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돌문화공원·누보 기획전...변시지 미공개 대작 공개

무수한 생명의 보금자리인 바다, 그 바다를 근간으로 공동체를 먹여 살린 제주해녀. 인자한 어머니 같은 바다와 해녀를 새롭게 조명한 전시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돌문화공원(소장 좌재봉)과 공간 누보(대표 송정희)는 20일부터 기획전 ‘海―바다는 우리의 어머니입니다’를 동시에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총 100점의 사진, 회화, 조형, 조각, 업사이클링 작품을 통해 바다와 해녀를 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전시 제목은 바다를 뜻하는 ‘海’가 물(水)과 사람(人)과 어머니(母)가 합쳐진 한자라는 것에 주목했다. 작품 크기와 주제를 고려해 누보에서 20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80점을 선보인다. 

전시 참여 작가는 국내외 7명이다. 변시지(회화), 채기선(회화), 일라이 리드(사진·미국), 박정근(사진), 강길순(조형), 이유미(조각), 안성관(업사이클링)이다.

변시지는 제주의 바람과 태풍의 바다, 폭풍 속 해녀를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채기선은 해녀인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바다를 화폭에 옮긴다. 

세계적인 보도사진가 그룹 매그넘 소속 사진작가 일라이 리드(Eli Reed)는 해녀를 낯선 시선으로 포착한다. 박정근은 ‘물, 숨, 결’을 주제로 해녀의 얼굴과 물옷의 결을 기록한다. 종이조각가 이유미는 해녀 잠수복과 인체 형상을 통해 해녀의 삶과 죽음,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힘을 탐구한다.

사진=돌문화공원.
Eli Reed의 해녀 사진 작품. 사진=돌문화공원.
사진=돌문화공원.
박정근, 물 숨결. 사진=돌문화공원.

강길순은 바다 소리 ‘절울’과 제주 여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섬세한 형상으로 빚는다. 안성관은 버려진 해녀복의 자투리 천을 이어 파도를 형상화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변시지의 대작 다섯 점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일라이 리드가 2018년 제주를 방문해 촬영한 해녀 사진도 이번에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공간 누보 송정희 대표는 “많은 곳에 해녀가 있었고, 어디서나 보았을 해녀의 모습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없는지 조심스럽게 살피고자 했다. 특히, 바다와 해녀의 관계를 좀 더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더불어 “가장 새로운 것은 가장 오래된 곳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곳이 바다이다. 하루도 어김없이 어둠 속에서 아침을 잉태하는 생명의 바다. 제주 섬은 이 바다와 해녀, 두 어머니가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돌문화공원.
변시지, 태풍, 210x115cm, 1982. 사진=돌문화공원.
사진=돌문화공원.
채기선, 해녀, 200호, 유화, 2003. 사진=돌문화공원.
사진=돌문화공원.
강길순 작가의 작품. 사진=돌문화공원.
사진=돌문화공원.
이유미, 그들의 서사I, 종이, 94x38x8cm, 2018. 사진=돌문화공원.

누보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해녀와 바다’를 주제로 한 유럽 순회전을 준비 중이다.  

공간 누보와 공동으로 이번 전시를 주최하는 제주돌문화공원 좌재봉 소장은 “이번 전시는 7명의 작가들이 해녀의 삶을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했다. 해녀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다. 더 많은 분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바다의 소중함과 해녀공동체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더했다. 

오백장군갤러리에서는 내년 2월 27일까지, 공간 누보는 내년 1월 16일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전시 개막은 20일 오후 3시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 기간 동안 ‘작가와의 대화’ 등의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이번 전시는 문화관광체육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1년 공간누보 작은미술관 조성 및 운영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돌문화공원과 공간 누보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문의 : 공간 누보 064-727-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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