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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주4.3평화상 시상식에 앞서 수상자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수십년전 제주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이지만, 언젠간 진실은 밝혀질 것”

스웬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댄 스미스(Dan Smith) 소장의 제4회 제주4.3평화상 수상 소감이다. 

30일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제4회 4.3평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는 이번 수상자로 댄 스미스 소장과 특별상 수상자로 일본 시민단체 제주4.3한라산회(대표 우미세도 유타카)를 선정했다. 

시상식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댄 스미스 소장은 “고향에 돌아가서 제주4.3에 대해 알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댄 스미스 소장은 “4.3평화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국제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제부터 해야 될 일은 고국으로 돌아가 70여년전 제주에서 벌어진 일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년전 제주에서 벌어진 4.3은 정말 끔찍한 일이지만, 언젠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앞으로 4.3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 상을 받기 전까지 4.3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한국전쟁 발발 전에 일어난 끔찍한 일이라고 알고 있었다. 제주에 처음 왔는데, 굉장히 의미 있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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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상 수상자 댄 스미스 소장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댄 스미스 소장은 “현실적으로 미국 정부가 4.3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이라고 기대할 순 없지만, 미국이 단 한번도 4.3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미군정이 4.3에 직접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임명한 것은 명확하다. 미국에도 4.3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오슬로 평화연구소 소장(1993~2001)과 UN 평화구축기금 자문위원회 의장(2010~2011), 맨체스터대학교 평화분쟁학과 교수(2013~2015)를 역임한 댄 스미스 소장은 국제 안보와 핵확산 방지, 갈등 분쟁 연구 등 세계 평화와 관련 연구에 힘쓰고 있다. 

4.3평화상위원회는 평화 연구라는 순수 학문을 넘어서 평화와 환경에 대한 분석과 정책 입안, 다양한 평화와 화해 촉진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실천한 공로를 인정해 댄 스미스 소장을 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4.3평화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의 시민단체 ‘제주한라산회’를 대표해 시상식에 참석한 나카타 아키코씨는 “최근 한일의 정치적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데, 한라산회의 활동이 인정받았다. 한일 관계 포함해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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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상 특별상을 수상한 일본 시민단체 한라산회를 대표해 참석한 나가타 아키코씨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어 “한라산회 회원 중에 오키나와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일본 사람들이 많다. 제주4.3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한라산회가 구성됐다. 우리(한라산회)는 4.3에 대해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4.3을 생각할수록 ‘평화’라는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2008년 결성된 한라산회는 서일본을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로, 4.3추념식 참석과 4.3유적지 기행, 일본에서 4.3을 기리는 집회 등 4.3의 대중·세계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2009년부터 회지 ‘제주4.3’을 발간해 일본 사회에 4.3을 알리고 있다. 

4.3평화상은 4.3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정의롭게 해결하는 제주도민의 평화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4년 제정됐다. 

2015년 1회 시상 이후 2년마다 격년제로 시상이 이뤄지고 있으며, 평화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만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만달러도 주어진다. 

제주4.3평화재단은 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와 실무위원회(위원장 고호성)를 구성해 4.3해결에 공헌하거나 세계의 평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한 국내·외 인사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역대 수상자는 ▲1회 4.3평화상 김석범, 특별상 무하마드 이암 아지즈 ▲2회 4.3평화상 브루스커밍스 ▲3회 4.3평화상 현기영, 특별상 응우옌티탄-응우옌 티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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