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주로 창업 나선 그녀들 “당당하고 멋진 ‘나’ 만들겠다”
손재주로 창업 나선 그녀들 “당당하고 멋진 ‘나’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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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위기를 기회로] (3) 역경 딛고 꿈 펼치는 미나네집 ‘조자현’-오몽공방 ‘강다현’
ⓒ제주의소리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핸드메이드 메이커 창업 양성 과정'에 참여한 미나네집 조자현(사진 오른쪽) 씨와 오몽공방 강다현 씨. 이들은 나를 찾아가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한라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센터)에서 뛰어난 손재주를 바탕으로 교육을 받고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의 지원을 받아 1인 공방 창업을 앞두고 있는 ‘미나네집’ 조자현(39), ‘오몽공방’ 강다현(38) 씨. 두 사람은 나를 찾기 위해, 꿈을 펼치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고용노동부와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핸드메이드 메이커 창업 양성 과정’에 참여한 이들은 전문교육과 지원을 받고 온·오프라인 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조자현 씨는 전북 군산의 한 도서관 직원으로 근무하다 ‘번아웃’이 심하게 와 2년 전 제주로 내려왔다. 직장을 그만두고 타향살이를 할 만큼 힘들었던 그는 ‘짧은 인생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평소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자현 씨는 우연히 인터넷을 찾아보다 센터에서 수공예 창업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 ‘내가 좋아하는 일’인 수공예품 공방을 열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미나네집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공방에서는 코스터와 가방 등 패브릭 소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의 핸드메이드 창업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창업과정을 거치며 많은 것을 배운 자현 씨는 미나네집이라는 상호를 ‘호다호다’로 바꾸고 제대로 된 1인 공방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호다호다는 제주어 ‘호다’의 반복으로 표준어로는 ‘하다’의 의미, ‘바느질을 하다’라는 뜻을 담아냈다.

자현 씨는 핸드메이드 창업과정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강해 과정이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제품을 브랜딩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전문 강사들의 제품 컨설팅이 창업하는 데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그는 호다호다라는 상호를 떠올리게 됐고 캐릭터 소품이나 말아서 쓰는 필통, 파우치 등 제주를 담아낸 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는 그의 무궁무진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공방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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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소품을 제작하는 일이 좋다는 자현 씨. 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다양한 수공예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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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현 씨는 센터에서 진행한 폐자원 활용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거뒀다. 쓰지 못하는 타월을 재활용해 제주의 현무암을 형상화하는 소품을 만들어냈다. 자석으로 쉽게 붙일 수 있는 소품은 가운데 공간을 마련해 사진을 넣어 액자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제주의소리

같은 수공예 창업과정에 뛰어든 강다현 씨는 몸을 움직이다, 움직여 일하다 등의 뜻을 가진 제주어 ‘오몽하다’를 떠올려 ‘오몽공방’을 만들었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노력하는 공방을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이 가득 담긴 이름이다.

다현 씨는 공방을 창업하기 전 서울의 한 드레스 제작 업체에서 일했다. 그러다 원단 먼지로 건강이 나빠졌고 고향을 그리는 마음도 커져 제주로 다시 내려오게 됐다. 제주에서 드레스 수선업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도내 곳곳에 명함을 돌렸지만 아무 곳도 그를 찾지 않았다.

서울에서 모은 적금까지 깨가며 재봉틀 같은 장비를 구입하는 등 희망차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끝내 꿈은 이뤄지지 않았고, 비슷한 시기 산후우울증이 겹쳐 공황까지 겪으며 ‘나’라는 존재를 잃어버렸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수공예 창업과정 포스터를 보고 센터에 들어오게 됐고 간절함 끝에 심은 희망의 씨앗은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의 핸드메이드 창업과정을 거쳐 싹을 틔우게 됐다.

다현 씨는 “나는 아이디어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우울증을 겪으며 자존감도 없던 상태였는데 교육을 받으며 나도 몰랐던 내 잠재력을 꺼내놓게 됐다”며 “강사님들은 자기 일처럼 응원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다섯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그는 누군가의 엄마, 며느리, 아내라는 이름이 아니라 ‘강다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남편의 도움과 응원을 바탕으로 ‘나’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교육받는 기간 서귀포에서 제주시를 오가는 날이면 늘 아이가 아프지 않도록 해달라고 늘 기도했다. 버스 타고 가는 내내 아이 걱정에 마음이 쓰였지만, 다행히도 남편이 아이를 잘 봐줘서 다행히 창업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했다. 

다현 씨는 해녀들이 물질할 때 사용하는 테왁과 망사리를 본 따 만든 소품을 제작하고 액을 막아주고 행운을 불러온다는 ‘괴불노리개’에 제주를 녹여내 독창적인 ‘탐라괴불노리개’를 만들기도 했다. 디자인등록을 앞둔 탐라괴불노리개는 제주의 현무암과 바다, 용암, 귤 등 상징들이 담겼다.

이처럼 뛰어난 아이디어와 실력을 가진 두 사람은 센터에서 진행한 폐자원 활용 공모전에서 각각 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키도 했다. 자현 씨는 버려지는 타올로 현무암을 형상화한 다용도 소품을 만들었고, 다현 씨는 못 입는 청바지를 활용한 양면 벙거지 모자를 만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자현 씨는 “교육을 받으며 내가 많이 준비해야겠다 생각했다. 열심히 노력해서 창업에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다현 씨는 “누군가의 무엇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예전의 나 강다현을 찾겠다. 당당하고 멋지게 일하는 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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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멋지게 일하는 내가 되겠다는 다현 씨는 제주를 담은 테왁과 망사리 등 패브릭 소품과 더불어 못 입는 셔츠나 청바지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한다. ⓒ제주의소리
다현 씨가 만든 청바지 업사이클링 벙거지 모자(버킷햇). 위 사진에 나타난 청바지 컬러가 보이는 면과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줄무늬 패턴까지 양면으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그는 최근 관광객이 못 쓰는 청바지나 의류를 보내 업사이클링을 신청할 경우 미리 만들어 제주 여행 중 완성된 모자를 찾아갈 수 있게 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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