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호랑가시나무(Ilex cornuta Lindley et Paxton) -감탕나무과-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임인년 새해는 호랑이의 띠라고 합니다. 그것도 검은 호랑이띠라고 하여 흑호의 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를 신성시하고 사랑하였던 까닭에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도 이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선정하여 '호돌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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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식물이야기를 쓰면서 올해 초에는 신축년, 소와 관련한 '송악'이라는 식물로 시작하여 어느덧 한 해를 넘겼습니다. 이제는 임인년이 됐기 때문에 호랑이와 관련된 나무를 찾았는데, 이미 호자나무, 호자덩굴 등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를 시작하면서 나뭇잎 끝에 달린 가시가 날카로운 호랑이 발톱이 연상된다고 하는 호랑가시나무를 선정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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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가시나무는 '홀리 나무(Horned holley)'라고 불리며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실이나 카드에 보면 이 호랑가시나무의 열매가 그려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가시관도 호랑가시나무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골고다 언덕에서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는 예수님께 로빈이라고 하는 작은 새가 예수의 머리에 박힌 가시를 뽑아내다가 자신도 가시에 찔려 죽게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로, 서양 사람들은 이 호랑가시나무를 신성시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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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가시나무의 빨간 열매 때문에 겨울나무라고 하지만, 호랑가시나무의 꽃은 4~5월에 작은 우산살 모양으로 여러 개의 꽃이 달립니다. 마치 우윳빛이 도는 꽃에는 향기도 있어 많은 곤충들을 불러 모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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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가시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하여 주로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자랍니다. 열매가 노란 것, 잎에 무늬가 있는 것 등 지금은 수십 가지의 원예 품종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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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변산반도 해안면에서 가까운 부안군 부안면 도청리의 산자락에 자라고 있는 호랑가시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2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식물의 북방한계선과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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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도청리의 호랑가시나무 군락. 출처=문화재청 홈페이지. ⓒ제주의소리

이 유미의 '우리나무 백가지'에서는 이 호랑가시나무에 대한 우리나라 민속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음력 2월 영등날 호랑가시나무의 가지를 꺾어다가 정어리의 머리에 꿰어 처마 끝에 매달아 액운을 쫒는데, 정어리의 눈알로 귀신을 노려보다가 호랑가시나무의 가시에 눈을 찔려 다시는 오지 못하게 한다는 민속 신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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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신축년 한 해가 지고 임인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해봅니다. 식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노력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의 고마움도 늘 가슴에 담으려 합니다. 

호랑가시나무의 꽃말이 '가정의 행복', '평화'라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가 종식되어 일상의 회복을 찾고 모두가 가정의 행복과 평화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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