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초 IB월드스쿨 승인 결정...내년 3월부터 IB 반영 수업 진행

ⓒ제주의소리
표선고등학교 전경. ⓒ제주의소리

앞으로 제주 표선고등학교(표선고) 학생들은 반드시 2개 수업을 영어로 쓰고 말하면서 참여한다. 대학은 수능이 아닌 IB 교육 과정에 따른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 전형으로 간다. 표선고가 제주 첫 IB 월드스쿨로 승인받으면서 생기는 변화다.

이석문 교육감은 24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선고의 IB 월드스쿨 최종 승인 소식을 알렸다. 표선고는 지난 16일 스위스에 위치한 IB(The International Baccalaureate) 본부로부터 IB 월드스쿨로 승인받았다. IB월드스쿨은 IB관심학교→IB후보학교 단계를 거친 최종 단계다. IB는 통합적·비판적 사고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목적으로 마련된 국제 교육과정이다.

이제 표선고 1학년들은 새 고등학교 교육과정(IB Diploma Programme)을 적응하는 시범 교육과정(Pre-DP)을 배우고, 2학년과 3학년 때 정식 IB 수업을 받는다. IB 수업은 국어, 영어, 역사, 과학, 수학, 연극, 지식론, 소논문,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배운다. 과목은 기존 국내 교육 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영어 도입에 있어 큰 변화가 있다. 학생이 영어로 쓰고 말하기까지 가능하도록 구성한다. 듣기, 읽기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수능 대비 영어와는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영어뿐만 아니라 연극, 미술, 물리, 정보 과목 가운데 하나도 영어로 수업 전체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 입시는 수능 방식을 사실상 배제한다.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와는 다른 수업 방식으로 3년을 보내기 때문에 수능은 맞지 않다는 판단이다. 대신 IB 수업으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에 방점을 찍는다. 여기에 IB 점수를 인정하는 해외 대학으로도 진학이 가능하다. 

새로운 교육 과정을 내년 3월부터 본격 도입하기 위해 제주도교육청은 현재 원어민 교사와 IB 수업 연수를 마친 교사들을 구성한 상태다. 앞으로 기존 교사를 대상으로 IB 연수를 진행하고, 동시에 IB를 위한 교사들도 새로 채용하며 교사 수요를 채워간다. 더불어 표선고 교사는 최소 8년을 근무해야 한다는 규정도 마련하면서 교육의 연속성을 보장했다. 표선고 입학은 다른 읍면지역 고교처럼 중학교 내신을 기준으로 선발한다.

여러모로 커다란 변화로 읽힌다. 특히 제주처럼 IB 월드스쿨을 도입한 대구 지역은 일부 학급만 IB 수업을 도입한 반면, 표선고는 학교 전체에 변화를 입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 한 시도라는 평가다. IB 월드스쿨은 IB 본부로부터 5년마다 평가를 받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제주의소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표선고의 IB 월드스쿨 승인을 알리는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기자회견장. ⓒ제주의소리

이석문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표선고는 매해 입학생이 미달이었던 학교다. 그런데 지금 1학년을 다니고 있는 올해 신입생은 표선고 역사상 처음으로 지원자가 정원을 넘는 성과가 나타났다”면서 “IB 월드스쿨 인증을 위해 노력과 협력, 지원을 다해주신 강연호 도의원, 표선지역 동문, 학교 운영 위원, 학부모, 주민들, 교사, 교직원들, 교육청 직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IB 과정을 도입하기 위한) 지난 6년을 돌아보면 제주는 한 시간 거리 이내에 국제학교가 있어서 어릴 때부터 1대 99로 나뉘는 구조다. 국제학교에서 받는 IB 프로그램을 공교육에서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IB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표선고의 IB 월드스쿨 승인은 표선고의 내년 신입생 모집과 더불어 IB 월드스쿨 승인을 준비하고 있는 표선지역 다른 IB 후보학교(토산초, 표선초, 표선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학교도 IB 월드스쿨로 승인되면 표선지역은 초·중·고가 연계된 IB 교육지구의 기틀을 조성하게 된다. 내년 제주형자율학교 IB학교로 변화하는 온평초·풍천초·성산중학교 등 성산지역 학교와 제주북초의 안착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B 교사 양성, 고교학점제 등을 고려하면서 장기적으로 IB 월드스쿨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24일 오후 5시부터 유튜브를 통해 'IB 교육 인식 제고를 위한 온라인 백문백답'을 생중계로 진행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