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여진 이어질 수 있어 연구 필요…각별히 준비해야”

지난 14일 제주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위치 / 기상청 갈무리 
지난 14일 제주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위치 / 기상청 갈무리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시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제주섬 전체가 흔들린 가운데 단층이 수직으로 엇갈린 것이 아닌 수평으로 이동한 덕분에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14일 오후 5시 19분 14초쯤 제주 서귀포시에서 서남쪽으로 약 41km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MI) 4.9로 발생했다. 위치는 위도:33.09 N, 경도:126.16 E다. 

지진관측 이래 제주에서 발생한 최대 진도의 지진이자 올해 국내 발생 지진 중 가장 강했지만, 현재까지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기준 총 114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현장출동은 4건으로 이어졌다.

지난 14일 오후 5시 44분쯤 제주시 일도2동에서 베란다 바닥 타일이 이격됐고, 오후 6시 4분 제주시 연동에서 창문이 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7시 36분쯤에는 구좌읍 세화리에서 주방 바닥이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9시 52분께 한림읍 한림리에서 주택 내부 벽면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119는 현장 확인을 거쳐 피해 상황 등을 유관기관에 인계했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 주변 남해와 서해 해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주향이동단층은 단층이 위아래, 수직으로 움직이는 정단층·역단층과 다르게 수평으로 움직이는 단층이다. 정단층·역단층 이동이 나타날 경우 피해가 커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포항 지진 당시 포항시 흥해읍 대성아파트 모습. ⓒ오마이뉴스 조정훈
포항 지진 당시 포항시 흥해읍의 한 아파트 모습. ⓒ오마이뉴스 조정훈
지진이 발생하자 건물 밖으로 대피한 제주도교육청 직원들. ⓒ제주의소리
지진이 발생하자 건물 밖으로 대피한 제주도교육청 직원들. ⓒ제주의소리

건물이 부서지거나 아파트가 기울어져 철거되고 체육관 이재민 구호소가 운영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미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2017년 11월 포항의 경우 역단층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항 지진의 경우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처럼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만이 아닌 수직으로 움직이는 역단층이 함께 나타나면서 지반이 요동쳐 피해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제주의 경우 발생 깊이가 17km로 상대적으로 깊었던 것에 비해 포항은 9km로 가까운 데다 해역이 아닌 주거지에서 발생한 영향이 컸다.

지진 피해는 단층 이동에 따른 요인도 있지만, 진원지의 깊이와 발생 지역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같은 규모의 지진이 인구와 건물이 밀집된 대도시에서 발생할 경우 피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해외의 경우 지난 10월 7일 오후 10시 41분께 수도권인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북서부에서 규모 5.9 지진이 발생해 열차가 탈선하면서 승객이 부상을 입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기도 했다.

수도권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신주쿠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혼란을 겪었으며, 신칸센 등 철도가 선로 점검 등 이유로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일정 정도 에너지 이상 규모가 역단층, 정단층에서 발생하면 지진해일 위험성이 있으나, 이번 지진은 주향이동단층이기 때문에 해일을 일으킬 정도의 에너지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진이 최근 연이어 발생한 일본 지진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본은 거리가 있어 에너지가 이 정도로 전달되기 어렵다. 내부에 쌓였던 힘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발생한 지진으로 봐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진이라는 것은 응력의 쌓임과 풀림 과정이라 주변 지진 영향들이 직간접적으로 있을 수는 있지만 단언할 수 없다”며 추가적인 연구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석훈 제주대 지구해양학과 교수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진이 계속 될런 지를 알기 위해서는 지각 내부를 알아야 한다. 뭔가 힘을 받아서 이런 현상이 온 건데, 그런 힘이 어디서 왔는지 파악해야 한다. 시급한 것은 제주도에 지진계를 많이 설치해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지진들을 관측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진 발생 이후 15일 오전 10시 기준 제주에는 14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월드에 있던 사람들도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지진으로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월드에 있던 사람들도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14일 지진 발생 직후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이 대피해 건물 밖으로 나와있다. 사진=제주도교육청. ⓒ제주의소리
14일 지진 발생 직후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이 대피해 건물 밖으로 나와있다. 사진=제주도교육청.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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