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탐라국 입춘굿] 3일 열림굿 개최...지난해 이어 온라인 비대면 방식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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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탐라국 입춘굿 본 행사가 3~4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탐라국 입춘굿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낭쉐코사다. 나무 소(낭쉐)를 몰고 왕이 친히 밭을 일구는 장면을 묘사하는 일명 ‘친경적전(親耕籍田)’은 제주 공동체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의식이다. 올해 입춘굿 낭쉐 코사를 통해서 풍요와 안녕 외에도 코로나 역병이 한시라도 빨리 물러가기를 참가자들은 기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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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탐라국 입춘굿 본 행사가 3~4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관덕정에 걸린 소원지. 코로나19로 각급 학교의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어 버린 세태 때문에 송유찬 어린이가 쓴 "학교를 잘 다니고 싶어요"라는 소망이 눈에 띈다.  ⓒ제주의소리

세찬 겨울 바람 속에도 찾아올 봄 기운이 담겨있다. 온 세상에 코로나19 광풍이 몰아치는 한 복판이지만, 그래도 언젠가 맞이할 일상을 ‘탐라국 입춘굿’으로 희망해 본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2022 탐라국 입춘굿’이 3일 열림굿으로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 탐라국 입춘굿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처럼 비대면 온라인 방식을 채택했다. 취소 결정을 내린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게 됐다.

입춘굿 첫날은 ▲열림굿(주관 : 마로) ▲세경제(농촌지도자 제주시연합회) ▲관청굿(김돌산 심방) ▲사리살성(안동우 제주시장,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서순실 심방) ▲입춘휘호(오창림 서예가) ▲입춘 한마당(국악연희단 하나아트, 제주스티즈) ▲낭쉐코사(제주큰굿보존회) 순으로 진행됐다.

제주민예총 유튜브 등으로 송출된 생중계에서는 김동현·정신지·한진오 중계진이 다시 뭉쳤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세 사람은 변함없는 말솜씨와 진행 능력을 뽐내며 화면으로나마 참여하는 사람들의 이해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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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는 입춘굿 현장 전경.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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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굿 본 행사는 제주민예총 유튜브, 제주의소리TV로도 생중계 된다. ⓒ제주의소리
사진=제주민예총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제주의소리
왼쪽부터 '힙합 샤먼' 한진오, '어쩌다 이사장' 김동현, '조잘조잘' 정신지. 사진=제주민예총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제주의소리

행사장인 관덕정에는 제작진, 공연팀, 시청 직원, 취재진까지 사전 신청한 인원에 한해 입장을 허용했다. 2019년까지 관덕정 구석구석을 채웠던 볼거리, 즐길거리와 입춘국수를 비롯한 먹거리는 찾아볼 수 없다.

새해 새날을 다함께 맞이하는 사람들 자리에는 중계 장비와 영상 카메라가 대신했다.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제주목 관아 광장에는 대신 생중계 영상을 보여주는 전광판이 세워졌다. '코인 떡상'부터 '가족 건강'까지 새해 희망을 바라는 소원지들이 바람에 펄럭였다.

여전히 낯선 비대면 입춘굿이지만 참가자들은 나쁜 기운이 조속히 사라져서, 안심하고 모일 수 있는 날이 오길 한 목소리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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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부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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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제 과정이 생중계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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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한 제관. 코로나19는 과거로 치면 엄청난 역병이다. 훗날 마스크를 착용한 입춘굿 제관의 모습을 어떻게 해석할지도 궁금해진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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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행사로 진행되면서 입춘굿 행사는 관람객을 대신해 영상 카메라들이 자리를 채웠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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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청굿 장면을 영상으로 담는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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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프로그램 순서가 끝나면 철저한 소독이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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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복잡하게 얽힌 중계석. ⓒ제주의소리

자루에 담은 항아리를 깨뜨려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사리살성’에는 안동우 제주시장과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서순실 심방(제주큰굿보존회 회장)이 참여했다.

안동우 시장은 “올해 입춘굿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돼 정말 안타깝지만, 새해에는 모든 제주시민 마음에 희망의 마음이 활짝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임인년 입춘을 맞아 풍년 농사를 기원하고, 모든 제주시민 가정과 일터에서 건강과 행복과 희망이 가득하길 소망한다”고 축복했다.

김동현 이사장은 “입춘굿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낭쉐코사다. 나무 소를 몰고 왕이 친히 밭을 일구는 장면을 묘사하는 일명 ‘친경적전’이다. 이것은 아무리 거대하고 강한 권력을 가진 자들도 민중의 삶과 함께 하지 않으면, 그들의 권위는 언제든지 민중의 손으로 빼앗을 수 있다는 제주섬의 강한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올 한 해, 더 많은 참여와 더 좋은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힘, 소원, 모든 것들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 낭쉐는 강문석, 김영화 작가가 제작했다.

사진=제주민예총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제주의소리
사리살성에 참여한 안동우(왼쪽) 시장과 김동현 이사장. 사진=제주민예총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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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청굿 상차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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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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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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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 작가가 낭쉐를 손질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서순실 심방은 “예전 제주에서는 마을에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탑을 세우고 항아리나 큰 솥 안에 오곡밥과 콩을 채워 사고난 장소에서 살성 의식을 가졌다. 나쁜 기운을 내쳤던 의식”이라고 사리살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도 역병이 있었다. 나쁜 코로나를 멀리 보내자는 마음을 담아서 힘껏 항아리를 던져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탐라국 입춘굿은 4일 본 행사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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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대길 깃발이 내걸렸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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