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쓰레기의 반격, 위기의 제주] ①가연성 쓰레기 2010년 179t→2021년 424t

인간이 입고, 자고, 먹는 모든 순간 쓰레기가 발생한다.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쓰레기는 완전히 없앨 수 없다. 태우거나 땅에 묻는 방법밖에 없다. 제주는 섬이기에 더욱 그렇다. 정주 인구와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로 제주섬은 최근 10년 사이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했다. 기존 매립장은 포화돼 압축 쓰레기가 쌓이고 노후화 된 소각장은 줄줄이 폐쇄를 앞두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해마다 처리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발생 대비 처리량을 줄이기 위한 재활용 비율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고 해양쓰레기와 하수슬러지는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됐다. 소위 '쓰레기의 반격'이다. [제주의소리]는 2022년 신년특집으로 제주의 쓰레기 발생과 처리 현주소를 순차적으로 톺아본다. / 편집자 주  

 

3일 아침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 가연성 쓰레기를 실은 수거 차량이 무게를 확인하기 위해 계근대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제주의소리
3일 아침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 가연성 쓰레기를 실은 수거 차량이 무게를 확인하기 위해 계근대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제주의소리

3일 오전 8시30분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진입로에 쓰레기 수거 차량이 줄지어 들어섰다.

노란색과 주황색, 연두색, 초록색 등 수거차량 색상도 제각각이다. 적재함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00산업, 00환경 등 수거 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출입문을 통과한 차들은 연이어 적재물의 무게를 측정하는 계근대에 올랐다. 계측을 마친 차들은 500m 가량 이동해 거대한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차량이 주차장처럼 만들어선 실선 안으로 후진하자 2층 건물 높이의 대형 철제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문 사이로 아파트 크기에 버금가는 거대한 쓰레기 구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벙커(호퍼)로 불리는 이곳은 제주에 거주하는 도민과 여행 온 관광객들이 버린 가연성 쓰레기가 모이는 곳이다. 종량제봉투에 담긴 도내 모든 쓰레기가 바로 이곳에 집결한다.

쓰레기가 쌓이자 덤프트럭만 한 크레인 버킷이 폐기물을 잡아채 수십 미터 높이에서 바닥으로 연신 떨어뜨렸다. 종량제봉투가 산산이 찢기면서 쓰레기 벙커 안에서 비처럼 쏟아졌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에 가연성 쓰레기를 실은 수거차량이 폐기물 저장소에 쓰레기를 투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에 가연성 쓰레기를 실은 수거차량이 폐기물 저장소에 쓰레기를 투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 폐기물 저장소에 쌓여 있는 가연성 쓰레기. 대형 크레인에 설치된 버킷이 쓰레기를 들어 올려 밑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 폐기물 저장소에 쌓여 있는 가연성 쓰레기. 대형 크레인에 설치된 버킷이 쓰레기를 들어 올려 밑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순간 플라스틱과 병, 깡통 등 불가연성 쓰레기가 바닥으로 쏟아졌다. 종량제봉투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쓰레기들이다. 가정과 업소에서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량제봉투에 쓰레기가 뒤섞이면 페트(PET)와 캔 등 재활용 비율은 그만큼 낮아진다. 더욱이 봉투 속 음식물은 침출수를 유발하고 합성물질은 소각과정에서 각종 매연을 발생시킨다.

폐기물 저장조에 쌓인 쓰레기는 폐목제와 섞여 2개의 대형 소각로로 향한다. 1000도 안팎의 소각로에서 쓰레기는 활활 타 재로 남는다. 하루 발생하는 소각재도 83톤에 달한다.

박달재(49)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시설 운영팀장은 “분리수거 하지 않은 쓰레기가 소각시설에 들어오면 발화점이 올라가고 유독물질을 줄이기 위한 약품도 더 써야한다”고 토로했다.

2019년 12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은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100% 소각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하루 처리량만 500톤에 달한다.

광역 소각장이 들어서면서 기존 제주시 봉개동 북부환경관리센터 소각시설은 신규 가연성 폐기물을 받지 않고 지금껏 야적해 둔 3만t 가량의 압축폐기물만 순차적으로 소각하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에 가연성 쓰레기를 실은 수거차량이 폐기물 저장소에 쓰레기를 투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에 가연성 쓰레기를 실은 수거차량이 폐기물 저장소에 쓰레기를 투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 폐기물 저장소에 쌓여 있는 가연성 쓰레기. 대형 크레인에 설치된 버킷이 쓰레기를 들어 올려 밑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 폐기물 저장소에 쌓여 있는 가연성 쓰레기. 대형 크레인에 설치된 버킷이 쓰레기를 들어 올려 밑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색달동 남부환경관리센터 역시 발생 쓰레기를 모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로 보내고 처리하지 못한 야적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다. 두 시설 모두 작업이 끝나면 수년 내 폐쇄된다.

인구와 관광객이 늘면서 소각 쓰레기도 폭증하고 있다. 실제 2010년 하루 179톤에 머물던 도내 소각량이 2015년 226톤으로 늘어난데 이어 2019년에는 381톤으로 치솟았다.

북부환경관리센터와 남부환경관리센터가 폭증하는 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금껏 소각용을 압축해 야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압축쓰레기 마저 포화돼 일부를 매립하는 일도 있었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는 도내 발생 쓰레기를 최대한 소화하기 위해 2020년 6월부터는 사업장 폐기물도 반입해 소각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호텔과 콘도, 골프장 등 관광업이 다수다.

이들 폐기물이 반입되면서 2020년 5월 8949톤이던 소각량이 그해 6월에는 1만3344톤으로 급증했다. 연간 처리량도 2020년 14만톤에서 지난해 15만톤으로 늘었다. 하루 평균 424톤이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하루 처리 한계치는 500톤이다. 제주도는 생활폐기물 반입량이 늘어나면 당초 취지에 맞게 사업장 폐기물 반입을 줄이거나 차단할 계획이다.

이 경우 각 사업장은 민간 폐기물 수거업체를 통해 쓰레기를 다른 지역으로 반출해 처리해야 한다. 제주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2의 광역소각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 폐기물 저장소에 쌓여 있는 가연성 쓰레기. 이 곳에서는 하루 500톤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 폐기물 저장소에 쌓여 있는 가연성 쓰레기. 이 곳에서는 하루 500톤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이 버킷을 이용해 가연성 쓰레기를 소각로 입구에 넣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내 소각시설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이 버킷을 이용해 가연성 쓰레기를 소각로 입구에 넣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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