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들개 실태조사 "최상위 포식자 군림, 유해동물 지정 검토"

지난해 6월28일 야생들개가 제주시 한림읍 한우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공격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6월28일 야생들개가 제주시 한림읍 한우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공격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역 농가에 칩입해 송아지·망아지까지 습격하고, 사람까지 위협하는 들개가 제주 중산간에 약 2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4월5일부터 12월15일까지 실시한 '중산간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용역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용역은 중산간 지역에 무리지어 배회하는 야생들개에 의한 인명사고 및 가축피해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됐다.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맺고 약 8개월간 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 교수)를 중심으로 현장조사 및 설문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연구가 이뤄졌다

실태조사 결과, 제주 중산간에는 약 2000여마리의 야생들개가 서식할 것으로 예측됐다.

용역진은 야생들개를 '유기 또는 유실에 의해 사람의 손길에서 벗어나 산과 들에서 생활하고 번식하는 야생화된 개'로 정의했다.

대부분의 들개는 집에서 나온 떠돌이 개가 아닌 여러 세대에 걸쳐 야생에서 낳고 자라면서 군집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산간 지역인 해발 300~600m에서 포획된 유기견 개체 수 및 지역 환경변수를 고려해 추정한 결과, 산림지와 초지가 접한 중산간 지대에 1626마리에서 2168마리의 야생들개가 높은 확률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보통 들개가 3~4마리 군집생활을 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는 개체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생들개는 사람뿐만 아니라 소, 닭 등 가축과 노루 등 야생동물에게도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최상위 포식자로서 군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다수의 도민들은 야생들개에 대한 인식 또는 대면 경험이 있으며, 이에 따른 연구조사와 세부적인 관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용역진은 "야생들개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 방지대책과 함께 현재 서식하고 있는 들개에 대한 관리방안이 병행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사전 방지대책으로는 유기견이 들개화되지 않도록 유기·유실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동물등록제 및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중성화 수술 지속 확대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상황에 따라 유해야생동물 지정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 등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홍충효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용역진에서 제시한 중산간 야생들개 관리방안 용역 결과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학계, 동물보호단체,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피해 대응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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