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민사회 등이 한경면 용수리에서 추진되는 국내 기업 로켓 발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정평화네트워크와 개척자들,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제주여민회, 제주예산감시시민모임 곱진돈,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주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핫핑크돌핀스 등 15개 단체는 23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정과 카이스트는 로켓 발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제주 한경면 용수리에서 이르면 12월 초에 있을 국내 첫 기업 로켓 발사를 반대한다. ‘민간’ 로켓이라 불리지만, ‘기업’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지난 10월 전남 고흥 누리호 발사에 이은 이 발사는 제주가 논란 많은 뉴 스페이스 정책의 중심지가 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15개 단체는 “지난해 겨울 중앙정부와 제주도정이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 건설 추진 계획이 드러났을 때 우려가 시작됐다. 제주도의회는 군사화를 촉진시킬 우려가 있는 사업에 대해 올해 4월 도유지 판매를 승인해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올해 7월 카이스트와 우주개발 관련 사업 선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이스트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기념 로켓을 제주에서 발사하는 계획을 세웠다. 카이스트 학부생과 졸업생이 창설한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라는 우주로켓개발 기업에 의해 이르면 12월 제주에서 발사될 전망이다. 로켓은 길이 3m, 지름 20cm의 소형 과학 로켓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15개 단체는 “청년 기업의 도전 정신을 칭찬해줘야 한다고, 한국의 우주 산업이 민간 로켓 발사로 한발 나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우주산업은 군사적인 측면과 결부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가 ‘민간기업 전용 발사장,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우주 벤처·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벤자민 람베스 미국 전략예산평가국(CSBA) 선임연구원이 ‘국방 우주력 발전을 위한 항공우주력의 중요성’을,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국가·국방우주력 강화를 위한 발전 방향 모색’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15개 단체는 “제주에서의 로켓 발사는 과학실험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전 세계가 우주 개발과 우주 군사화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무분별한 로켓 발사는 인류에게 절박한 당면 과제가 된 생태계 회복 노력과 위기 대응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로켓 발사가 예정된 한경면 용수리는 천주교 성지며, 그 앞바다에 천연기념물 422호 차귀도와 돌고래 등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와 그 일행은 1845년 용수리 해안에 표류해 첫 미사를 올렸다. 역사·문화·환경적 자치가 있는 곳에서의 로켈 발사 계획에 경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개 단체는 “제주와 카이스트는 로켓 발사를 중단하고, 문재인 정부와 제주도정은 기업 이윤과 군사화를 도모하는 뉴 스페이스 정책을 철회하라”며 “인류의 기후위기 대응에 찬물을 끼얹는 과도한 우주 활동을 중단하고, 우주의 사유화와 군사화, 무기화를 철저하게 금지하는 법 체계와 교육 환경을 구축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전문] 제주도정과 카이스트는 제주 한경면 용수리 국내 첫 기업 로켓 발사 중단하라!
-기업 이윤과 군사화를 도모하는 뉴 스페이스 정책 반대한다!-

여기 서명한 우리는 제주 한경면 용수리에서 이르면 12월 초에 있을 국내 첫 기업 로켓
발사에 반대한다. '민간'로켓이라 불리지만 민간이라는 말보다 '기업'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10월 전남 고흥 누리호 발사에 이은 이 발사는 제주가 논란 많은 뉴 스페이스 정책의 중심지가 될 우려를 강하게 한다.

이 우려는 작년 겨울, 중앙정부와 제주도정이 제주 구좌읍 덕천리에 절차상, 환경상 문제가 많은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 건설을 비밀리에 추진한 것이 폭로되었을 때 이미 시작되었다.

제주도의회는 이 부당하고 군사화를 촉진시킬 우려가 있는 사업에 대해 올해 4월 도유지 판매를 승인함으로써 면죄부를 주었다.

이어 제주도정은 7월에 카이스트와 우주개발 관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다. 카이스트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기념 로켓을 제주에서 발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념 로켓은 카이스트 학부생/졸업생들이 창설한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라는 우주로켓개발 기업에 의해 12월 초 제주 한경면 용수리에서 발사될 전망이다.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이 로켓은 길이 3미터 지름 20센티미터의 소형 과학로켓으로 알려져 있다.

혹자는 청년 기업의 도전 정신을 격려하고 칭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또한 10월에 발사된 누리호에 이어 한국의 우주 산업이 민간 로켓 발사로 한발 더 나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뉴 스페이스는 통상적으로 정부가 우주개발을 이끌던 시대에서 기업들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시대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계적으로 소형 위성, 우주인터넷, 발사체 등 우주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원희룡 전 도지사는 “제주를 우주산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한 바 있으며 제주도정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발사 및 연구를 추진하는 우주센터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 우주산업은 군사적인 측면과 결부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11월 15일 김부겸 총리는 대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열린 국가우주위원회 회의가 "우주산업 뿐만 아니라 안보 분야까지 포괄하는 국가 컨트롤타워”로 격상되었다고 말하고 “우주개발 투자의 마중물로서 공공수요를 확대”할 것이며 “기업이 마음 놓고 우주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하였다. 또한 "민간기업 전용 발사장,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우주 벤처·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겠"고 말하였다.

이는 올해 10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2021)’와 연계해
열린 공군 주최 국제항공우주심포지움에서 한미동맹이 강조된 것과 아울러 벤자민 람베스
미 전략예산평가국(CSBA) 선임연구원이 "국방 우주력 발전을 위한 항공우주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뉴 스페이스 시대에 국가·국방우주력 강화를 위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이를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민·관·군 협력"을 기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12월 초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 발사의 규모는 작을 지 몰라도 이 발사가 의미하는 바는 과학실험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한국을 비롯, 전 세계가 브레이크 없는 차처럼 우주 개발과 우주 군사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질주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무분별한 로켓 발사는 인류에게 절박한 당면 과제가 된 생태계 회복 노력과 기후 위기 대응에 찬물을 끼얹을 거라는 점이다.

로켓 발사는 탄소 배출과 우주쓰레기들을 동반하며 오존층을 파괴하는데 일조한다. “로켓발사시 성층권에서는 배출가스 때문에 온도가 더 뜨거워지며 수증기와 검은 탄소를 포함하게 된다. 기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주 발사 횟수, 발사 무게(보통 목적지와 관련 있는)를 최소화 해야 한다.”라고 미국의 파킨슨 박사는 말한다.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12월 초 발사할 소형 로켓의 연료는 액화 메탄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온실 가스배출 물질이다. 메탄은 전체 지구 온난화의 약 30%를 차지하며 기온 0.5도를 상승시킨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서 열린 COP 26총회에서 한국 등 105개 국가가 ‘국제메탄서약’에 서명한 이유이다.

로켓 연료들은 또한 환경 피해와 주거인들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 예를 들어 로켓연료의 핵심요소인 과염소산은 지하수와 농산물을 오염시키고 태아와 신생아의 갑상선과 뇌활동에 영향을 준다.

로켓 발사가 예정되어 있는 한경면 용수리는 천주교 성지 이며 그 앞바다는 차귀도(천연기념물 422호)와 돌고래들의 출현을 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와 그 일행은 1845년 용수리 해안에 표류하였고 첫 미사를 올렸다. 이렇듯 역사적, 문화적, 환경적 가치가 있는 곳에서 뉴 스페이스를 상징할 첫 기업 로켓 발사가 계획된다고 하는 것은 경악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뉴 스페이스 정책은 우리 나라도 가입해있는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 있어서의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의 첫 머리에 나오는 원칙들, 즉 “평화적 목적을 위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의 발전에 대한 모든 인류의 공동이익을 인정”하고, “전인류의 이익을 위하여 수행”되어야 하는 원칙들을 위반한다.

뉴 스페이스를 주도하는 미국의 스페이스 엑스, 블루 오리진 등 기업들은 5G, 6G를 위해 초소형 위성들을 대량으로 발사하고 있고 이 숫자는 수만 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위성들은 지구를 촘촘한 그물망으로 감싸게 되며 기업의 이윤과 그에 결탁한 정부들의 군사주의 정책, 그리고 미국의 패권을 강화하는데는 일조할 지 몰라도 신자유주의 아래 고통받고 있는 99% 인류의 삶을 자본과 군대에 더욱 종속시키고 따라서 민주주의 파괴를 증가시킨다. 또한 환경을 파괴하며 기후 재앙을 촉진시킨다. 문재인 정부와 제주 도정을 포함한 각 지자체, 그리고 관련 기구들의 근시안적이고 파괴적인 뉴 스페이스 정책 철회를 촉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다음의 사항들을 요구한다.
_ 제주도정과 카이스트의 제주 한경면 용수리 국내 첫 기업 로켓 발사 중단하라!
_ 문재인 정부와 제주도정은 기업 이윤과 군사화를 도모하는 뉴 스페이스 정책을 철회하라!
_ 인류의 기후 위기 대응에 찬물을 끼얹는 무분별한 과도한 우주 활동 중단하라!
_ 우주의 사유화, 군사화, 무기화를 ‘철저하게’ 금지하는 국내, 국제법 체계 및 교육 환경을
구축하라!

강정평화네트워크, 개척자들,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제주여민회, 제주예산감시시민모임 곱진돈,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주 녹색당,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천주교 강정공소, 평등노동자회 제주위원회,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핫핑크돌핀스 (총 15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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