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 24주기 두 번째 추모전 2월 6일까지...양승필·고원종 작가 참여

서귀포시 소암기념관은 추모전 ‘소암묵연(素菴墨緣)-깎고·빚고·쓰다’를 지난해 12월 28일부터 2월 6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소암 현중화 선생 영면 24주기를 맞아 진행한 추모전의 2부 전시다. 소암 선생과 인연이 깊었던 양승필 목공예 작가와 고원종 도예 작가가 참여한다. 두 작가의 목공예, 도예작품을 소암 선생의 서예작품과 함께 배치해 세 사람의 깊은 인연과 교우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목공예가 양승필은 소암 선생이 서귀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시절 제자다. 이후 목공예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소암과 교류를 이어갔다. 생전 소암 선생의 작업실이었던 '조범산방'에 남아있는 많은 가구들이 그의 작품이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사오기, 굴무기 등 오래된 제주목을 사용해 기품 있으면서도 우아한 가구와 목공예품을 선보인다. 

도예가 고원종은 젊은 시절 소암과 함께 생활하며 서예를 배우기도 했으며, 소암 선생의 많은 작품들을 서각과 전각으로 작업했다. 우리나라 전통 분청사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단아하면서도 힘 있는 항아리, 병, 장군과 함께 소암의 글씨를 새긴 다기(茶器)들을 출품했다.

양승필, 살레, 사오기(산벚나무), 68x39x87cm. 사진=서귀포시.
고원종, 흑색분청사기호, 산청토 및 제주토, 58x50cm. 사진=서귀포시.
전시장 전경. 사진=서귀포시.

특히 소암기념관은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작품은 3층 전시실에 소개되는 분청사기 항아리”라고 소개했다.

이 항아리에는 ‘大圓鏡上絶親疎(대원경상절친소)’라는 글귀가 써 있다. 이는 ‘둥글고 큰 지혜의 자리에는 가깝고 멀게 지내는 것이 없다’라는 뜻이다. 무진년(1988년), 소암 선생이 소전(고원종 작가의 호)이 직접 만든 항아리를 들고 찾아왔기에, 위의 글귀를 써서 서호(양승필 작가)에게 선물로 보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소암기념관은 “소암 생전 세 사람이 나누었던 깊고도 따뜻한 정(情)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대원경상절친소 항아리. 사진=서귀포시.

앞서 지난해 12월 19일까지 열린 추모전 1부는 소암선생님의 서도(書道)를 계승하고 예술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문하생과 초대작가의 서예작품들을 전시했다.

관람 일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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