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2일 제주4.3평화공원 참배...“국힘, 4.3 겸손히 다가설 것”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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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를 거부하고 잠행 사흘째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제주의소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주를 찾아 “4.3피해자들을 위한 배·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했다. 다만, 윤석열 대선후보 측을 향해서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윤석열 후보 주변에 사리사욕을 챙기는 인물이 있다’, ‘일부 인사들은 당이 아닌 사람에게 충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날 선 입장을 피력하면서, 국민의힘은 대선을 90여일 앞두고 자중지란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2일 오후 2시 30분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에게 참배했다. 평화공원에는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허향진 제주도당 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참배를 마치고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 측 일부 인사들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현재 이 대표는 중앙당 당무를 사흘째 거부하고 전화기 전원도 꺼둔 채 부산, 순천, 여수를 거쳐 제주까지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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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와 관계자들이 4.3 희생자 참배를 위해 평화공원에 들어섰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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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 ⓒ제주의소리
4.3희생자 제단에 참배하는 이준석 대표. ⓒ제주의소리
4.3희생자 제단에 헌화 분향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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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오른쪽 끝에서 세 번째)와 동행한 일행들이 4.3희생자 제단에 추모의 묵념을 올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날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핵심 관계자 발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한 인사가 있다. 후보가 누군지 알 텐데, 만약 누군지 모른다면 계속 (함께) 가고, (누군지) 안다면 (윤석열 후보는 해당 인사에 대해)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상세하게 밝혔다.

특히 “핵심 관계자가 말하는 것은 자유다. 다만, 그것이 당과 후보를 위해 도움 되는 지는 본인이 판단하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그분은 사람에게도 충성하지 않는 분 같다. 본인 사리사욕에 충실·충성하는 분인 것 같은데, 후보가 통제 가능하겠냐”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적어도 우리 당 국회의원과 우리 당을 진지하게 걱정하는 분들은 사람을 위해 충성하는 행보를 하지 않길 바란다. 당의 승리 위한 모든 노력에 경주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의 핵심 관계자’라는 익명의 취재원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을 흔드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관계자들은 이준석 대표의 사퇴설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당대표직 사퇴 같은 소문들 하나하나가 내게 모욕적이다. (윤석열 후보의) 핵심관계자들이 퍼트리는 것이다. 그들이 전해들은 전언이라는 것은 부정확할 뿐 아니라 의도도 정상이 아닌 이야기가 오고간다”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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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희생자 위패 봉안소에서 4.3유족과 평화재단 관계자들에게 4.3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이준석 대표. ⓒ제주의소리
방명록을 쓰고 있는 이준석 대표. ⓒ제주의소리
4.3평화공원을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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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2일 4.3평화공원을 찾아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국민의 힘도 항상 동백꽃의 아픔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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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앞줄 오른쪽 끝에서 네 번째)와 동행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갈라선 과정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이 원치 않는 시점, 원치 않는 인사를 보내서 예우를 갖추는 모양을 보이되, 실질적으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대위 인선 과정에 있어 제가 우려되는 지점을 계속 (후보 측에) 이야기했고, 지휘 체계에 대해서도 제 나름의 우려가 있었다”고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나열했다.

이준석 대표는 “내 직책은 상임선대위원장이지만 역할은 홍보에 국한됐다.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 운영에 혼선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 저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사실상 총괄선대위원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병준 위원장이 선대위를 운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4.3평화공원 참배에 앞서 오임종 4.3유족회장,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과 오찬을 가진 이준석 대표는 제주에서 하루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와 의견을 나누기 위해 측근을 제주로 보낸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위패봉안실에서 “당대표 취임 이후로 4.3사건과 여순사건은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 70년 세월 동안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해온 유가족과 아픔을 지닌 모든 분들에게 국민의힘은 항상 겸손하게 다가서려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늦었던 명예회복인 만큼 사망자, 행방불명되신 분들, 다치신 분들, 수형되신 분들 모두 명예가 회복되고, 충분할 순 없겠지만 그분들을 위한 배·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의힘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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