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 주민들 출입구 봉쇄 트랙터 자진 철수...하수슬러지 1100여 포대 600톤 반출 준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공터에 쌓여 있는 하수슬러지.  현재 야적 규모는 1100여 포대, 600톤에 이른다. [사진제공-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공터에 쌓여 있는 하수슬러지. 현재 야적 규모는 1100여 포대, 600톤에 이른다. [사진제공-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월정리 주민들의 출입구 봉쇄 조치로 한없이 쌓여가던 하수슬러지가 3개월 만에 반출돼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운영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7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와 구좌읍 월정리에 따르면 양측간 협의를 거쳐 월정리 주민들이 어제(16일)부터 동부하수처리장 입구를 가로막던 트랙터를 이동시켰다.

월정리 주민들은 상하수도본부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를 추진하자 2021년 11월18일부터 공사장 입구를 전면 봉쇄하며 대응해 왔다.

월정리 해안지역에 위치한 동부하수처리장은 2007년 7월 하루 처리량 6000t 규모로 문을 열었다. 이후 인구 증가로 7년만인 2014년 8월 처리 규모를 2배인 1만2000t으로 늘렸다.

해안도로 개발과 유입인구가 늘면서 이마저 한계치에 도달하자 2017년부터 2차 증설 공사가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당초 상하수도본부가 삼화지구 하수와 자원순환센터 침출수를 동부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원점 재검토로 돌아섰다.

상하수도본부는 조천읍과 구좌읍 인구가 4만명을 넘어서면서 하루 발생량 처리가 버겁다고 하소연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월정리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없다며 대치했다.

출입구가 봉쇄되면서 하수처리에 사용해야 할 약품 반입이 막히고 하수슬러지 반출까지 불가능해지면서 시설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상하수도본부는 결국 하수슬러지를 자체 포장해 출입구 옆 공터에 쌓아뒀다. 현재까지 야적된 물량은 1100여 포대, 무게는 600톤에 이른다.

동부하수처리장을 포함해 제주하수처리장(도두)과 서부하수처리장(판포) 3곳에서 발생하는 하수슬러지만 연간 3만톤 이상이다. 

제주처리장의 경우 광역 슬러지 자원화 시설을 이용해 슬러지를 건조해 매립하고 있지만 동부와 서부처리장은 민간 업체를 통해 육지로 반출하고 있다. 연간 처리 예산만 28억원이다.

현재 쌓여 있는 슬러지 처리를 위해서는 한 달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야적 물량이 올해 계약된 용역 물량에는 포함되지 않아 새로운 반출 계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하수본부 관계자는 “슬러지 야적으로 악취가 발생하고 약품 반입이 막혀 방류수 수질까지 악화됐다”며 “야적된 슬러지는 계약을 거쳐 3월 이후에야 반출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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