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제주도 하천정비 정책보고서 발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 하천 정비 관련 정책 보고서 ‘제주도 하천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모색’을 최근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한 ‘제주도 하천정비 관련 정책보고서’에서는 지난해 하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홍수 피해 저감이라는 명목으로 파괴된 하천 정비 실태를 조명했다. 치수와 생태를 모두 고려한 제주형 하천 정비의 전환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다.

목차는 ▲제주의 하천을 시작으로 ▲제주 하천정비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대안의 모색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제주의 하천은 도외 지역과 달리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기암괴석과 거대한 소(沼), 하천변의 울창한 숲이 자리 잡고 있다. 143개의 하천이 한라산을 기점으로 북쪽과 남쪽으로 달려 나가는 형태로 흡사 ‘생태 혈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제주도의 자연 생태게 중 유일하게 단절되지 않고 고도 별로 식물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하천을 중심으로 수많은 생물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건천이 대부분이지만 제주도의 하천에는 약 40여종의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어류뿐만 아니라 양서파충류, 수서곤충이 사는 공간이며, 이들을 먹이로 다양한 종류의 새들과 노루, 오소리 등 포유류가 물을 마시러 오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그러나 그동안 제주의 하천은 복개, 정비, 도로와 주차장 건설, 하수 유입, 골재 채취 등으로 수난을 당해왔다. 특히 정비 과정에서 원형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제주의 하천 중에 하천 정비를 하지 않은 하천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143개의 하천 중 지방하천, 소하천 가리지 않고 하천 정비 공사가 진행됐다. 

정비 과정에서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던 웅장한 소(沼)들은 굴착기에 파괴됐고 기암괴석도 사라졌다. 하천 양변으로 울창했던 숲도 공사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것은 독특한 지역적 특성을 갖는 제주도 건천에 대한 고려 없이 도외 지역에서 하는 강 정비 사업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필요를 넘어선 과도한 하천 정비 사업의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조사 활동을 가졌다. 조사 결과, 명확한 피해 근거도 없이 하천 정비를 하고 있는 곳과 정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중복적으로 공사를 하고 있는 곳도 확인했다. 10년 전부터 하상정비를 안한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여러 개의 소하천은 하상정비를 하고 있음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하천 안의 용천수가 없어진 것도 확인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더 이상 현재의 하천 정비 사업을 고수하면 안된다”며 “제주도 하천 정비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과도하게 부풀린 홍수 피해를 근거로 지난 수십 년간 쉬지 않고, 제주 하천의 원형을 파괴하고 있는 하천 정비 사업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제주 하천의 모습은 과거로 사라져 버린다고 우려했다. 

‘제주도 하천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모색’ PDF파일은 제주환경운동연합 누리집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994년 창립 이후, 환경 분야의 출판물을 지속적으로 발간해오고 있다. 생태계, 환경 정책, 환경 교육까지 다양한 환경 분야의 책들을 발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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