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비쭈기나무 (Cleyera japonica Thunb.) -차나무과-

국어사전에서 ‘비쭉’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얼굴이나 물건의 형태가 길고 세게 내민 모양’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붉은 겨울눈을 비쭉 내민다고 하는 비쭈기나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나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해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서 자라는 수종입니다. 지난 1월, 제주의 중산간에 눈이 많이 내렸을 때 사진으로 담은 비쭈기나무의 열매 모습입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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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쭈기나무의 수피는 짙은 적갈색을 띠고 있는데 수피에는 작은 피목이 발달해 있습니다. 2월 초 서귀포의 오름을 산행하다가 만난 비쭈기나무는 이름처럼 붉은 새순이 돋아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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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쭉 나온 겨울눈이 특징이라 붉은 겨울눈을 담아 보았는데, 비쭈기나무의 겨울눈은 마치 활처럼 굽은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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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쭈기나무의 꽃은 암수 한 그루로, 6월이 되면 흰색으로 피어나 점점 연한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꽃잎을 보면 두툼한 가죽질의 광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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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쭈기나무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한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5~6월에 흰꽃을 피우는 이 나무를 일본에서는 신령이 내려 머무르는 신목(神木)이라고 여깁니다. 특히 일본 무당들은 신을 부르기 위해 비쭈기나무 가지를 공중에 흔들거나 땅에 두드리기도 하고 정월에는 대문 밖에 걸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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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쭈기나무의 열매 옆에는 작은 가지를 내민 동백나무겨우살이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동백나무겨우살이는 동백나무에만 기생하는 것은 아니라 동백나무, 광나무, 감탕나무, 사스레피나무, 비쭈기나무 등 상록활엽수에 기생해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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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쭈기나무도 새순을 밀어 올려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 작은 검은 열매들이 땅에 떨어져 다시 비쭈기나무가 되고 숲 속에서 더 많은 비쭈기나무를 만날 수 있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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