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핫핑크돌핀스.
제주지역 11개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퍼시픽랜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제주 시민사회단체가 17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퍼시픽랜드(퍼시픽리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호반그룹 소유 퍼시픽랜드가 지난해를 끝으로 공식적으로 36년간의 돌고래쇼 사업을 중단했다”며 “이제 불법 포획한 비봉이를 방류하고 수입해온 태지와 아랑이를 위한 바다쉼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퍼시픽랜드는 돌고래 반입 비용 절감을 위해 계속 수족관 자체번식을 시도했고 어미 돌고래들은 출산 직후 쇼에 동원돼야 했다”며 “훈련되지 않은 새끼와 어미를 함께 쇼에 동원하는 과정에서 어미가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쇼에 이용할 수 없는 돌고래들은 바다에 무단 유기됐고 불법 포획한 돌고래들로 쇼를 선보이다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고 몰수되기도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퍼시픽랜드에 남아있는 돌고래는 2005년 포획된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와 일본에서 수입된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 등 세 개체다. 

이들 단체는 “호반그룹은 지난해 말 돌고래를 방류하겠다는 시대에 맞는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수족관 감금 돌고래의 야생방류 성공을 좌우하는 야생 무리와의 결합 여부다”라고 말했다.

제주 바다가 고향인 비봉이의 경우 야생 돌고래가 자주 보이는 곳에 적응훈련장을 만들어 훈련 기간을 갖고 GPS추적장치를 달아 방류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수입해온 태지와 아랑이는 원 서식처 방류가 어려워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태지와 아랑이는 야생 무리 결합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로 방류의 경우 바다쉼터 조성 등 다른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마지막 대안으로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핫핑크돌핀스.
2022년 2월 기준 퍼시픽랜드 생존 돌고래 현황. 사진=핫핑크돌핀스.

이들 단체는 “경비 절감과 책임회피를 위해 돌고래를 다른 감금시설로 옮기는 것은 절대 안 된다”라면서 “야생 무리 결합이 어려울 경우 국내 해역에 바다쉼터를 마련하는 등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에서 수입해온 큰돌고래와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한 남방큰돌고래는 서로 서식환경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 방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개체별 생태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방류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수족관 운영 기업이 사육동물을 위해 바다쉼터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며 “수족관 다국적기업인 멀린엔터테인먼트사는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일종의 신탁회사를 만든 뒤 아이슬란드에 흰고래 벨루가 바다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볼티모어국립수족관 역시 플로리다에 큰돌고래 바다쉼터를 조성했으며, 캐나다에서 추진되는 고래류 바다쉼터 프로젝트에도 여러 기업이 후원금을 내고 있다”라면서 “호반그룹 역시 생존이 불투명한 방류보다 바다쉼터 조성을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들 단체는 “퍼시픽랜드는 수입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호반이 선전하는 미래에 지금까지 동물쇼로 고통받고 죽음에 내몰려온 퍼시픽랜드 돌고래들과의 공존도 포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성명서 전문] 호반 퍼시픽랜드는 수입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라

호반그룹이 소유한 돌고래 감금시설 퍼시픽랜드가 2021년 12월 31일 드디어 공식적으로 돌고래 쇼 사업을 중단했다. 한국의 돌고래쇼 종식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위치한 퍼시픽랜드는 서울대공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돌고래 공연을 시작한 곳으로 1986년 개장 이후 36년간 반생명적인 동물 착취 쇼를 지속해왔으며, 돌고래들에게는 지옥처럼 끔찍한 곳이었다. 퍼시픽랜드는 돌고래 반입 비용 절감을 위해 계속해서 수족관내 자체번식을 시도했고, 어미 돌고래들은 출산 직후 쇼에 동원되어야 했다. 훈련되지 않은 새끼와 어미를 함께 쇼에 동원시키는 과정에서 어미 돌고래가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으며, 더 이상 쇼에 이용할 수 없는 돌고래들은 제주바다에 무단 유기되었다. 뿐만 아니라 퍼시픽랜드는 20여 년간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남방큰돌고래들을 이용해 비윤리적인 동물쇼에 동원해오다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고 돌고래들이 몰수되기도 하였다.

현재 퍼시픽랜드에 갇혀 있는 돌고래는 2005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비롯해 일본에서 수입된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 총 세 명이며, 호반그룹은 지난해 말 세 돌고래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호반그룹의 돌고래쇼 사업 중단과 돌고래 방류 발표는 시대흐름에 걸맞은 의미 있는 결정이다. 우리는 호반그룹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호텔건설 부지 마련을 위한 것이 아니라 36년간 퍼시픽랜드 수조에 갇혀 죽어간 돌고래들에게 사과하고 남아있는 돌고래들의 생존과 복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 위함이라 믿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호반의 돌고래 방류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족관 감금 돌고래의 야생방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야생 무리와의 결합 여부이다. 제주 바다가 고향인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야생 돌고래들이 자주 관찰되는 곳 일대에 야생적응훈련장을 마련해 충분한 훈련기간을 갖고 GPS 추적장치를 달아 방류한다면 야생 무리와 결합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본에서 수입해온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의 경우 원서식처 방류가 어려우며 야생 무리 결합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돌고래들이 원래 살던 곳과 현재 감금되어 있는 지역이 다를 경우 즉 해외 수입 돌고래의 경우 야생방류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하며, 바다쉼터 조성 등 다른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마지막 대안으로 추구해야 한다. 경비절감과 책임회피를 위해 돌고래들을 다른 감금시설로 이송하는 것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호반그룹은 일본에서 수입된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를 야생무리 결합이 어려운 한반도 해역에 방류하는 것 외에 국내 해역에 바다쉼터 마련 등 돌고래들의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수족관 감금동물들을 위해 바다쉼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다국적기업인 멀린엔터테인먼트사는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일종의 신탁회사를 만든 뒤 아이슬란드에 흰고래 벨루가 바다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추진되는 고래류 바다쉼터 프로젝트 또한 여러 기업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호반그룹 역시 돌고래들의 생존이 불투명한 야생방류보다 바다쉼터 조성에 대해 먼저 검토하고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호반그룹이 말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에 지금까지 동물쇼로 고통 받고 죽음에 내몰려온 퍼시픽랜드 돌고래들과의 공존이 포함되길 희망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호반은 불법 포획한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제주바다로 방류하라!
-호반은 수입 돌고래 태지와 아랑이를 위해 '돌고래 바다쉼터'를 조속히  조성하라!

2022년 2월 17일

핫핑크돌핀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제주동물권연구소, 시셰퍼드 코리아, 제주녹색당, 제주동물권행동NOW, 제주동물사랑실천 혼디도랑, 직접행동DxE, 환경운동연합 (총 11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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