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예순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삼성혈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삼성신화는 고·양·부(高·梁·夫) 세 성씨의 시조 출현과 정착 내력, 그리고 고대 탐라의 역사적 경험을 전승한다. 제주도 신화 로그들의 옛 기록에 이르기를, 태곳적에는 (어떠한) 사람과 물상(物象)도 없었는데, 세 신인(神人)이 땅에서 솟아 나왔다. 제일 큰 사람이 양을나(梁乙那)요, 다음이 고을나(高乙那)요, 셋째가 부을나(夫乙那)이다. 세 사람은 황량한 들판으로 다니면서 사냥을 했는데, 가죽으로는 옷을 만들고 고기는 먹었다. 하루는 인(印)을 찍어 봉한 나무 궤짝이 동쪽 바닷가에 닿는 것을 보았다. 좇아가서 열어 보니 그 궤짝 속에는 돌함이 들어있었으며, 동시에 붉은 띠에 자주색 옷을 입은 사신이 따라왔다. 돌함을 열어 보니 푸른 옷을 입은 세 처녀와 망아지, 송아지, 오곡(五穀) 씨앗이 있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민속문학사전을 인용했다.

영실(靈室) 어원을 [제주의소리]에 발표하면서 말 끝에, 3을나의 ‘나(那, 어찌 나)’자가 어찌 나(Where) 자라고 전화로 이창화 교래분교 교장에 설명했더니 이에 대한 답을 풀이해 왔다. 제주말에 ‘도나리(徒那里)’란 말이 있다. 이 뜻은 ‘이웃(鄰,隣) 또는 옆‘으로 네이버 사전에 나와있다. 예를 들어, 방목하는 우마(牛馬)가 있는데, 오름 목장에서 찾지 못해 물을 때 '남송이 오름 동쪽 도나리에서 봤수다'라고 답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름에 장소를 붙여 쓰는 말로 전주여자가 제주로 시집왔을 때, ’전주댁‘으로 곧잘 쓰인다.

~을나(乙那), 삼을나(三乙那) 

을(乙) ; 천간(天干) 제이위(第二位) 天干, 조야(鳥也) 새, 굴야(屈也) 굽힐, 굽히다. 어  장(魚腸) 생선 창자, 부수명(部首名) 새을 변. 

이두식 국자(吏讀式 國字) 

乤(할)=할포(乤浦)=함경도(咸鏡道) 땅이름. 
乫(갈)=갈산(乫山)=황해도(黃海道) 땅이름, 
乮(묠)=봉호(封號)=王이 봉(封)하여 내려 준 호(號), 종실명(宗室名), 묠산군(乮山君) 종실 이름. 
乬(걸)=괘야(掛也) 걸을, 걸다.
걸오동(乬吾洞)=두만강북(豆滿江北)의 지명
乭(돌)=人名. 삼돌(三乭)이 사람 이름, 
乺(솔)=도쇄구(塗刷具) 벽에 바르는 솔, 地名. 솔하천(乺下川)=함경도(咸鏡道) 땅 이름, 
乼(줄)=승조(繩條) 줄. 연줄(鳶乼)
乻(얼)=地名, 얼어리(乻魚里)=충청도(忠淸道) 땅이름. 
乽(잘)=잘산(乽山), 군명(君名), 종실이름. 成宗(乽山君. 者乙山君, 者山君), 
乶(볼)=地名, 볼하(乶下)=함경도(咸鏡道) 땅이름. 
놀(㐗), 찰(乲), 밀(㐘), 묠(乮), 볼(乶), 굴(㐇), 살(乷), 살(㐊), 골(圣), 골(㐔) 등 우리나라의 한자.

위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이두식(吏讀式)으로 만든 한자(漢字)는 주로 종실명(宗室名). 왕자군명(王子君名). 山.하천(河川) 등지명(地名), 人名 ……에서 많이 보임. 

①月山大君, (잘)乽(者+乙)山君, 묠산군(乮山君), 옷 걸(乬)이, 갈천(乫川), 갈산(乫山), 갑돌(甲乭)이. 을돌(乙乭)이, 삼돌(三乭)이, 鳶乼(연줄)……. 巨濟 갈(㐓)곶이  금강(海金剛), 산절(山㐉)왓. 압 절(㐉)왓. 

②(人名) 갑돌(甲乭)이. 을돌(乙乭)이, 삼돌(三乭)이→ 一돌(乭)이, 二돌(乭)이, 三돌     (乭)이→ 一도리(徒里), 二도리(徒里), 三삼도(徒里)→ 一도나(徒那)→二도나(徒那)→三도나(徒那)→一도현(徒縣)→二도현(徒縣)→三도현(徒縣) ; 一도현(徒縣)=양을나(良乙那). 二도현(徒縣)=고을나(高乙那). 三도현(徒縣)=부을나(夫乙那).  

*나(那)=현(縣)과 通. 즉, 갑돌(甲乭)=양을나(良乙那), 을돌(乙乭)=고을나(高乙那), 사돌(三乭)=부을라(夫乙那)로 대입시켜 볼 때. 갑을병(甲乙丙)=1 2 3. 병(丙)=三이므로 삼돌(三乭). 돌(乭)→도(都)→도(徒)→나(那)→현(縣)→군(郡)→도(道) 등으로 파생(派生)된 것이 아닌가?

~을나(乙那)의 나(那)=處所, 어디, 어디에(Where). 현(縣)과 통(通)함.

㐔那(골나)→대정골나(大靜㐔那)→대정나(大靜那)→대정현(大靜縣) *㐔=古+乙→이두식국자(吏讀式國字)⇒那 ; 縣이름 나(~현), 어찌 나(어찌, 어느, 어디,  어느 곳, 어디에). 

濟州道의 삼성설화(三姓說話)

삼성인(三姓人)의 각(各) 활을 쏘아 소거지(所居地)를 정한바 고을나(高乙那)의 거지(居地)는 등일도(等一都), 양을나(良乙那)의 거지(居地)는 등이도(等二都), 부을나(夫乙那)의 거지(居地)는 등삼도(等三都)라 하였다. 여기에서 도(都)는, 『고읍지(古邑誌)』에서는 도(徒)로 되어 있어 이것이 바로 진한(辰韓)의 도(徒), 신라(新羅)의 훼(喙)[乭;돌], 가야(加耶)의 <도(刀). (아도我刀, 여도汝刀, 피도彼刀)>와 같이 두레도리의 대역어(對譯語)로서 공동집단체(共同集團體)의 뜻이니 지금도 제주도에는 一徒, 二徒, 三徒 등이 지역명칭(地域名稱)이 남아있다.

그러므로 都→徒→那→縣→郡→郡∙市→特別自治道 ; 市邑面洞 등으로 분화된 것으로 추찰(推察)된다.…… *等=1,2,3은 등위 ? 

삼을나(三乙那)의 소거지(所居地)
제일도(第1都)=양을나(良乙那)   
제이도(第2都)=고을나(高乙那)
제삼도(第3都)=부을나(夫乙那)
- 高麗史와 世宗實錄

제일도(第1都)=일도리(一徒里)이니 금[今 濟州]요
제이도(第2都)=산방리(山方里)이니 금[今 大靜]이요
제삼도(第3都)=토산리(土山里)이니 금[今 旌義]이다.
- 영주지(瀛洲誌) 고득종서세문(高得宗序世文)

삼을나(三乙那)는 이처럼 전도(全島)의 삼지구(三地區)에 나누어 각각 그 소관지(所管地)에 거주(居住)하면서 자손(子孫)의 번영(繁榮)과 산업발전(産業發展)의 기초(基礎)를 닦았던 것이다. 그 후 세월(歲月)이 흘러가는 동안 각(各) 씨족(氏族)의 자손(子孫)들이 더욱 번창(繁昌)하였고 산업(産業)의 발전(發展), 부력(富力)의 증진(增進)에 따라 각지에서는 씨족부락(氏族部落)들이 증가(增加)되어 나아갔다.

고려 충렬왕(忠烈王)26년(1300). 주현(主縣) ; 탐라현(耽羅縣)=16개의 현촌(縣村)<속현(屬縣);속읍(屬邑)>이 설치(設置)로 1개 주현(個 主縣)인 탐라현(耽羅縣)에, 16개 속현(屬縣)을 合하여 17개 현(縣)이 정비(整備)된 것이다.

17개현(個縣);주현(主縣)=탐라현(耽羅縣) 1.속현(屬縣)=귀일(貴日)·고내(高內)·애월(涯月)·곽지(郭支)·귀덕(歸德))·명월(明月)·신촌(新村)·함덕(咸德)·김녕(金寧)·호촌(狐村)·호아(狐兒)·토산(兎山)·홍로(洪爐)·예래(貎來)·산방(山房)·차귀(遮歸) 등 16.대촌현(大村縣)인<탐라현(耽羅縣)의 치소(治所)>에 포함(包含). 계 17. 조선시대(朝鮮時代)로 넘어와서 三邑(濟州牧·大靜縣·旌義縣)體制로 整備. 

太宗16년(1416) 5월 

북면(北面)의 제주목(濟州牧)의 목사(牧使)는 대촌현(大村縣)을 본(夲) 고을로 삼아

東道=신촌(新村)∙함덕(咸德)∙김녕현(金寧縣)

西道-귀일(貴日)∙고내(高內)∙애월(涯月)∙곽지(郭支)·귀덕(歸德)∙명월현(明月縣)을 소속(所屬)시켰고

東道의 현감(縣監)은 정의현(旌義縣)을 본(夲) 고을로 삼아, 토산(兎山)∙호아(狐兒)∙홍로(洪爐) 등 3현(縣)을 소속(所屬)시켰으며,

西道의 縣監은 대정현(大靜縣)을 夲 고을로 삼아 예래(猊來)∙차귀현(遮歸縣) 등 2현(縣)을 所屬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들 현촌(縣村)은 직촌(直村)으로 바뀌었다. 이리하여 太宗16년(1416)에 1牧2縣의 濟州3邑制가 定立되었다.朝鮮時代 郡縣의 整備는 濟州 3邑制를 마지막으로 일단락(一段落)된다.

결론적으로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의 성이 고을, 양을, 부을이고 끝에 '나'는 지명을 뜻한다고 보여진다.


[참고] 
   골 ; (명)  (약)골목. 깊은 구멍(deep hole). (약)골짜기.
        골목 ; ①동네 가운데의 좁은 길. ②큰 길로 뚫린 작은 길. (약) 골.
   골 ; (약)고을. (약)고랑
        ①고을 ; 郡衙가 있는 곳. 邑. (약)골
        ②고을 ; <제도> 州∙府∙郡∙縣의 총칭. *吏讀式인 골(㐔) ?
   【那】 ; 어찌 那. 현 이름 那. 어디, 어느 곳 那.
   「예」로 들면
   那里 ; 그곳, 저곳 「비교적 먼 곳을 가리킴. 인칭명사나 인칭대명사 뒤에 놓여 非場所 명사를 장소명사로 바꿈.」
   那霸(나패) ; (音) 하나(시). 일본 오키나와 현의 현청(縣廳) 소재지. 
          <那=縣 이름 나(那)>. 즉 那=縣 

    【乙】 ; ① (數) 배열순의 두 번째 ② (代) 둘 이상의 인명(地名)을 말할 때 그 중의 하나를 가리키는 代名詞. ③ 1.2.3→갑.을.병
            ④ 甲=乙 ;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나 사물을 가정해서 하는 말, 이 사람. 저 사람. *‘高乙’那 사람?→ 高乙=人名. 那=地名(地區).
    高乙那地=高乙那地區. 良乙那地=良乙那地區. 夫乙那地=夫乙那地區.

    【吏讀】 <문학> 漢字의 뜻[意]과 音을 따서 우리말로 표기한 글자. 三國시대부터 쓰이었고, 考案者는 설총(薛聰)이라 하나 확실화지 않음. 新羅의 鄕歌도 이 글자로 표기하였음. 吏道. 吏書. 吏札. 吏吐. 吏套.
            吏道 ; ①官吏의 道理. 이도쇄신(吏道刷新). official life ②《동》 吏讀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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