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지진 발생빈도 꾸준...제주도 '재난 비상근무' 발령

느닷없이 찾아 든 지진에 의해 제주섬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주는 그간 지진 피해에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여겨졌던 터라 충격이 쉬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그간 제주의 경우 지진 발생빈도나 규모, 판구조·활성단층 여건, 우리나라의 지진 위험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진의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곳으로 분류돼 왔다.

내륙지역에 비해서도 지진 빈도가 낮을 뿐더러 대부분의 지진 진앙은 동서 해안지역에 분포돼 있다는게 정설이었다. 우리나라의 지진 위험등급은 Ⅰ등급, Ⅱ등급으로 나뉘는데 제주는 위험도가 낮은 Ⅱ등급 구역에 해당됐다.

지진해일에 의한 피해 사례는 근대 기록에서 찾아보기 어려웠고, 역사문헌 상에만 나타났다.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제주에서의 지진 피해는 전무했다. 

여러 특성을 고려하면 지진에 의한 피해보다는 대규모 지진에 따른 해일에 의한 피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소규모 지진 발생빈도가 꾸준히 증가하는 사전 징후를 보여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2리히터 이상 지진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3년 2건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2004년 10건 △2005년 6건 △2006년 5건 △2007년 2건 △2008년 12건 △2009년 8건 △2010년 12건 등으로 꾸준했다.

2010년도에 접어들어서도 △2011년 12건 △2012년 6건 △2013년 10건 △2014년 14건 △2015년 22건 △2016년 19건 △2017년 13건 △2018년 6건 △2019년 10건 등 발생 빈도에 있어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점은 지진 발생 빈도가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피해 사례는 없었다는 점이다. 리히터 4 이상의 지진도 2008년 5월 발생한 4.2 규모의 지진 한 건에 불과했고, 이마저 제주시 서쪽 75km 부근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피해가 없었다.

여러 상황과 맞물려 지난 14일 발생한 지진은 이전과 결이 다른 사례라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그간 보기 어려웠던 진도 4.9 규모의 지진이라는 점,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경각심을 고조시킨다. 제주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시사점을 남긴다.

제주도는 이번 지진에 따라 전 공무원의 10분의 1 이상이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 근무'를 발령했다.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은 15일 오전 8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지진 발생에 따른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여진 등 추가 지진발생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연계해 지진 피해상황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제주도는 15일 지진 피해시설물 위험도 평가단을 소집하여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과 합동으로 피해 접수 시설물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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