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피고인 백광석과 김시남. ⓒ제주의소리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피고인인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거짓말이 난무했던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는 오는 9일 오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올해 7월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 한 가정주택에서 A군(16)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엄마, 내가 지켜줄게”

백광석은 A군의 엄마와 2019년 11월부터 2년 정도 사실혼 관계를 맺어 함께 살았다. A군은 백광석을 “아빠”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던 올해 5월 A군의 엄마는 백광석에게 이별을 요구했고, 백광석은 A군의 엄마를 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올해 7월3일에는 A군 엄마에 대한 경찰의 신변보호가 결정됐고, 며칠 뒤 A군 거주지 주변에 CCTV 등도 설치됐다. 

백광석은 A군 가족 거주지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별 이후 백광석은 A군 거주지를 몰래 찾아가 LPG 고무관을 자르기도 했다. 

백광석의 괴롭힘이 계속되자 A군은 “엄마, 내가 지켜줄게”라며 엄마를 응원해주기도 했다. 실제 A군은 백광석보다 몸집이 더 컸다. 

A군이 숨진 채 발견된 제주시 조천읍 거주지. ⓒ제주의소리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A군

올해 7월18일 오후 10시51분쯤 아들이 숨져 있다는 A군 엄마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으로 피의자를 특정해 7월19일 0시40분쯤 김시남을 검거하고, 같은 날 오후 7시26분쯤 제주시내 한 숙박업소에 있던 백광석도 체포했다. 

백광석은 김시남과 함께 조천읍 A군 거주지 다락방으로 침입해 마주친 A군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시남과 자주 술을 마셨던 백광석은 술자리에서 “다 죽이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고, 자신보다 몸집이 큰 A군 제압을 위해 김시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3일간 범행 방법 등을 모의했고, 범행 당일에도 오전부터 A군 거주지 주변에 잠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당시 A군은 팔과 다리가 테이프로 결박돼 있었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사전에 결박 등에 필요한 물건을 함께 구매하기도 했다. 

부검의는 A군의 사망 원인이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왼쪽부터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선 백광석과 김시남. ⓒ제주의소리

서로를 탓하며 거짓말로 가득 찬 법정

백광석과 김시남의 범행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했다. 허리띠로 A군의 목을 졸라 살해했는데, 이 과정에 대해 백광석과 김시남 중 최소 1명은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 

이들은 허리띠를 이용해 A군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람으로 서로를 지목하고 있다. 

백광석은 A군을 제압하기 위한 물건을 찾기 위해 1층에 다녀오는 사이에 김시남이 사실상 범행을 주도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시남은 A군을 제압하는 것만 도와줬을 뿐 백광석이 대부분의 범행을 주도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자신은 A군이 사망하기 이전에 현장을 떠났다고도 주장했다. 

A군을 살해할 때 사용된 허리띠 양 끝에서는 김시남의 DNA가 검출됐으며, 허리띠 가운데에서 백광석의 DNA가 나왔다. 

재판 과정에서 백광석과 김시남의 통화 녹음 파일이 재생되기도 했다. 

술에 취한 백광석은 현장에 다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김시남은 백광석의 단독범행으로 모의한 만큼 자신과 통화 내역을 지우고, 유심칩 등을 버려야 한다고도 얘기했다.

심지어 김시남은 A군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팔에 상처가 났다며, 백광석에게 스스로 팔에 상처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광석과 김시남이 숨진 A군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한을 풀어주기 위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서로를 탓하는 가운데, 재판에 참석한 A군의 엄마는 엄벌을 촉구했다. 

A군의 엄마는 “아들이 꽃도 피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엄마를 지키려한 아들의 바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 아들은 엄마를 위해서 백광석에게 ‘아빠’라면서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그런 아들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느냐. 아들이 마지막 원한을 풀 수 있게 엄정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제주 중학생 A군 피살사건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일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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