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쓰레기의 반격, 위기의 제주] ④음식물 쓰레기 2010년 185t->2019년 234톤

인간이 입고, 자고, 먹는 모든 순간 쓰레기가 발생한다.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쓰레기는 완전히 없앨 수 없다. 태우거나 땅에 묻는 방법밖에 없다. 제주는 섬이기에 더욱 그렇다. 정주 인구와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로 제주섬은 최근 10년 사이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했다. 기존 매립장은 포화돼 압축 쓰레기가 쌓이고 노후화 된 소각장은 줄줄이 폐쇄를 앞두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해마다 처리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발생 대비 처리량을 줄이기 위한 재활용 비율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고 해양쓰레기와 하수슬러지는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됐다. 소위 '쓰레기의 반격'이다. [제주의소리]는 2022년 신년특집으로 제주의 쓰레기 발생과 처리 현주소를 순차적으로 톺아본다. / 편집자 주  

제주시 회천동(봉개동)에 위치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호스를 이용해 수분을 1차로 제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회천동(봉개동)에 위치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호스를 이용해 수분을 1차로 제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10일 오전 제주시 회천동(봉개동)에 위치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음식물쓰레기를 실은 수거 차량이 줄지어 들어섰다.

차량들은 자원화센터 건물에 진입하기 직전 차를 세워 호스를 이용해 적재함에서 무엇인가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가 눌리면서 만들어진 침출수다.

물기를 제거한 차량은 대형 건물 안으로 진입해 적재함에 실린 음식물류를 대형 저장소인 호퍼 안으로 밀어 넣었다. 건물 주변은 수많은 까마귀 떼가 포위하고 있었다.

적재함이 들리자 시민과 관광객들이 버린 각종 음식물이 악취를 풍기며 저장소 밑으로 쏟아져 내렸다. 음식물 사이에는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비닐과 플라스틱도 여럿 보였다.

종량제 봉투를 통해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 과일 껍질과 동물 뼈 조각들도 마구 뒤섞여 있었다.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두는 플라스틱 보관함까지 등장했다.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를 찾는 수거 차량만 하루 30대 안팎이다. 1대당 2.5톤에서 최대 7톤의 음식물을 쏟아낸다. 한때 하루 처리 물량은 150톤까지 치솟은 적도 있었다.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저장소인 호퍼에 음식물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저장소인 호퍼에 음식물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식물 쓰레기에 제대로 분리수거 하지 않은 수거통 등 플라스틱 등 뒤섞여 근로자들이 이를 수거한 모습.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식물 쓰레기에 제대로 분리 하지 않은 수거통 등 플라스틱 등 뒤섞여 근로자들이 이를 수거한 모습.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식물 쓰레기에 제대로 분리수거 하지 않은 비닐가 플라스틱 등이 뒤섞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식물 쓰레기에 제대로 분리수거 하지 않은 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뒤섞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재는 재활용도움센터 등에 음식물 감량기가 확대 설치되면서 처리 물량이 2020년 140톤에서 지난해에는 136톤으로 다소 줄었다. 도내 전체 발생량은 2019년 235톤으로 정점을 찍었다.

음식물 쓰레기 원물은 호퍼에서 1차 분쇄 작업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제거된다. 분쇄를 마친 원물은 탈수를 거쳐 100도 이상의 대형 디스크에서 건조된다.

뜨겁게 달궈진 내용물은 다시 냉각 설비를 거치면서 온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이후 금속을 걸러내는 자력선별기 공정을 거치면 흙처럼 갈색을 띤 가루로 재탄생하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가 가루로 나오기까지 꼬박 9시간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직원들도 주야간 업무에 임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루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가루만 평균 13톤에 달한다.

현장 관계자는 “매일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공장은 밤낮없이 가동하고 있다”며 “탈수와 건조 등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원물은 10분1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현재 쓰레기 가루는 농가에서 비료로 활용하기 위해 성분검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기준을 충족하면 마을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퇴비 및 비료 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탈수와 건조, 분쇄 등의 작업을 거쳐 나온 가루. 하루 13톤 가량의 가루가 발생한다. 제주시는 이를 비료와 퇴비 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탈수와 건조, 분쇄 등의 작업을 거쳐 나온 가루. 하루 13톤 가량의 가루가 발생한다. 제주시는 이를 비료와 퇴비 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식물 쓰레기에 뒤섞인 비닐과 플라스틱이 선별 장비를 통해 별도로 배출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온 불순물은 한 곳에 보여 제주자연환경순환센터 내 소각시설로 보내진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식물 쓰레기에 뒤섞인 비닐과 플라스틱이 선별 장비를 통해 별도로 배출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온 불순물은 한 곳에 보여 제주자연환경순환센터 내 소각시설로 보내진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식물에서 나온 오염수는 봉개매립장 전체 침출수와 한데 모인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만 하루 500톤이다. 환경시설관리소는 이를 자체 정화해 제주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있다.

음식물에서 제거한 수분은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하수처리 능력을 떨어뜨린다. 실제 2016년 고농도 침출수가 제주하수처리장의 미생물이 죽여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가기도 했다.

당초 봉개동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 사용 기한은 2021년 10월31일까지였다. 제주시는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를 설득해 2024년 1월까지 사용 기한을 일시 연장했다.

제주도는 음식물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2021년 6월부터 총 사업비 1069억원을 투입해 서귀포시 색달동에 광역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을 짓고 있다. 하루 처리 능력은 340톤이다.

광역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1894㎡ 규모다. 신규 시설이 들어서면 기존 제주시와 서귀포시 음식물 처리시설은 문을 닫고 이 곳으로 일원화 된다.

자원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로 전력을 생산하는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 조성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제주도는 시운전을 거쳐 2024년 1월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저장소인 호퍼에 음식물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저장소인 호퍼에 음식물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의 모습. 하루 130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이곳에 모인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에 진입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의 모습. 하루 130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이곳에 모인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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