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피해 4.3평화공원→시내 카페→일정 취소, 오임종 회장 "만남 무산 아쉬워"

2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의 만남이 불발된 직후 자리를 뜨고 있는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의소리
2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의 만남이 불발된 직후 자리를 뜨고 있는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의소리

제주를 찾은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취재진을 피해 일정을 실시간으로 변경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일 여수에서 출발한 여객선을 타고 오전 7시께 제주에 입도했다. 이후 오전 시간대 제주4.3평화공원에서 참배하는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 측에 의견을 타진했다.

그러나, 이 일정이 언론을 통해 노출됨에 따라 제주시내 모 카페에서 오임종 4.3희생자유족회장 등을 만나는 일정으로 급선회했고, 해당 일정도 언론에 알려지자 모임 자체를 취소했다.

현장을 찾았다가 모임이 취소되자 자리를 뜬 오임종 회장은 "4.3특별법 개정을 위해 앞으로 남아있는 국회 일정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만남이 성사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오후에라도 면담을 요청할 시 만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만날 의향이 있다"며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시 '어느 당보다 앞장서 4.3의 아픔을 치유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은 "제주 일정을 비공식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취재진이 몰리다보니 부담스러워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정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한편, 이 대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갈등으로 3일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부산과 전남 순천·여수 등을 찾은 직후 배편으로 제주에 입도했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이 대표의 행보는 당의 취약 지점을 보완하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수-순천에서 여순사건 유족들을 만난 것과 제주에서 4.3유족들을 만나려는 일정은 당의 취약점이 과거사라고 판단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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