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읍 금악리 지질조사 결과 하류 갈수록 질산성질소↑...클링커층 발달 투수성↑ 지하수 오염 취약

액비 살포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주 서부지역 지질을 분석한 결과 투수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지하수 오염에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9개 지점의 지하 100m 지질을 조사한 결과 물 빠짐이 원활한 클링커층(clinker)이 드넓게 분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클링커층은 뜨거운 용암이 흐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공질의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층으로 투수성이 매우 높은 지질구조로 알려져 있다.

금악리는 6월부터 10월까지 목장지대를 중심으로 가축분뇨 액비가 집중 살포되는 곳이다. 2017년부터 2021년 5월까지 살포된 양만 48만3400톤으로 도 전체의 13%를 차지한다.

수질 조사에서도 한림읍 지역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농도는 중산간에서 하류로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해발고도 150~200m 지점에서는 급격히 농도가 치솟았다.

실체 최근 10년간 이 지역 지하수 질산성질을 분석한 결과 해발 200m까지 3.4㎎/L였던 농도가 150m 7.3㎎/L, 100m 7.2㎎/L, 50m 미만은 8.3㎎/L 등 하류로 갈수록 상승했다.

질산성질소는 인위적인 오염이 없는 지하수에서는 1~2㎎/L의 농도를 보인다. 가축분뇨나 화학비료의 질산성질소 함유량이 높아 수질 오염 지표로 쓰인다. 먹는물 기준은 10㎎/L이하다.

제주도는 서부지역 지하수 문제가 중산간 액비살포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2019년 11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과 ‘가축분뇨 유출지역 지하수 수질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질 조사팀은 금악리 일대 클링커층이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지만, 자정능력을 넘어서는 취약지역에서는 지하수 오염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제주도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액비 집중 살포지역의 지하수 수질특성을 규명하고, 토양과 지하수를 연계하는 관리 방안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액비 살포기준을 제주특별법으로 이양해 도 조례에서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제도개선도 추진 중이다.

가축분뇨와 화학비료, 하수 등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화학비료 사용 절감 및 개인하수처리시설 관리강화 등도 진행하기로 했다.

제주도와 국립환경과학원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가축분뇨 유출지역 지하수 수질 개선 시범사업’은 2025년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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