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제주 읍면학교] ③건강생태학교로 7년만에 학생수 5배

움츠렸던 제주지역 읍면지역 학교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애월고와 함덕고는 미술과 음악 등 예술학과 운영학교로, 표선고는  IB월드스쿨 인증을 받으면서 제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시 동지역 일반계고를 탈락해서 마지못해 진학하는 학교가 아니라 분명한 진로와 목표를 가지고 선택하는 학교로 변모 중이다. [제주의소리]가 읍면지역 학교들의 변화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 편집자 글 

 

생태건강학교로 폐교 위기에서 본교로 승격하는 선흘분교장
생태건강학교로 폐교 위기에서 본교로 승격하는 선흘분교장

2014년까지만 해도 학생수가 20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놓였던 분교장이 2022년 3월 본격 승격을 앞두고 있다. 바로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장 얘기다.

선흘분교장은 2011년 학생수가 16명, 2014년 20명으로 폐교 논의가 나왔을 정도로 작은학교였다.

선흘분교 학생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된 시기는 2015년. '동백동산'과 선흘곶을 지척에 두고 있는 선흘분교는 2015년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됐다. 

2015년 3학급 24명에서 2016년 4학급 35명, 2017년 6학급 54명, 2018년 62명, 2019년 78명, 2020년 98명에서 올해는 108명까지 학생 수가 늘어났다.

동백동산을 기반으로 한 건강생태교육으로 학생 수가 점차 증가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21세기 작은학교 살리기 성공 모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학교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노력이 컸다. 선흘분교장 활동을 담은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학교를 홍보했고, 학부모가 진행하는 방학 교육프로그램, 가족캠프, 주말 체험학습 등 학부모회 주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선흘리 마을주민들도 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선흘분교장을 건강생태학교로 지정하기 위해 교육청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건강생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습지센터 강사를 지원하고 교육활동을 담당했다.

동백동산 습지센터에서 이주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동백동산 숲 놀이터'를 조성하며 학교의 성장을 도왔다.

학교와 학부모, 지역주민의 노력으로 폐교 위기의 선흘분교는 2018년 본교로 승격한 애월읍 더럭초등학교 이후 4년 만에 본교 승격을 앞두고 있다.

안미영 선흘분교장은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서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은 결과 작은 학교를 살리게 됐다"며 "생태.환경 등 건강생태교육을 활성화했다는 점도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자부했다.

생태건강학교로 폐교 위기에서 본교로 승격하는 선흘분교장
서귀포산과고 통신전자과 학생들이 해경을 견학하는 모습 

서귀포지역에서 소위 문제아들만 간다던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의 변신도 눈부시다. 

정부 연계 특성화고와 제주형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교폭력 발생건수가 32%나 줄어들었다.

서귀포산과고는 2012년 특허청 지정 발명특허 특성화고로 운영된 이후 지적재산권 출원 110개, 등록 8개, 학생 발명 기술이전 5회의 실적을 보였다. 

2013년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선정됐고, 올해 말산업 전문인력양성기관 운영실적 평가에서 전국 최고 점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 지정 해군 정보통신인력 양성기관으로 운영되면서 올해 임기제 전문기술부사관으로 18명, 내년에는 21명이 입대할 예정이다. 

또 올해에는 제주형 자율학교로 신규 지정되면서 4년 동안 매년 5000만원씩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게 됐다.

정부부처 연계 특성화고 운영이 활성화되면서 학교폭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학교폭력 발생건수가 지난해 대비 3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면서 학교가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서귀포산과고는 제주 최초 학교 내 초경량 무인멀티콥터(드론) 전용 실습장을 개설하고, 한국국토정보공사 제주본부 등 20개 기업과 취업 및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수환 서귀포산과고 교장은 "국방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 연계 특성화고 운영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부사관 입대 등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며 "학교에 활력이 돌면서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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