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에서 진행된 제주4.3희생자 유해 발굴 현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07년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에서 진행된 제주4.3희생자 유해 발굴 현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새로운 방식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74년 만에 제주4‧3희생자 유해 5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4일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법의학연구실에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3)을 적용해 기존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에 성공했다.

새롭게 밝혀진 5구는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쪽과 동북쪽에서 진행한 발굴과정에서 수습한 유해다.

당시 제주도는 2007~2008년 제주공항 서북측 발굴에서 128구를 수습했다. 이어 2009년 공항 동북측에서 259구를 추가로 확인했다.

공항에서 수습한 유해 387구 중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31구다. 이번 5구를 더하면 136구가 된다. 2006년 화북 유해 1구와 2007년 별도봉 유해 1구까지 포함하면 총 138구다.

이번에 확인된 희생자 5명은 군법회의 희생자 3명, 행방불명 희생자 2명이다. 군법회의 희생자는 화북과 한림, 서귀포 거주자로 확인됐다. 행불인은 조천과 대정 출신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법회의 희생자 중 1명은 가족인 101세의 누나가 채혈을 하면서 극적으로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족들의 채혈이 뒤따라야 한다.

2007년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에서 진행된 제주4.3희생자 유해 발굴 현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07년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에서 진행된 제주4.3희생자 유해 발굴 현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기존 유전자 검사는 친부모와 자식 관계만 알 수 있었지만 현재는 6촌까지 식별이 가능해졌다. 유전자 DNA의 일정 구간을 증폭해서 분석하는 새로운 방식까지 이용되고 있다.

4·3 당시 행방불명자로 결정된 희생자는 지금까지 3631명이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발굴조사가 이뤄진 곳은 화북동, 제주공항, 도두동, 선흘리, 태흥리, 북촌리, 구억리 등이다.

2006년 화북동 11구, 2007~2008년 공항서북측 128구, 2009년 공항동북측 259구, 선흘리 1구, 2011년 태흥리 1구, 2018년 공항·도두·선흘·북촌·구억리 5구, 2021년 6구 등 모두 411구다.

이중 138구만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나머지 273구는 아직까지 유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습된 유해는 가족을 찾기 전까지 제주4·3평화공원 봉안관에 안치된다.

제주도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들 유해의 가족을 찾기 위해 채혈과 유전자 검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도외 행방불명인 확인을 위한 유가족 채혈도 함께 이뤄진다.

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은 “발굴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족들의 채혈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직까지 참여하지 않은 유족들은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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