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예순 다섯 번째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사람 똥이 돈

전국민이 흘려보낸 인분, 1년에 ‘9조원’. ‘똥’이 돈이 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사이언스 월든에선 인분이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고, 바이오 에너지와 연료로 활용된다. 우리 조상들은 농사짓는 땅에 인분(人糞)을 뿌려 거름으로 활용했다. 과거 남의 집에서 큰일을 보는 건, 귀한 자원을 남에게 주는 일이기에 야단맞을 일이었다. 조상들은 일찍이 ‘똥‘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지식은 없었지만 경험이 과학을 앞질렀던 것.

옛날부터 땅심(地力)이 약해지면 콩을 심거나, 척박해진 땅을 쉬어주었다. 그 이유는 콩과 식물은 뿌리에 기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를 이용해 질소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선 소와 말을 밭에 가둬 똥과 오줌을 받아 땅심을 돋우는 밭을 바량밭이라 불렀다. 육지에서 논밭에서 벼를 수확한 다음에 보리를 파종하고 인분(人糞)을 거름으로 하는 것도 똥오줌에서 암모니아 질소 비료를 얻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콩과 식물에 의존해 질소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제주 돗통시 거름은 보리밭 요소 거름이다. 자연 재순환(自然再循環(Natural Recyling) )구조인데 ‘쇠거름-돗통시-보리밭’으로 연결된다. 사람이 배설을 하고, 그 배설물을 돼지가 받아 먹고, 돼지의 배설물과 쇠막의 쇠 거름을 돗통시로 옮기고, 돼지가 삭여 만든 퇴비를 보리씨와 같이 쇠(牛)로 짓밟아 놓은 것이 보리 거름이다. 또 쇠똥을 태워 그 불 재위에 지슬(地實)씨를 묻는 감자농사는 어떠한가.

돗통시와 쇠똥 거름과 구들(온돌)연료는 언제부터 사용되었는가? 인도북부지방과 네팔에 가보면 쇠똥을 말려 연료로 쓰고, 돼지를 1층집에 키우면서 2층에는 사람이 산다. 고려시대 몽고원나라 제주 지배 100년(1273-1373)이 제주점령 이전으로 보는 이유다. 고려 대장경(1011-1087) 법주기에 따르면 석가가 돌아간 뒤 기원전 540년 전 후에 발타라 존자 권속 900여명이 탐몰라 주(탐라) 곳곳에 살면서 불교를 전파했는데 그 흔적은 제주의 마을에 절왓(寺田)과 쇠똥 사용에 있지 않나, 추정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영관 앞 생활형 연구소 ‘사이언스 월든’. 사이언스 월든 1층에 위치한 화장실에서는 물을 쓰지 않고 양변기 아래 설치된 건조기, 분쇄 기계장치 등이 대변을 가루로 만들고 미생물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난방 연료 또는 바이오 디젤로 변환시킨다. 사진=유니스트.<br>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영관 앞 생활형 연구소 ‘사이언스 월든’. 사이언스 월든 1층에 위치한 화장실에서는 물을 쓰지 않고 양변기 아래 설치된 건조기, 분쇄 기계장치 등이 대변을 가루로 만들고 미생물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난방 연료 또는 바이오 디젤로 변환시킨다. 사진=유니스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활형 연구소 ‘사이언스 월든’은 똥을 자원으로 활용한다. 이 공간 내 화장실에서 ‘일을 보면’ 각종 장치를 거쳐 똥이 바이오 연료로, 전기 에너지로, 비료로 재탄생한다. 과학자들은 일상의 당연함을 과학적 가치로​, 오염원으로 여겨지던 똥을 뒤집어 생각했다. 똥을 자원으로 생각하고, 나아가 이를 처리하는 과정을 없애고 물을 절약하는 ‘1석 3조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UNIST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은 한평생 6t에 이르는 똥을 누고, 이를 물을 통해 하천으로 흘려보낸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 사람이 하루에 배설하는 인분의 가치는 500원 정도이다. 전 국민이 똥을 기준으로 하는 화폐를 사용하면 매년 약 9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제주의 폐배터리의 똥, 제주에서 남아도는 전기를 어디에 쓸 것인가?

통계청 제주사무소의 발표에 따르면, 제주지역 인구는 2010년 57만2000여명에서 2020년 67만5000여명으로 10년만에 10만3000여명이 늘어 증가율은 18.1%고, 생활폐기물은 2010년 하루 639톤에서 2020년 1,234톤으로 갑절 가까이 늘었다. 사업장 폐기물은 149톤에서 508톤으로 241%나 폭증했다. 쓰레기 섬이다. 폐배터리는 어떤가? 폐배터리의 똥은, 똥 그대로이다. 제주도 당국은 탄소중립 선도를 위해 탄소 중립이 먼저이고 제주자연은 두 번째라고 한다. 마을 공동어장 바다의 관련 주민들에게 금품을 살포하면서 바다를 사고 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은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앞바다 8만1062㎡ 해역에 3MW 풍력발전기 10기를 건설해 2017년 9월부터 국내 첫 상업용 발전에 들어갔다. 확장사업은 기존 30MW급 발전 규모를 3배 이상인 102MW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해상풍력 단지에서 북서쪽으로 약 1km 지점에 72MW 신규 설비가 들어서게 되고 새로운 풍력발전은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8MW급 9기로 채워질 예정이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은 총사업비 4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2023년 7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발전기는 기둥과 날개를 포함해 전체 높이만 국내에서 가장 큰 232.5m에 달한다.

현재 가동 중인 풍력발전기는 기둥 80~90m에 날개 길이는 65.5m 상당이다. 한림 100㎿-한경 102㎿-구좌 105㎿ 제주 바다 풍력 경쟁을 추진하고 있다. 한림해상풍력발전은 총사업비 530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앞바다에 5.56㎿ 용량의 해상풍력발전기 18기를 건설하고 총 발전규모만 100㎿에 이른다. 제주에너지공사는 6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구좌 앞바다에 5.5㎿급 풍력발전기 19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체 발전량은 105㎿로 한림과 한경을 넘어서는 도내 최대 규모다.

제주 ‘섬 곶자왈’을 파괴한것도 모자라, 본격적으로 제주의 마지막 보루인 제주 ‘바다 곶자왈’에 풍차칼로 뒤집어 놓을 것인가. 바다를 죽여 제주가 살 것 같은가? 마라도 지진이 제주판 ‘불의 고리 마라(지진강도4.9)-고산(다섯곳3.1-3.9)-서홍리(3.1)해수면’ 지하암반을 풍차 1기 당 약 500톤이 하중으로 또 건드리려고 고산 위 신창-한경-한림에 대형 풍차 벨트를 건설한다. 그러면 제주를 받치고 있는 암반(巖盤)이 울려 공진(共振)한다. 바다에  ‘풍차 칼’을 꽂아 제주를 덮고 있는 이불을 조각낼 것이 아니라, 현재 남아도는 전기라도 제주도민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탐라해상풍력발전.<br>
탐라해상풍력발전.

울산과기대의 ‘똥’ 연구처럼 우선 실험실에서 ‘분산에너지 재사용시험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서 성과를 보이듯, 제주는 수소의 섬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생긴다. 이역 반응을 시키면 수소와 산소로부터 온수와 전기가 나오는 것이 연료전지, 이 기술은 1939년 William Grove이 발견하고 1960년대부터 NASA가 우주전지로 쓰고 있다. 문제는 개질기 수소(Reformed Hydrogen)다. 남아 도는 전기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ESS(Energy Storage System)와 연결하는 응용시스템구축이다. 제주도 각 가정의 집에서 쓰는 열병합 발전소 ‘연료전지’ 및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합병하는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공급하자. 보일러, 전기, 뜨거운 물을 동시에 생산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수소 경제,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CFI2030)’ 구현은 제주도 도민 가정에서 먼저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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