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숙박시설이 오히려 늘어나 업계간 과다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6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021년 11월 기준 도내 숙박시설은 6147곳으로 객실 수는 7만7355실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00실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실제 2019년 11월 5652곳이던 숙박시설이 지난해 말에는 6147곳으로 급증했다. 객실 수도 7만4343실에서 2년 사이 3000실이나 늘어 사상 첫 8000객실에 근접했다.

숙박시설 현황을 보면 관광숙박업이 422곳, 3만3645실로 가장 많고 일반숙박업이 645곳에 2만15700실, 농어촌민박이 4738곳에 1만2954실, 생활숙박업이 216곳에 7272실 등의 순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4019곳에 4만5224실, 서귀포시가 2128곳에 3만2131실이다. 일반숙박업은 제주시가 2배 가량 많지만 관광숙박업은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과다경쟁으로 인한 휴업과 폐업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숙박시설은 18곳으로 객실수만 1406실에 달한다. 휴업에 폐업에 나선 숙박시설은 대부분은 휴양펜션업이었다.

이는 2019년 9곳, 834실과 비교해 갑절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신고 숙박업소가 늘면서 기존 숙박업소의 경쟁이 더욱 가열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하루 평균 제주 체류 관광객 17만6000명을 적용하면서 도내 적정 숙박시설 객실 수는 4만6000실 안팎이다.

현재 객실 수 7만7355실을 적용하면 3만1000실이 과잉공급되는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별 관광객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를 단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체간 경쟁 속에 이른바 양극화 현상도 또렷해지고 있다. 해외여행 중단에 따른 소비 수요가 제주로 몰리면서 이른바 무궁화 5개짜리 특급호텔과 고가의 리조트는 고객이 몰리고 있다.

정양훈 제주도관광협회 일반숙박업분과 위원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관광객이 늘면서 골프장과 렌터카 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반면 숙박업은 특급호텔과 일반업장 상황이 다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신고 숙박업소들이 중개 플랫폼에 광고까지 하며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단속과 함께 제도적으로 불법숙박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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