제주역사교사모임의 교사들이 우려하는 점은 학습 내용이 시간의 순서대로 연결된 한국사 과목의 특성을 고려하면 줄어든 시간만큼 현대사 교육이 약화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사회의 끈질긴 노력으로 바르게 잡아가고 있는 한국사 속 제주 4·3항쟁의 올바른 이해를 어렵게 할 것이다. 

한국사 시수 감축이 이루어진다면 줄어든 시간만큼 나중에 배우는 현대사 수업은 진도에 쫓겨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제주 4·3과 제주 4·3의 진상 규명을 위한 지역 사회의 노력 등을 충분히 다룰 시간이 부족해짐을 의미한다.

이에 제주역사교사모임은 어렵게 자리 잡은 제주 4·3 항쟁 교육이 날개를 펴기도 전에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그럴듯한 말로 한국사 교육을 축소·왜곡하려는 교육부의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

2021년 11월 17일

제주역사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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