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은 그림자로 곱은 그림자를 베려보는 대선(大選)?
곱은 그림자로 곱은 그림자를 베려보는 대선(大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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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93) hidden shadow 숨은 그림자

hid·den shad·ow [hídn ʃǽdou] n. 숨은 그림자
곱은 그림자로 곱은 그림자를 베려보는 대선(大選)?
(숨은 그림자로 숨은 그림자를 바라보는 대선(大選)?)

사진=pixabay.
인간은 누구나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노이로제가 되지는 않는다. 자기에게 그런 숨은 그림자 따위는 없다고 자처할 때, 숨은 그림자가 자기 속에 있는데 보지 않으려 할 때 노이로제의 온상이 된다. 자신의 건강한 자아의식으로 대선후보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그들의 숨은 그림자를 향해 자신의 숨은 그림자를 투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조용히 돌아다 볼 때다. 사진=pixabay.

hidden shadow는 말 그대로 ‘숨은 그림자’를 뜻한다. hidden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subconsciousness)에 있음’을 의미하며, shadow는 ‘자아의식(self-consciousness)에 억눌려 있는(suppressed) 한(恨)이나 열등감(劣等感)과 같은 콤플렉스(complex)’를 의미한다. 이러한 숨은 그림자의 투사(projection)는 모든 인간관계(human relationships)에서 크든 작든 자주 일어난다. 아버지와 아들, 시어머니와 며느리, 시누이와 올케 사이 등 개인적으로 불편한 관계에서도 나타나지만, 세대(generations)간 집단(social groups)간에서도 서로가 과민하게(over-sensitively) 반응할 때 그림자의 투사가 일어난다.

그림자의 투사는 상호간의 불신과 반목, 증오와 갈등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그는 틀림없이 그런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을 거야.”라는 터무니없는 선입견을 서로 상대방에게 갖고 있으면 그림자의 상호투사는 두 사람 사이의 오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투사된 그림자의 내용과 비슷한 행동을 보이면 “그것 봐. 내 말이 틀림없잖아. 그는 그런 사람이야.”라고 단정지음으로써 투사를 강화한다. 

- 이부영의 「분석심리학」 중에서 -

역대 대선(presidential election)에서도 그런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특히 후보들(candidates)에 대한 ‘비호감도’가 두드러진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opinion survey)에서 비호감도(unlikability)가 호감도(likability)를 월등히 앞서고 있고, 갈수록 상승 추세(rising trend)를 보인다. 대선 후보(presidential candidates)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진보(progressive) 진영과 보수(conservative) 진영으로 갈라져 있고, 그 진영논리의 골이 깊다는(on bad terms) 걸 보여준다. 이번 대선에서는 진보나 보수 진영 모두, 내가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것에 대한 불안(anxiety) 때문에, 내가 선호하는(favorite) 후보에게 흠결(defects)이 있거나 부족한 점이 있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with no questions asked) 무조건 찍는 ‘반대 투표(negative vote)’의 성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호감도가 아니라 비호감도로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안타까운(miserable) 일이 아닐 수 없다. 유권자(voter)가 자신의 숨은 그림자로 후보들의 숨은 그림자를 바라보면서 확증편향(confirmed bias)에 빠지게 될수록 진영논리에 따른 대립(confrontation)과 갈등(conflicts)은 점점 더 깊어만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God)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노이로제(neurosis)가 되지는 않는다. 자기에게 그런 숨은 그림자 따위는 없다고 자처할 때, 숨은 그림자가 자기 속에 있는데 보지 않으려 할 때 노이로제의 온상(hot bed)이 된다. 자신의 건강한 자아의식으로 대선후보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그들의 숨은 그림자를 향해 자신의 숨은 그림자를 투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조용히(quietly) 돌아다 볼 때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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