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석의 부동산경제] 쓰면서도 잘 모르는 부동산용어(2)

‘나지’,  ‘건부지’ 라는 말. 일상생활에서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의미이다.

나지 : 건축물이 없는 토지. 쉽게 말해서 '빈 땅'.
건부지 : 건축물이 있는 토지.

일반적으로 나지는 건부지에 비해서 가격이 높다. 그 이유는 이렇다.

토지에는 '용도의 다양성'이라는 특성이 있다.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다는 특성이다. 빈 토지(나지)가 하나 있으면 그 위에다 주택을 지어서 주거용으로 쓸 수도 있고, 상가 건물을 지어서 상업용으로 쓸 수도 있고, 혹은 공장을 지어서 공업용으로 쓸 수 도 있다는 것이다.

토지의 가격은 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토지라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토지가 나지 상태로 있을 때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가장 좋은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나지는 앞으로 가장 좋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그런데 그 토지 위에 어떤 건물이 들어서면 토지의 용도가 확정되어 버린 상태이므로 그 확정된 용도(현재 사용되는 용도)의 가격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건부지의 가격이 나지의 가격에 비해 낮다.

만약 현재의 용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용도로 전환을 하려면 현재 있는 건물을 헐어야 하기 때문에 철거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추가적인 비용지출 때문에도 건부지의 가격이 나지의 가격에 비해 낮아진다.

이와 관련하여 '건부감가'라는 용어에 대해 잠깐 설명을 드리겠다. 건부감가란 같은 토지라도 나지상태일 때가 가격이 더 높고 건부지가 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말이다. 건부지가 되면 토지가격이 낮아진다고 해서 건부감가 라고 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일반적으로 토지에는 건부감가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대개의 경우 건부지 보다는 나지를 선호한다.

그런데 모든 토지에 건부감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특수한 상황에서는 토지가격이 나지일 때보다 건부지가 되었을 때 더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현상을 '건부증가'라고 한다. 건부지일 때 가격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자면 개발제한구역처럼 건축물의 건축이 제한을 받는 곳에서는 나지보다 건부지의 가격이 높은 경우가 있다.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물이 아예 없는 나지보다는 허름한 건물이라도 하나 지어져 있는 건부지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그 이유는 이렇다. 개발제한구역은 건축허가가 까다롭기 때문에 현재 건물이 없는 나지에 건축허가를 받아서 새로운 건물을 짓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현재 허름한 건물이라도 하나 지어져 있는 상태이면 그 건물을 새롭게 수리해서 사용하거나 혹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건물의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발제한구역 안에서의 나지는 일반적인 경우처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우량하고 가치 있는 토지가 아니다. 어쩌면 영영 사용을 못 하게 될지도 모르는 그 용도가 불투명한 천덕꾸러기 신세인 것이다.

거기에 비해서 건부지는 허름하나마 건물이 지여져 있으므로 용도가 분명하고 따라서 그만큼 가치가 안정적이다. 그래서 개발제한구역 같은 곳에서는 건부지 가격이 나지 가격보다 더 높아진다.

투자관점에서 본다면 개발제한구역은 투자 대상으로는 가급적 피해야 할 곳이다. 단, 이곳이 머지않은 장래에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다고 하면 그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참고로 ‘나대지’란 지목이 ‘대’이면서 건축물이 없는 빈 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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