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운영비·사업비 등 삭감분 116억...체육 시설비, 신규 행사 위주로 채워

문화·예술 공기업의 내년 운영비와 사업비를 대거 삭감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예상대로 신규 행사, 시설비, 체육 분야 예산을 늘렸다. 

문화·예술 공기업의 내년 운영비와 사업비를 대거 삭감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예상대로 신규 행사, 시설비, 체육 분야 예산을 늘렸다. 내년 지방선거용 예산 심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문광위는 제주도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116억4100만원을 감액했다. 감액분 가운데는 제주학연구센터,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운영비 총액의 25%가 일괄 깎였다. 기관들의 20여개 사업 역시 25%에서 50%까지 예산이 삭감돼 현장의 반발을 불렀다.

문광위가 6일 공개한 내년도 소관 부서 예산 증액안을 보면 ▲신규 ▲시설 ▲체육 세 가지 특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월드컵경기장 노후 관람석 정비공사(+3억원) ▲2022 제주사진예술제(+2억5700만원) ▲제주문화알리기 문화공감 톡 방송제작(+8000만원) ▲도민과 함께하는 오페라 공연 지원(+1억8000만원) ▲웰니스 관광투어 공모 사업(+1억원) ▲2022 국제 현대아트 공모전(+5000만원) 등 기존 예산안에 없던 사업이 대거 추가됐다. 138개 전체 증액 건수 가운데 무려 52개가 예산 심사 과정에서 추가된 것들이다. 의원들의 요구, 혹은 제주도와 행정시 요청이 대거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비교했을 경우, 제주시에 집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설 예산도 제법 추가됐다.

▲종합경기장 부지 미불용지(사유지) 매입(+10억원)을 비롯해 ▲제주종합경기장 애향운동장 등 경기장 개보수(+4억7000만원) ▲한라체육관 노후 방송장비 교체공사(+1억원) ▲실내수영장 다이빙풀 스프링보드 구입(+9000만원)  ▲전지훈련 기초체력훈련용 헬스 장비 구입(+5000만원)  ▲사토운반 건설기계 임차료(+4000만원) 등 굵직한 예산들이 시설 목적으로 할당됐다.

특히, 체육계 예산은 시설과 행사성을 가리지 않고 증액분 상당수를 차지한다.

▲제주시체육회 직원 인건비(+1억6460만원) ▲제주시체육회 사무실 운영비(+6900만원) 뿐만 아니라 ▲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활성화 운영지원(+1억6490만원) ▲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 진흥 사업(+8240만원) ▲제1회 한라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7650만원) ▲제1회 제주해녀배 전국 핀수영 대회(+7000만원) ▲제주도축구협회장기 전도축구대회(+3500만원) ▲제1회 제주시체육회장배 유소년 축구대회(+2700만원) 등 체육계 예산은 협회 직원 인건비부터 대회비까지 41개에 달한다.

행사성 예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2022 탐라국제아트페어(+3억원) ▲힐링 어울림 콘서트 개최(+1억원) ▲제주불교 해월당 봉려관 기념 사업(+5000만원) ▲제주성읍마을 정의현감 행차 재현 및 전통민요 공연(+5000만원) ▲돌문화공원 풍경시(디카시, 드론영상시 공모전) 공모전·시상금(+4900만원)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생활체육대회 개최 지원(+4000만원) ▲찾아가는 소규모 공연사업(+3000만원) 등이 추가됐다.

특히 안창남 위원장이 지역구를 두고 있는 삼양·봉개지역 예산도 확보돼 눈길이 끈다.

▲회천 파크골프장 조성사업(+4억원) ▲회천 파크골프장 노후 화장실 교체 공사(+1억5000만원) ▲회천축구장 등 관람석 노후의자 교체공사(+2100만원) ▲삼양 다목적생활문화센터 운영(+2000만원) 등이 알차게 반영됐다.

여기에 ▲동지역 공공체육시설 정비 및 기능보강사업(+5억8100만원) ▲공공체육시설 보수·보강(9420만원) ▲체육공원 야외운동기구 설치 공사(+7000만원)처럼 명확한 예산 성격을 확인하기 힘든 경우도 발견된다. 

공기관 사업은 ▲원도심예술공간 운영(+1억5000만원) ▲제주공공미술 체계화사업(+7000만원) ▲도민 미디어 역량 강화(+5000만원)까지 3개만 늘리며 사실상 면피용에 가깝다.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상호교류사업(+1억원)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운영 및 네트워크 구축사업(+1억원)과 함께 ▲두맹이작은도서관 운영(+1000만원) ▲성짓골작은도서관 운영(+2000만원) 등 작은도서관 지원이 일부 증액됐지만 특정 도서관에 한정돼 아쉬움을 남긴다.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공연(+1억5000만원) ▲제주미술제(+5000만원) ▲문학상 시상금(+7000만원) ▲아트제주2022(+1억원) ▲한여름밤의 예술공연(+1200만원) 등 각 예술 장르별 주요 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공기관의 3개월치 운영비를 날려버리는 ‘예산 학살’ 논란에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도의원들의 수정 요구가 이어진 문광위 예산 심사는, 결국 체육 시설·행사와 신규 행사에 돈을 대거 몰아주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고려한 선심성 예산 심사란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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