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봉·김순자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 발간 

제주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길라잡이 책이 나왔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강영봉 이사장과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이 힘을 모아 펴낸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한그루)이다. 

이 책의 부제는 ‘우리가 알아야 할 토박이 제주어’다. 제주어 소통에 있어서 꼭 필요한 제주어의 기초어휘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그 용례를 다각적으로 풀어낸 ‘사전’이다. 문법 개념으로서의 활용이 아니라 기초어휘가 일상 언어생활에서의 쓰임에 무게를 실었다.

기초어휘는 언어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어휘를 의미한다. 어린아이 때부터 배우게 되는 ‘아빠⋅엄마’와 같은 명사, ‘하나·둘·셋’과 같은 수사, ‘나·너·우리’ 따위의 대명사, ‘가다·오다·먹다·자다’와 같이 고정되어 있어서 잘 변화하지 않는 용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기초어휘를 바탕으로 우리 인간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어휘를 확장해 나가고, 풍부하고 다양한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원만한 언어생활을 영위한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 제시한 제주어 기초어휘는 모두 349개. 김종학의 ‘한국어 기초어휘론’(2001)에서 마련한 349개 어휘를 기본으로 삼았다. 김종학과 달리 이 책에서는 표제어를 방언형으로 제시했으며, 제주지역 언어 생활에 맞게 일부 수정했다. 

349개의 기초어휘는 명사(128개), 대명사(7개), 수사(10개), 동사(151개), 형용사(53개) 등 5개 분야로 구분한다. 기본 의미, 대응 표준어, 방언 분화형, 문헌 어휘, 어휘 설명, 용례, 관용 표현, 관련 어휘, 더 생각해 보기 등을 나눠져 있다. 

특히 ‘용례’는 저자들이 참여했던 ‘지역어 조사 사업’, ‘제주어 구술 채록 사업’, ‘민족 생활어 조사 사업’ 등의 보고서에서 따왔기 때문에 입말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 이 용례를 통하여 다양한 제주문화도 한층 엿볼 수 있다.

‘관련 어휘’는 분류 사전의 기능도 해준다. 따라서 관련 어휘를 통해 제주어의 풍부한 어휘를 만날 수 있다. ‘더 생각해 보기’에서는 동음어(同音語)와 유의어(類義語), 돼지, 무덤, 지게 등의 부분 명칭도 제시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자료도 111장이나 수록한다.

출판사는 "1000쪽이 넘는 묵직한 책 속에는 저자들이 제주어 자료를 채록하고 전사하고, 그리고 원고를 쓰고 다듬었던 수고로움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있다"고 소개했다.

강영봉 이사장은 “제주어 조사와 연구라는 같은 길을 함께 걷는 제자와 공동으로 책을 내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이 사전이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배우려는 사람들 곁에 자리해 즐겨 찾아보는 책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지역출판산업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선정, 출판됐다.

한그루, 1024쪽, 6만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