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소리人터뷰] 문대림 이사장 "임기 말 미완결 사업 역점"...도지사 출마? "주어진 소임 고민"

제주의소리와 2022년 신년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제주의소리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제주의소리와 신년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성과와 과제는 물론 주요 현안사업들에 대해 문대림 이사장의 구상을 들어봤다.ⓒ제주의소리

2002년 첫 출범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새해를 맞으며 어느덧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출범 당시만하더라도 제주의 시대적 과제는 '투자유치'였다.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라는 강력한 외호 아래 영역을 넓혀간 대규모 개발사업은 20년이 지난 2022년 오늘날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영어교육도시, 신화역사공원,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등은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한 이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급격한 성장을 일궈낸 '오늘 제주'의 지향점은 달라졌다. 개발이익 환원 이슈와 난개발 논란,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 등 여러 과제를 맞닥뜨렸고, 이젠 '청정과 공존'을 키워드로 한 지속가능성이 보다 중시되고 있다. JDC도 과거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평가를 토대로 새로운 미래전략을 수립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청정치유도시', '삶의 질을 제고하는 지속성장도시'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행보였다.

문대림 이사장은 그간의 프로젝트 중심에 JDC가 '개발자'의 위치에 서있었다면, 앞으로의 계획에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통합자'로 포지션의 변화를 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켜봐달라"는 당부와 함께 JDC가 통합자의 역할로서 도내 산업 발전 기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사회 핵심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진력하겠다고 방점을 찍었다. 

최근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과 관련, 도의회 등 일각에서 "땅장사하는 것이냐" 또는 "난개발" 등의 지적에 대해선 격앙된 어조로 "말도 안되는 소리" "과도한 지적" "철저한 계획에 의한 국가계획이다"는 등 단호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제주의소리]는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문대림 이사장과 신년인터뷰를 가졌다. 오는 3월 6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문 이사장은 그간의 소회와 남겨진 소임에 대해 담담히 풀어냈다. 특히 임기 내내 꾸준히 따라붙었던 차기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설에 대해서도 가감없는 입장을 밝혔다.

문 이사장은 영어교육도시, 첨단과학기술단지,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등 그간 JDC가 추진한 대규모 핵심 프로젝트로 인해 지역경제 견인 효과가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JDC가 국제자유도시 조성 전담기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동안 제주의 인구는 1.2배, 관광객은 2배, GRDP는 1.8배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제주의소리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오른쪽)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이 2022년 신년특집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성과와 과제는 물론 주요 현안사업들에 대해 문 이사장의 구상을 들어봤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제주의소리

다만, 임기 만료를 눈 앞에 두고 제주도의회에 의해 멈춰선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사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갈수록 IT, BT, CT 산업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첨단과기단지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을 보완한 제2단지 공급이 시급히 이뤄져야 제주 산업구조의 안정화와 다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등 전세계적으로 경제·산업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지식기반 산업 육성의 필요성과 중요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첨단 1단지가 100% 분양됐고, 추가적인 기업의 입주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태여서 2단지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졌다. 기업의 육성과 성장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서둘러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제주도의회가 첨단과기단지 2단지 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을 두 차례나 보류하는 과정에서 'JDC가 그간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난개발을 부추겼고, 기존의 사업도 마무리하지 않은 채 또 다른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데 대해서는 "송구하게도 타당하지 않다"며 강한 어조로 항변했다. 난개발이라함은 계획 없이 마구잡이식 개발을 칭하는 말이지만, 국가계획에 의해 절차대로 진행한 JDC의 사업을 난개발이라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JDC의 핵심 프로젝트 추진으로 제주의 관광객 증대와 GRDP 상승 등 제주 경제 견인에 확실한 성과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적인 난개발을 야기했다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지만, 계획에 의한 개발일지라도 조성 과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간과할 수 없다"고 인정하며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제주의 환경 가치 보존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 전담 조직인 환경사업처를 신설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제주헬스케어타운 개발사업과 연계된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지침' 개정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관련 지침 상 의료법인이 도내에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는 경우에는 임차가 불가하며, 대지와 건물을 소유해야만 한다. 그런데, 유원지이자 관광단지인 기존의 헬스케어타운은 유원지 제3자 매각 불가 판결에 따라 토지를 매각할 수 없어 의료기관 유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이미 국내 굴지의 차병원그룹이 헬스케어타운 내 난임전문 의료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지침에 묶여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문 이사장은 "헬스케어타운에 의료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은 원희룡 전 지사"라며 "전문성을 갖고 있는 연구기관과 그룹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 제주도 차원에서 오히려 더 나서야 하는 문제인데, 프레임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직언했다.

인터뷰 말미에 던져진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한 질문에서도 문 이사장은 에둘러가지 않았다. 제주도의회 재선 의원이자 도의장 출신인 그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한데 이어 최연소 제주도의회 의장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까지 지내는 등 폭넓은 정치 스펙트럼을 보였다. 지난 2018년 실시된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는 낙선했지만, 유력한 차기 제주도지사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명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저는 문재인 정부의 정무적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기도 했다"며 "그렇기에 이재명 민주정부 수립의 마지막 의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퇴임 후 주어진 소임이 있다면 민주정부의 창출에 기여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밖에선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 않느냐. 그에 대한 상당하고 구체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출마 선언에 준하는 각오를 밝힌 셈이다.

취임 당시 '선출직 출마 고민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여러가지 얘기가 있었고, 그중 총선 출마에 관한 얘기도 있었다"며 "그런 우려를 일소하는 차원에서 '재임기간 중'이라는 단서를 달았던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추가로 제기될 질문에는 "추후 답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선 정국과 맞물려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재로서는 오는 20일 열리는 제주헬스케어타운 부지 내 의료서비스센터 준공식이 공식적인 마지막 행보가 될 공산이 크다. 1월 중 사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끝으로 문 이사장은 도민들께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지금의 난관을 함께 헤쳐나갔으면 한다"며 "JDC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 여러분도 '흑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각 가정에 좋은 기운만 함께 하시기를 기원 드린다"고 인사했다.

아래는 문대림 이사장과의 신년 인터뷰 요지. / 대담=김봉현 편집국장, 사진·정리=박성우 기자

제주의소리와 2022년 신년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2022년 신년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제주의소리

Q.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았다. 제주도민들께 새해 인사 부탁드린다.

-2022년 임인년은 강력한 리더십과 독립성, 열정을 상징하는 '흑호랑이'의 해다. 강인한 흑호의 기운을 받아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제주도민 모두가 건강하고 가정에 좋은 기운만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지역사회의 회복을 위해 도민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JDC가 그 선제적 역할을 하겠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도민 여러분 서로가 어깨 걸고 힘있게 전진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Q. 올해로 JDC가 창립 20주년을 맞게 됐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그간의 성과와 아쉬운 점을 되돌아본다면.

-2002년 국제자유도시 조성 전담기구로 설립된 JDC는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첨단, 교육, 의료, 관광 등 4개 핵심 산업 분야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총 7조3415억원을 투자해 제주국제도시 조성을 위한 주요 인프라를 확충해왔으며, 지역 일자리 약 9400개를 창출해냈다.

주요 사업별 성과를 보면 첫째, 영어교육도시의 내 국제학교 운영으로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해 현재까지 누적 9687억원 이상의 외화절감 효과를 창출했다. JDC가 운영하는 3개 국제학교는 역대 최대 충원율 88%을 달성했다.

둘째,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산업시설용지를 100% 분양 완료했다. 200개사가 입주해있고, 입주기업 매출액이 2020년말 누계 기준 약 4조원에 달하고, 고용인원도 약 3000명에 달한다.

셋째, 신화역사공원은 람정그룹을 유치해 현재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복합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헬스케어타운은 녹지그룹 유치를 통해 총 7457억 원을 투자해 사업 추진 중이며, 서귀포 지역의 부족한 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의료서비스센터를 설립해 이달 20일 준공 예정이다.

넷째,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 외에도 지역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새연교 및 곶자왈 도립공원을 조성했다. 또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지금까지 1326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과 도민소득 향상에 기여해왔다. 이런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국제자유도시 추진 이후 인구 1.2배, 관광객 2배, GRDP 1.8배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제주의 양적 성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앞서 말했던 성과가 있다면 아쉬움도 있다. 아쉬운 것은 제2첨단 과기단지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2첨단단지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성과를 바탕으로 ET, CT 기업과 관련 R&D 시설을 유치하는 등 첨단과기단지에서 다소 미흡했던 부분들을 보완해 제2첨단단지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추진하고자 한다. 현재 IT, BT, CT 등 제2첨단단지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데, 사업 심의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정말 아쉽다. 제주 산업구조의 안정화와 다변화를 위해 제2첨단단지는 꼭 필요하고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Q. JDC가 첫 출범한 2002년 이후 제주사회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개발이익 환원 이슈와 난개발 논란,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 등 여러 과제가 상존했고, 이제 '청정과 공존'을 키워드로 한 지속가능성이 보다 중시되고 있다. JDC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앞서 성과에 따른 성장으로 인한 사회문제의 발생, 급격한 환경 변화 등으로 역할의 변화 필요성에 따라 얼마전 'JDC 미래전략 수립 용역'을 통해 변화의 방향성을 도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제주가치 기반의 국제교류도시', '혁신을 선도하는 지식융합도시', '자연과 어우러진 청정치유도시', '삶의 질을 제고하는 지속성장도시'를 조성하고자 하는 4대 전략을 수립한 바 있으며, 이 전략들을 바탕으로 '환경과의 공존',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의 전환하게 될 것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기존에 프로젝트 중심의 '개발자'에서 산업 간의 융합, 상생 및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통합자'로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통합자로서 도내 산업 발전 기반을 조성해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사회 핵심 인프라를 조성하고, 도내 산업·자원을 활용해 대내·외 교류 활성화의 역할을 해 나가겠다.

Q. 지난해 창립 19주년 기념식에서는 기존의 JDC라는 브랜드를 포기하고 '제주국제도시공사'라는 명칭 변경과 새로운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이슈가 됐다. 어떤 취지였는지 소개한다면.

-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전담기관으로 현재 명칭은 공공기관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해 기관의 정체성과 입지에 대한 대중적 혼동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개발'에 국한되지 않고 국제자유도시 조성 및 발전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공공기관임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공사, 또는 제주국제도시공사로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의소리와 2022년 신년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제주의소리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오른쪽)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이 2022년 신년특집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성과와 과제는 물론 주요 현안사업들에 대해 문 이사장의 구상을 들어봤다.  ⓒ제주의소리

Q.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전반은 물론 조직 운영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반면, JDC 지정면세점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5년 만에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2021년 JDC 지정면세점 매출이 6037억원을 기록하며 개점 이래 역대 최고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지속된 제주 관광 침체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최근 몇 년간 JDC 지정면세점 매출실적이 다소 주춤한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JDC는 이러한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고객 만족 향상을 위해 구매 한도 상향 제도개선과 노후시설 개선, 브랜드 재배치, 사회적 기업 매장 확대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공항매장 리뉴얼 작업을 추진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해외여행을 대신하는 국내 여행 수요의 증가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더해지면서 결국 'JDC 지정면세점 개점 이래 최고 매출 달성'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Q. 오는 3월 이사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센터를 둘러싼 미완결 과제들이 있다. 좌초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취임 당시 "예래단지 정상화에 저와 JDC의 운명 달렸다"는 공언이 생각나는데. 예래단지 사업은 어디까지 왔는지?

-2020년 6월 휴양형주거단지 사업 재개의 가장 큰 장애요소였던 최대 4조원에 이르는 투자자 분쟁이 상호간의 적극적인 소통과 더불어 임직원들의 기획과 준비를 바탕으로 최종 종결됐다. 다만, 원토지주와의 소송이 아직 남아 있어 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토지주 소송의 사법부 판결 결과가 재판부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위해 상급심의 법리판단을 받아보고 명확한 기준이 확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소송과 별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토지주분들과 더 좋은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갈등이 봉합될 수 있도록 더욱더 적극적으로 방향성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사업이 재추진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토지확보 기준이 정립되면, 사업 방향성을 잡는 단계부터 토지주, 지역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고민해 사업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예래단지 일부 토지주들은 사업지의 원상 복구까지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JDC가 제안한 도시개발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

-현재 사업부지에는 약 3만평에 달하는 토지에 도로, 교량, 주차장, 대왕수천 공원 등 공공시설물이 이미 조성돼 있다. 지역 주민 및 관광객 다수가 이용하고 있어 폐쇄 시 이용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이에, 공공시설물에 대한 원상복구는 사회적 매몰비용, 지역주민과 관광객 등 편의를 고려한 공익적인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예래지구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의 검토 결과 정부 예타 통과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사업 방식은 도시개발사업이 유일한 것으로 도출됐고, 지난해 제주포럼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 역시 도시개발사업이 환지방식 등 다양한 사업 형태로 진행할 수 있어 가장 현실적이고 다수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도시개발사업 이외에도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더 좋은 대안과 상생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 

Q. 핵심 사업 중 하나였던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이 제주도의회에 의해 두 차례나 제동이 걸렸다. 당초 목표로 했던 2024년 완공 계획도 위기를 맞게 됐다. 사업의 필요성과 추가로 갖춰야 할 설득 논리가 있는지?

-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등 전 세계적으로 경제‧산업구조의 형태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ET, CT와 같은 지식기반 산업육성의 필요성과 중요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제주도시첨단단지가 무산된 이후 첨단 2단지는 제주지역 내 유일하게 추진 중인 지식기반 산업단지다.

특히 1단지가 100% 분양됐고, 추가적인 기업의 입주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태여서 첨단 2단지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졌다. 산업단지는 조성부터 기업활동에 이르기까지 약 10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더라도 약 2030년경이 돼서야 첨단 2단지의 본격 가동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사업 착수의 지연에 따른 조성원가의 상승은 공급원가의 상승을 야기해 우수한 기업의 제주 투자 의지를 저해하는 새로운 문제가 되므로 기업 유치 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

현재 첨단 2단지 조성의 지연으로 추진동력 상실 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한 제주는 지리적 한계를 갖고 있고, 기업의 육성과 성장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첨단 2단지 조성은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동의를 위해 사업내용 상 추가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극 검토‧반영해 조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

ⓒ제주의소리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2022년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성과와 과제는 물론 주요 현안사업들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제주의소리

Q. 제주도의회는 첨단과기단지 2단지 사업을 멈춰세운 이유로 JDC가 그간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난개발을 부추겼고, 기존의 사업도 마무리하지 않은 채 또 다른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지적했다. 타당하다고 보는가?

-송구하게도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선 난개발이라함은 계획 없이 마구잡이식 개발을 칭하는 말로, 국가계획에 의해 절차대로 진행한 JDC의 사업을 난개발이라 볼 수 없다. 또한 JDC의 핵심 프로젝트 추진으로 제주의 관광객 증대와 GRDP 상승 등 제주 경제 견인에 확실한 성과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난개발을 야기했다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다만 계획에 의한 개발일지라도 조성 과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저는 JDC가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제주의 환경 가치 보존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 전담 조직인 환경사업처를 신설했다. 환경사업처에서는 청정농업 6차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미래농업센터를 설립하는 하드웨어적인 업무와 동시에 '노플라스틱 서포터즈', '4R 환경캠페인' 등 내부직원부터 도민들과 함께 하는 소프트웨어 환경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또한 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사업은 1단지 자체가 국가산단으로 파급효과가 크고, 포화상태이므로 앞서 말씀드렸듯이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다.

첨단단지 입지에 대한 고민은 이미 2016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면서 끝난 것이다. 이 일대는 곶자왈도 아니고 초지다. 당시에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수립 과정에 함께했고 동의 과정까지 다 거친 것이다. 단지 공급도 조성원가에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감정가 공급의 원칙이 아니라 조성가 공급 원칙을 지키고 있는데, 땅장사라는 지적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고 아쉬운 점이다. 아파트가 세대수가 많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2019년 도시계획 심의 과정에서 400세대가 많다고 해서 260세대로 줄였다. 다만,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정주요건 조성을 위한 주택단지 조성이 법률적으로 의무사항이다.

더 중요한 것은 첨단산업단지를 운영하면서 적자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80억원을 투입해 스타트업 55개 기업을 키웠고, 제1첨단단지에서만 약 4조원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산업용지가 100% 분양된 상황에서 IT계열 사업자들의 용지 공급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 산업단지를 JDC가 나서서 조성하는데 있어 땅장사, 집장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기존의 1차산업과 3차산업 중심의 구조는 불안정하기에 산업 고도화 문제를 위해 제주형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나. 정작 그걸 담아낼 그릇을 만드는데 있어서는 소홀하지 않나 싶다.

Q. 제주영어교육도시 완성을 위한 사업기간을 10년 더 연장했다. 기존의 1단계 사업부지에 3개 국제학교를 더 유치하고, 추가로 조성되는 2단계 사업부지에 국제적 수준의 외국대학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쉽지만은 않다. 국제학교 추가 유치에 대해 제주도교육청은 반대 입장을 밝혔고, 2단계 사업부지 조성은 곶자왈 환경훼손 논란이 여전하다. 구상하는 타개책이 있는지.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고품질 교육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의 이유로 국제학교 입학 수요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 유학생이 감소한 반면 국제학교 재학생 수가 지속 증가해 온 만큼 이는 해외 유학 수요 흡수라는 국제학교의 정책 목표 달성 효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국제학교의 지원자수와 경쟁률도 매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고, 일부 학교의 학년에서는 입학 허가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대기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영어교육도시 내 제인스 3개교의 지원자 수는 2085명으로 경쟁률은 2.6대 1이었고, 지난해 9월 기준 입학대기자는 약 170명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JDC는 국제학교 설립승인 기준을 충족하는 우수한 해외 명문 학교 유치 노력을 경주함과 동시에 신규 학교 설립 필요성에 대한 제주도교육청과의 공감대 형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외국 대학 등을 유치하기 위한 영어교육도시 2단계 조성사업은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 및 환경단체와 공동조사를 추진하여 원형보전면적을 2008년 최초 지정 당시보다 20%p 대폭 증가시켜 2014년 환경을 고려한 도시조성계획으로 변경을 완료한 바 있다. 이후 2단계 조성사업 지역 내 식생 변화에 따라 환경보전과 도시조성 관련 다양한 의견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밀어붙이기식 사업 강행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해법을 공동으로 모색하고자 한다.

이에 JDC는 제주형 갈등관리 모범사례를 만들고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와 갈등관리에 임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 및 해결에 관한 규정'에 따라 갈등영향분석을 갈등관리 전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에 요청해 완료한 바 있다. 앞으로 JDC는 제주영어교육도시 2단계 조성사업에 대해 환경훼손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갈등관리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선보전‧후도시 조성의 원칙'에 입각한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겠다.

제주의소리와 2022년 신년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제주의소리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은 제주의소리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차기 지방선거 출마설에대해 "주어진 소임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3년 임기 퇴임 시점이 오는 3월6일이나 약 한달여 앞당긴 1월중 사퇴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주의소리

Q. 지지부진한 헬스케어타운 개발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지침'을 개정하려 했지만, 제주도가 관련 절차를 멈춰세웠다. 현재 추진상황은 어떤가?

-제주도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지침' 개정은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의료법인의 의료기관 유치를 통해 도내의 의료수요 충족을 위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관련 지침 상 의료법인이 도내에 의료기관을 개설할 경우 임차가 불가하며, 대지와 건물을 소유해야만 한다. 그러나 유원지이자 관광단지인 헬스케어타운은 유원지 제3자 매각 불가 판결에 따라 토지를 매각할 수 없어 의료법인의 의료기관 유치를 위해서는 임차 허용이 필요하다.

또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차병원 난임센터의 유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침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출산 사회로 진입하면서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해결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난임센터 유치가 필요하다. 제주도 역시 난임치료 수요가 많은데, 한해 약 2000명의 난임환자가 도외에서 원정치료를 받고 있어 진료비뿐만 아니라 교통비, 체재비 등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헬스케어타운 의료서비스센터 내 차병원 난임센터 입주 협의가 진행 중인데, 차병원 난임센터의 입주 확정을 위해서는 의료법인 지침의 임차 불가 조항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의료서비스센터는 2021년 12월 24일 건축공사가 완료됐고, 오는 1월 20일 준공식을 통해 상반기 내 본격 운영을 준비 중인데 차병원 난임센터의 입주가 어려울 경우 의료서비스센터의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세계적 수준의 난임 치료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차병원 난임센터의 제주 유치 확정을 위해서는 지침 개정이 꼭 필요하다. 실질적으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연구기관과 그룹을 유치하려면 최소한의 지침 개정을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 제주도 차원에서도 오히려 더 나설 수 있는 문제인데, 프레임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Q.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공공 차원에서의 보존과 개발이 양립하기 위해 중앙정부 기구인 JDC를 제주도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제주형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JDC 미래 전략이 2020년에 수립됐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국가 차원의 정책에 대한 일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공기업 체제가 가장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은 단순 지역 개발이 아닌 제주를 동북아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고자 한 국가 차원의 전략사업이다. 법정계획에 따라 추진 중인 주요 프로젝트의 연속성 담보 및 공신력 확보를 위해 국가공기업으로 유지되는 것은 향후 중앙정부의 지원 확대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올해 6월에는 JDC의 10년 대계를 책임질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시행계획'이 수립된다.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시행계획'에서는 기존의 대규모 개발 사업 및 외자 유치 중심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제주 가치 증진 및 도민의 삶의 질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추진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국제자유도시에 필수적이며 도민 생활 편의에 기여할 수 있는 교통・물류 등 인프라 확충사업 △제주가치 및 도민복리 증진에 직간접적으로 기여가능한 사업 △국가공기업의 역할에 부합하는 친환경 및 공공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연말 고시된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서 도출된 신규사업 및 JDC가 기존에 추진해왔던 사업들을 면밀히 검토해 위의 방향성과 부합하도록 고도화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데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Q. 다가오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지사 유력 후보군으로 꾸준하게 거론된다. 차기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한 입장은?

-저는 문재인 정부의 정무적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재명 민주정부 수립의 마지막 의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퇴임 후 주어진 소임이 있다면 민주정부의 창출에 기여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상당하고 구체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다.

Q. 2019년 3월 취임 당시에는 '임기 중 선출직 고민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는데. 직무수행계획서에서도 선출직은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출마 계획이 없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취임 당시 여러가지 얘기가 있었고, 그중 총선 출마에 관한 얘기도 있었다.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총선 출마설 등도 많았다. 그런 우려를 일소하는 차원에서 '재임기간 중'이라는 단서를 달았던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Q. 끝으로 2022년 도민들과 JDC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각오는.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지금의 난관을 함께 헤쳐나갔으면 한다. JDC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진취적인 기상과 용맹함의 상징인 '호랑이 해'를 맞아 JDC는 도민과 함께 더욱 힘차게 나아가겠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민 모두가 건강하고 가정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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