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롱뇽 관찰일기] (2) 도롱뇽 산란기 관찰을 연재하는 이유

‘제주도롱뇽 관찰일기’는 [제주의소리] 시민기자이자 ‘고봉선의 마을책방을 찾아書’ 필자로 독자들과 익숙한 고봉선 작가가 쓰는 생명 이야기입니다. 필자가 10여 년전 제주 항파두성의 장수물에서 우연히 마주친 도롱뇽 알이 매번 훼손되는 것을 목격한 이후로 매년 꾸준히 이들을 관찰해왔습니다. 제주도롱뇽은 몇 안 되는 한국고유종으로, 도롱뇽이 살고 있다는 건 청정지역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들이 멸종된다는 것은 질병 확산과 지구 기후위기를 알려주는 경고등인 셈입니다. 제주도롱뇽이 이곳에서 맘 놓고 살 수 있도록 보호해달라는 필자의 호소는 결국 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자는 우리 모두의 호소이기도 합니다. 도롱뇽 알의 첫 산란에서 마지막 산란까지 관찰일기 연재가 이어집니다. / 편집자 글

관찰일기 쓴 날: 2022년 1월 25일 밤 10시 27분

도롱뇽 산란기 관찰을 연재하는 이유

도롱뇽 산란기를 관찰하고 연재하기로 했지만, 솔직히 두렵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구더기가 무섭다면 영영 장은 담그지 못한다. 그래서 용기를 내기로 했다. 도롱뇽알이 해마다 훼손되는 건 사람들이 도롱뇽알임을 모른다거나 혹은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몰라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부터 그랬다. 도롱뇽이 1급 청정수에만 산다는 사실을 모르기 전엔 그저 징그럽다고만 여겼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달라졌다. 전과 달리 훼손된 도롱뇽 알집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질 수도 있게 되었다. 가능한 나와 수업하는 아이들에게는 해마다 산란기가 되면 가서 도롱뇽알을 보여주기도 한다. 알아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롱뇽알이 훼손되는 걸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이 아이들은 자라면서도 어른이 되어서도 도롱뇽을 보호하려고 노력할 것임을 믿는다.

지난해 3월 3일, 열흘가량의 도롱뇽 산란 과정과 훼손 상황을 스케치하고 문학회 밴드에 공유하며 도움을 요청했었다. 그때 한 동화작가는 푯말을 세우고 지역 환경 활동가와 연대해서 보호하는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 또 한 분은 서잿골 계곡에도 도롱뇽이 사는데 ‘도롱뇽 알이니 손대지 마세요’란 푯말을 세웠다고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손대지 않고 그냥 보기만 한다고 했다.

제주도롱뇽이 멸종위기 동물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개체 수가 현저히 줄고 있으며 멸종위기가 되는 건 순간이다. 그 전에 우리는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도롱뇽은 기후 변화를 늦추는 데도 톡톡히 한몫하는 파수꾼이기도 하지만, 제주도롱뇽은 제주 특산이란 이유 하나만으로도 보호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그래서 보호 표지판을 세우려고 노력했고, 그 표지판을 보면서 장수물에 드나드는 사람들도 관리자도 도롱뇽알이란 사실을 알고 보호해주길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서 생태교육현장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리될 때 도롱뇽을 아끼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도롱뇽에 대해 일자무식이었던 난 지난해가 되어서야 어렴풋이 이들을 알게 되었다. 신성여중 교사이자 이웃이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후배이기도 한 김병수 박사를 통해서다.

도롱뇽알이 훼손되는 것에 대하여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다. 해결방법을 찾던 나는 동네 선배인 영주고등학교 김영수 선생님과 의논하기 위해 전화했다. 김영수 선생님은 동생과 통화해 보라고 했다. 뱀 전문가이지만 양서류도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가까이 전문가가 있었는데 그동안 난 모르고 있었다.

김병수 박사와 통화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장수물 도롱뇽을 모니터링하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그 역시 오랫동안 장수물 도롱뇽을 모니터링해 오고 있었다. 나는 낮에만 갔지만, 그는 밤에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김병수 박사로부터 도롱뇽에 대한 지식을 조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자연에 있는 제주도롱뇽에 대해서 자세히 연구된 게 없다고 한다. 그를 통해서 내가 알 수 있었던 건 첫째, 산란기가 되면 수컷 도롱뇽이 산란장소에서 대기한다. 둘째, 도롱뇽은 별도의 짝짓기 없이 알을 낳으며 암컷 도롱뇽은 한 마리당 두 개의 알집을 낳는다. 산란할 땐 암컷 한 마리당 수십 마리의 수컷 도롱뇽이 몰려들어 체외수정한다. 부화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셋째, 날씨가 따뜻하면 12월에 산란하는 예도 있지만, 도롱뇽의 산란기 절정은 2~3월이다. 넷째, 알이 부화하면 유생(도롱뇽 올챙이)은 육식성이 굉장히 강하다. 그러므로 좁은 공간에서 많은 알이 부화될 땐 먹을 게 부족해서 자기들끼리 잡아먹는다고 했다. 이 또한 도롱뇽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당연히 먼저 부화한 유생이 유리하다. 나중에 부화한 경우 아무래도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살아가는 셈이다.

장수발자국 안에 낳은 알집을 누가 떼는 것 같냐고 김병수 박사에게 물어보았다. 글쎄다. 지나던 행인일 수도 있고 청소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했다. 작년 어느 날, 장수발자국 울타리 안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던 날이 있었다. 그때 장수발자국 주변에 흩어져 있던 알 역시 깨끗이 청소되어 있었다. 솔잎이 버려져 있는 곳을 들춰봤더니 더러는 그 속에서 말라가고 있었다. 그때 난 환경정책과에 전화해서 이 사실을 알렸다. 담당자는 이곳 관리부서를 찾아서 신경 써 줄 것을 부탁했다고 했다. 이곳을 청소하는 사람은 도롱뇽알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난 관리자가 청소하면서 알집을 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소는 매일 하지도 않거니와 청소가 안 된 날에도 알집은 항상 훼손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리자 역시 장수물 도롱뇽이 제주 특산이라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난 더더욱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모두 관심을 두고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찰일기를 연재하기로 한 이유다.

김병수 박사의 말에 의하면 도롱뇽은 알을 많이 낳아도 성체가 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미 앞에서 밝힌 것처럼 산란장소가 좁은 곳인 경우엔 부화해도 먹을 것이 부족해서 자기들끼리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리고 살아남았다고 해도 상위포식자에게 잡아먹힌다. 그러나 이 또한 먹이사슬에 의한 자연의 법칙이다. 도롱뇽이 많을수록 잡아먹고 잡아 먹히며 생태계 피라미드가 건전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도롱뇽은 몇 년에 한 번 알을 낳는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럴 것이다. 이들에게 칩을 넣을 수도 없고,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뱀 같은 경우는 2~3년에 한 번 알을 낳는다고 한다. 모든 생명이 그렇지만 뱀이나 도롱뇽 역시 새끼를 낳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알을 낳고 나면 온전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축적해야 한다. 기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번 낳은 알이 훼손되면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는 거냐면서 김병수 박사는 안타까움을 내뱉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2021년 3월 2일 16시 33분, 물이 흐르고 있지만 이미 훼손된 알은 부화 확률이 낮아진다. 훼손된 알은 수분이 다 빠진 채 솔잎에 말려 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고마운 사람들

지난해 약 두 달 한 주일가량 장수물에 드나들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2022년 산란기는 놓치지 않고 관찰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여 그 다짐 놓칠세라 1월 6일부터 매일 장수물에 드나들었다.

엊저녁엔 안경을 찾아 헤맸다. 도무지 어디에 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안채에도 차에도 들락거렸지만 없었다. 안경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30만 원을 이대로 잃어버리는 건가. 다초점 안경은 맞춰도 바로 나오지 않는다. 아쉬운 대로 돋보기안경이라도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오후 네 시쯤 집을 나섰다. 그리고 장수물로 갔다. 그런데… 나를 대신해서 밤새 장수발자국이라도 관찰했는지 안경이 그곳에서 장수발자국을 바라보는 자세로 얌전히 놓여 있었다. 결론인즉슨, 송당본향당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렀다가 옆새우를 찍으며 벗어놓고 그냥 온 것이다. 어처구니없었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얼굴이 빨개졌다.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황당한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서툰 탓도 있지만, 물속을 찍는다는 건 쉽지 않다. 못난 선비가 붓 타령한다더니만, 핸드폰 탓일지도 모른다며 태블릿 PC를 들고 갔다. 주변 물가엔 어제까지 안 보이던 도롱뇽이 몇 마리 보였다. 그들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벌렁거렸다. 이미 난 이때 정신줄을 놓았다. 촉촉한 안개비는 도롱뇽이 산란하기에 썩 좋은 조건이다. 서당 개 3년에 풍월 읊듯이 시시때때로 김병수 박사와 통화하면서 장수물에 드나들다 보니 예감이란 게 생겼다. 오늘 밤엔 틀림없이 도롱뇽이 알을 낳을 것이란 예감이다. 그렇게 태블릿 PC로 사진 몇 컷 찍고 돌아왔다.

오후 다섯 시 10분, 막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외도파출소였다. 분실물 습득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글쎄, 내가 뭘 잃어버렸더라? 모르겠다. 뭣보다도 뭘 잃어버릴 만큼 여기저기 다니지를 않았다. 그런데 내 태블릿 PC가 습득물로 신고되었단다. 차 안에 있을 텐데 왜 거기? 귀신에 홀린 것 같았다. 난 태블릿 PC를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었다. 잃어버린 안경을 찾고, 다시 난 태블릿 PC를 놓고 온 것이었다. 다행히 내가 나온 뒤 그곳에 갔던 외도주민이 발견했고, 태블릿 PC 뒤에 붙여진 번호로 전화했다. 그러나 통화가 안 되자 외도파출소에 갖다 놓는다고 문자까지 와 있었다. 그냥 두고 오려다가 비가 올 것 같아 챙겼다는 것이다. 창피하면서도 그분의 친절에 괜스레 가슴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혹시라도 그분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태블릿 PC 안에는 오늘 찍은 사진 외에도 나의 많은 습작이 들어 있었다. 만약에 찾지 못했다면 두고두고 난 속이 쓰렸을 것이다. 몇 해 전, 미소 엄마가 전화번호를 스티커로 제작해 주셔서 그걸 태블릿 뒤에 붙여놓았었는데 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도롱뇽을 만나다

오늘 밤, 도롱뇽이 산란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 깜깜한 냇가에 어찌 혼자 갈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내가 어릴 땐 이곳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하던 곳이다. 커서 오빠에게 들었는데, 4·3 때 많은 사람이 근처에서 죽었다. 그때 흩어진 뼈에서 인 성분이 빛을 내는데, 그걸 보고 사람들은 귀신이 나온다고 했다는 것이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꽤 객관적으로 들렸다. 어쨌든 무서워서 혼자 갈 수는 없다. 남편에게 부탁했더니 기꺼이 동행해 주었다. 종일 안개비가 내린 뒤라 장수발자국 안은 꽤 미끄러웠다. 더듬더듬 발로 바위를 더듬으며 장수발자국으로 갔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1월 25일 오후 10시 27분, 수컷 도롱뇽 한 마리가 장수발자국 안에서 헤엄치고 있다. 암컷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1월 25일 10시 43분, 수컷 도롱뇽 한 마리가 장수발자국을 향해 기어가고 있다. 바닥이 촉촉해서 이동이 수월한 것 같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아, 수컷 도롱뇽 한 마리가 장수발자국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그리고 물길을 따라 장수발자국으로 기어오르는 도롱뇽 한 마리가 또 있었다. 그 도롱뇽은 우리더러 사진을 찍으라는 것인지 겁에 질린 것인지 도통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눈동자만 뒤룩뒤룩 굴리며 카메라를 응시할 뿐이었다.

냇가로 내려섰다. 산란을 앞둔 암컷 도롱뇽 한 마리가 보였다. 암컷은 수컷과 달리 몸체도 약간 황톳빛을 띠지만, 무엇보다도 배가 볼록해서 쉽게 알 수 있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1월 25일 오후 10시 55분, 암컷 도롱뇽이 물속에 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다시 장수발자국으로 올라섰다. 그 사이 <사진 3>의 도롱뇽이 장수발자국 안에 도착해 있었다. 이로써 산란기가 되면 수컷들이 먼저 산란장소에서 대기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1월 25일 오후 11시 4분, <사진 3>의 수컷 도롱뇽이 장수발자국에 도착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관찰일기 쓴 날: 2022년 1월 26일 낮 2시 35분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안개비는 걷혔지만, 하늘의 가장자리는 모두 회색 구름으로 덮였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산란이 시작되다

서인이랑 지운이와 함께 장수물로 갔다. 서인이와 지운이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으로 내가 도롱뇽 산란기 관찰일기를 써야겠다는 계기를 마련해 준 아이들이기도 하다. 이 아이들은 작년에도 수시로 갔었는데, 갈 때마다 도롱뇽알이 훼손된 걸 보며 가슴 아파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도롱뇽 보호 표지판을 세우기로 한 거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수시로 물었다.

으레 장수발자국 안에 도롱뇽이 알을 낳았으리라고 여기며 갔다. 그런데 아니었다. 엊저녁 장수발자국 안에서 대기하던 수컷 도롱뇽 두 마리는 바람맞은 듯하다. 그 안엔 알도 도롱뇽도 없었다. 우린 냇가로 내려갔다. 아, 저런! 낮이라서 모든 도롱뇽이 잠자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도롱뇽이 떼를 지어 움직이고 있다. 바위엔 알집 두 개가 붙어 있다. 수컷 도롱뇽이 매달려서 체외수정을 하는 것으로 보아 금방 낳은 듯하다. 암컷 도롱뇽 세 마리가 보이고, 수컷은 셀 수 없이 많았다. 물속 바닥에 낳은 알도 있었다. 우린 숨도 쉬지 않고 이들을 지켜보았다. 혹시라도 알 낳는 데 방해될까 해서이다.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마저도 미안할 지경이었다. 다시 자리를 옮기고 북쪽에 있는 웅덩이로 옮겼다. 그곳에도 이미 산란은 시작되어 있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1월 26일 14시 22분, 도롱뇽이 낮에도 산란하고 있다. 산란한 알 위로 수컷 도롱뇽이 매달려서 체외수정을 하고 있다. 이들은 부화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암컷 한 마리당 수십 마리의 수컷 도롱뇽이 몰려들어 체외수정을 한다. 수정이 안 된 것은 알이 죽어 하얗게 변한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5시를 조금 넘기고, 이번엔 유준이와 다윤이를 데리고 갔다. 아, 다윤이를 통해서 아이들의 시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난 도롱뇽알의 생김새를 기껏해야 도넛 혹은 순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윤이는 달랐다. 다윤이는 도롱뇽알을 보는 순간 해마 같다고 했다. 한때나마 도롱뇽알이 징그럽게 생겼다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금방 낳은 알은 뽀얀 색에다 야리야리한 게 안쓰러울 정도로 고왔다. 다윤이가 표현한 해마, 정말 해마였다. 알집 속에 든 까만 점까지 더 곱고 더 귀엽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1월 26일 14시 32분, 암컷 도롱뇽이 산란을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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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일 14시 33분, 도롱뇽 알집 네 개가 나뭇가지에 붙어 있다. 도롱뇽 한 마리가 알집 두 개씩을 낳는다. 낳은 지 얼마 안 된 알집은 뽀얗다. 알집 속에 보이는 까만 점이 알이다. 알집 속에 든 알 역시 다시 투명한 막으로 싸여 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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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일 14시 36분, 올레꾼 한 사람이 장수물로 들어가더니 장수발자국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돌아서 나오고 있다. 사진=고봉선. ⓒ제주의소리

# 고봉선 작가는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나 식물과 함께 자랐다. 지금은 허름한 고향 시골집에서 꽃과 함께, 독서지도를 하며 아이들과 지내고 있다.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운영위원, 애월문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독립언론 [제주의소리]에서 [고봉선의 마을 책방을 찾아書]를 통해 격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詩를 먹고 자라는 식물원’, 꽃과 함께 사는 이야기 ‘詩가 사는 기행식물원1, 2, 3, 4’, 동화집 ‘지우개’가 있다. 식물원 시리즈로 전자도서관에 식물원을 꾸미는 게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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