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난해 카지노 총 매출액 505억원, 8곳 중 5곳 휴업 중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제주지역 외국인전용 카지노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성업했던 카지노들은 이미 8곳 중 5곳이 문을 걸어잠궜고, 근근히 운영중인 카지노들도 2년째 매출액이 급감해 개점휴업 상태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내 외국인카지노의 입장객은 총 11만7039명으로, 매출액은 505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6만3604명이 입장해 692억9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2020년에 비해 입장객은 28.5%, 매출액은 27% 감소한 수치다.

이전까지 제주지역 카지노 매출액은 도내 서비스업 총매출액의 1.3%를 차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뚝 끊기며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 매출은 전년도인 2019년 매출 1903억원에 비해 60% 이상 감소한 결과다. 2021년에는 보다 더 떨어져 코로나19 전후로 매출액이 26.3%, 반의 반 토막이 났다.

8곳의 카지노 중 5곳은 휴업중이다. 2020년 1월 메가럭카지노가 휴업을 시작한데 이어 2월 제주오리엔탈카지노, 3월 제주썬카지노, 4월 아람만카지노가 줄줄이 문을 걸어잠궜다. 2021년 4월에는 공즈카지노까지 휴업을 결정했다.

현재 운영중인 카지노는 상대적으로 규모를 갖춘 신화역사공원 내 랜딩카지노와 드림타워카지노, 그랜드파라다이스카지노 등 3곳 뿐이다. 이마저도 매출액이 급감하거나 부진해 간신히 연명하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국내 세번째 규모로 지난해 6월 문을 연 드림타워카지노가 작년 방문객 4만4903명에 매출액 313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고, 랜딩카지노는 입장객 3만6615명에 매출액 163억7400만원, 파라다이스카지노는 매출액 18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드림타워카지노의 사례는 차치하고, 랜딩카지노는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61.3%, 파라다이스카지노는 80.7%가 각각 감소했다. 공즈카지노는 4개월 운영기간 중 매출액이 94억9400만원에 그쳤고, 1년 넘게 휴업중인 4곳의 매출액은 0원이었다. 휴업을 일찍 시작한 카지노는 2년 연속 매출액이 없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돼 항공운행 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2월부터 제주 무사증 입국이 중단된 후 국제선 항공편이 사라지며 제주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다. 현재 카지노를 찾는 이들도 외국인 관광객이 아닌 국내 거주중인 외국인이 대다수다. 

카지노업계의 불황은 지역경제에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운영중인 업체도 비용 절감을 위해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수 백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지방세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카지노의 매출 부진으로 제주관광진흥기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제주지역 관광개발 지원사업에 차질도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가칭 '제주도 카지노업 실무자협의회'를 구성해 카지노업체와의 소통채널을 구축, 실무적 차원에서 카지노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월중 코로나19로 인한 휴업업체를 감안해 당분간 영업중인 업체와 참여 가능한 인사를 중심으로 회의를 운영키로 했다.

이례적이게 최근 제주도가 직접 카지노산업의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소개하는 홍보물을 배부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었다. 제주도가 제작한 홍보물에는 △제주 카지노산업이 제주 관광산업에 미치는 효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카지노산업의 역할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정책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고동완 제주도 카지노정책과장은 "카지노산업이 사행성 산업이다보니 업계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카지노산업의 긍정적 영향도 도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현재로서는 국가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업계의 사정도 바뀌지 않는다. 이 시기에 맞춰 카지노업계에 대한 제도개선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지노 업계의 위기는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외부 요인도 있으나, 업계의 난립과 영세성, 업체간 과당경쟁이 부른 측면도 있는 만큼, 사행산업 성격이 짙은 카지노업계의 자정 노력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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