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회복세에 접어든 반면 제주에서는 특정 금융사의 사용액이 2년 사이 무려 1000억원이 감소하며 지역화폐 인기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3일 제주도와 제주데이터허브에 따르면 2021년 제주도민의 BC카드 사용액은 6932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7961억원과 비교해 1029억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백신 접종과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소비 심리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었지만 제주는 2020년 7633억원에서 1년 사이 700억원이 증발했다.

제주데이터허브는 2020년 11월부터 발행한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사용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탐라는전은 1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도민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재테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상당수 가정에서 카드를 발급받아 생활비 지출용 등을 활용하고 있다.

할인 혜택과 함께 30~40% 소득공제 혜택까지 제공돼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 수도 지난해 초 9000여 곳에서 연말에는 3만8000여 곳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제주에서 발행한 탐나는전 판매액은 총 3689억원(잠정치) 가량이다. 이중 80%인 3000억원 가량은 지류형(종이)이 아닌 카드로 판매된 금액이다.

당초 제주도는 지난해 탐라는전 판매액을 1500억원으로 예측했지만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으면서 판매액이 1월 68억원에서 12월에는 884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9월에는 탐나는전 이용액이 800억원을 웃돌며 사상 처음으로 BC카드를 넘어서기도 했다. 11월에는 탐나는전과 BC카드 모두 600억원의 이용액을 기록했다. 

제주도는 올해도 10% 할인 정책을 유지하고 탐라는전 3000억원 가량을 신규 발행하기로 했다. 1인당 월간 구매 한도는 70만원이다. 연간 기준으로 5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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