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발전아카데미-2강] 심규호 전 석좌교수 ‘제주와 중국의 현재와 미래’

제주도 행정동우회(회장 김형수)는 지난 9일 미래컨벤션센터에서 ‘포스트코로나시대 제주발전 아카데미’ 두 번째 강좌를 진행했다. 

제주발전 아카데미는 제주 경제에 영향이 큰 중국 문화를 이해하고 경제 교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1강에 이어 심규호 전 제주국제대학교 석좌교수는 ‘제주와 중국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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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호 전 교수. ⓒ제주의소리

앞서 제주와 중국의 오랜 인연을 살핀 심 전 교수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관계를 살펴봤다. 심 전 교수는 한국과 중국은 현재 ‘전략적 우호 관계’로 평가했다. 이데올로기, 대소(大小) 관계, 빈부의 관계 역전 등을 고려하면 두 나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 정도로 정의 내릴 수 있겠다.

다만 중국과 제주의 관계를 놓고 보면 “중국인 관광객, 막대한 투자자본 유치, 부동산 매입, 무례함, 질서 위반, 범죄 등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무사증 제도, 노선 확대, 크루즈 입항 등으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2년 기준 제주를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은 104만3626명으로, 지난 해 53만8541명에 비교하면 무려 93.8% 증가했다.

그러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과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현재 끊기다 시피 한 상태다.

심 전 교수는 중국인들의 제주 투자의 명암이 선명하게 드러난 예시로 헬스케어타운과 드림타워를 들었다.

서귀포시 동홍동·토평동 일대에 추진한 헬스케어타운은 2015년 12월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됐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 순위 1위인 녹지그룹이 투자해 2014년 8월 콘도미니엄 400실을 준공하고 분양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사기 분양, 관광진흥법 위반 등의 논란에 휩싸이며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다. 드림타워는 녹지그룹과 국내 자본인 동화투자개발이 공동으로 개발한 사업이다.

두 개발 사업을 포함해 녹지투자개발(1조원), 빅토르 개발(137억원), 오삼(1100억원), 중국성개발(3300억원), 홍유개발(7410억원), 백통그룹(2200억원), 분마그룹(4500억원), 란딩그룹(1조8000억원) 같은 중국 자본들이 제주에 투자했다.

중국에게 제주는 ▲가까운 관광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 맑은 공기 ▲값싼 관광지 ▲부비자 방문 ▲투자처 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 입장에서 중국 투자는 ▲교통난 ▲환경난 ▲불법체류자 ▲외국인 범죄 ▲난민 신청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저가 관광 경쟁으로 인해 중국인들에게 제주도는 ‘자신들의 국내 관광지보다 싼 외국 관광지’라는 부정적인 인식까지 퍼졌다.

제주도 행정동우회 ‘포스트코로나시대 제주발전 아카데미’ 현장 모습. ⓒ제주의소리

심 전 교수는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방향에 대해 “우리는 지금 국제적으로 자유로운 섬, 도시를 만든다고 소리치고 있다. 과연 어떤 의미에서 국제적인 자유인가? 한 국가의 범주를 벗어나 제멋대로 행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국제적으로 인정된 자유를 누리겠다는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더불어 제주와 중국의 관계에 있어 고민해야 할 문제로 ▲투자의 지속가능성 여부 ▲양질의 투자 여부 ▲투자에 따른 효과 및 이익 여부 ▲바람직한 파트너십 여부 ▲다민족사회에 대한 제주사회의 변화 여부 ▲개발과 보전의 문제 ▲코로나19 이후 등을 꼽았다.

심 전 교수는 “제주와 중국의 관계는 우연으로 시작해, 필연으로 다시 스스로 그러한 자연의 관계로 접어들었다. 제주가 지닌 그린 에너지, 건강 산업뿐만 아니라 삼다수, 화산재, 용암해수, 해조류 같은 생물자원을 자부심을 가지자"라며 "중국 투자에 있어서는 이제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할 시기가 됐다. 양보다는 질을 우선해야 한다. 개발과 보전의 딜레마는 조화롭게 깨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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