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무사증 제도가 중단된지 2년이 지나면서 관광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3일 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무사증 제도 중단으로 2019년 172만명에 달하던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에는 4만명대로 줄어 2년 사이 168만명이 감소했다.

무사증은 법무부 장관이 고시하는 국가의 국민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이 사증(비자)없이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제도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02년 4월 제주에 도입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자 법무부는 2020년 2월3일 ‘제주특별자치도 무사증입국불허국가 및 체류지역확대허가 국가 국민 지정고시’를 발표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97조와 198조의 특례에 따른 무사증 입국을 일시 정지한다는 내용이었다. 대상국만 62개국에 달했다.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가 모두 끊기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자취를 감췄다. 국내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절반이 모인 도내 카지노업장은 줄줄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단축 영업에 나섰다.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던 시내면세점도 결국 문을 닫았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중국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다이궁’의 의존도는 심해졌다. 최근에는 루이비통 브랜드마저 철수했다.

사라진 외국인 관광객 자리는 내국인이 채웠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200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공항 이용객이 늘면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제주공항 지정면세점은 지난 6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2002년 12월 문을 연 이후 최대 매출고를 올렸다.

해외여행 중단으로 골프객들이 제주로 몰리면서 골프장도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289만8742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2019년 209만1504명과 비교해 80만명이 늘었다.

항공사를 중심으로 국제선 재개 움직임이 있지만 인천국제공항에 집중되면서 제주를 포함한 지방공항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선 운항을 위해서는 대상국과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협약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격리면제가 가능한 트래블버블 국가는 사이판과 싱가포르에 불과하다.

제주도는 법무부와 외교부에 트래블버블 확대에 따른 무사증 재개를 요청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무사증 재개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올해도 국제선 운행 재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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