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웅의 借古述今] (262) 참살은 토실토실하고, 부풀어 오는 살은 물렁물렁한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것을 빌려 지금을 말한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으면 미래 또한 없지 않은가. 옛 선조들의 차고술금의 지혜를 제주어와 제주속담에서 찾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지혜가 담겼다. 교육자 출신의 문필가 동보 김길웅 선생의 글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 깃든 차고술금과 촌철살인을 제주어로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 [편집자 글]

* 촘솔 : 참살
* 토락토락허곡 : 토실토실하고
* 북솔 : 부풀어 오른 살
* 물랑물랑헌다 : 물렁물렁한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듯 체질 또한 천차만별이다. 몸을 어떻게 단련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체질을 잘 다진 사람은 근육이 쇳덩이처럼 단단한 데 비해, 그렇지 않고 타고난 대로 놓아둔 사람은 아무래도 근육이 약하다. 물론 상대적인 것이긴 하다.

근육은 운동하면 할수록 발달하는 것이다. 

보디빌더들은 놀랄 만큼 불룩거리는 근육을 가지고 있다. 보기만 해도 건강미가 넘친다. 각종 운동기구를 사용해 보통 사람에게 없는 근육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 결과로 이를테면 하나의 작품인 셈이다.

‘王’가 뚜렷하게 새겨진 복근(腹筋)을 가진 사람의 몸은 얼마나 탱탱해 보이는가, 얼마나 건강해 보이는가. 없던 근육을 만드는 것만큼 자신의 건강도 증진될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시도해 볼 만하지 않은가.

이를테면 자기 몸을 꾸준히 단련하면 누구든 원하는 근육을 만들어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를테면 자기 몸을 꾸준히 단련하면 누구든 원하는 근육을 만들어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촘솔은 토락토락허곡, 북솔은 물랑물랑헌다.’

사람의 근육을 손으로 만지듯이 실감이 넘치는 재미있는 말이다. ‘촘솔’은 근육질이라 탄탄함을 의태어(짓시늉말)로 ‘토락토락’이라 했는데, ‘또랑또랑’이란 말로 바꿔도 좋을 것이다. 단련된 근육을 말하고 있다. 사람의 성질에 비하면 ‘야무지고 다부지다’ 하는 것이다.

‘북솔’은 흔히 ‘물살’이라고 했다. 탄탄한 감촉이 전혀 없는 물같이 물렁물렁한(의태어) 살이라 함이다. 아무래도 또랑또랑한 참살은 건장한 장정의 강인함을 연상하게 되고, 물살로 말랑말랑한 것은 여자의 매끄러운 살이라 함이 좋겠다.

결국, 체질에 따른 피부의 질을 얘기함다.

참살과 부푼 살로 나누기는 해도 실제 문제가 될 것은 하나도 없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이니 체질 또한 유전자에 따르는 것이니 어찌할 것인가. 본디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다만 후천적 환경요인, 이를테면 자기 몸을 꾸준히 단련하면 누구든 원하는 근육을 만들어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 김길웅

동보(東甫) 김길웅 선생은 국어교사로서, 중등교장을 끝으로 교단을 떠날 때까지 수십년 동안 제자들을 가르쳤다. 1993년 시인, 수필가로 등단했다. 문학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도서관에 칩거하면서 수필, 시, 평론과 씨름한 일화는 그의 열정과 집념을 짐작케한다. 제주수필문학회, 제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한문학대상, 한국문인상 본상, 제주도문화상(예술부문)을 수상했다. 수필집 ▲마음 자리 ▲읍내 동산 집에 걸린 달락 외 7권, 시집 ▲텅 빈 부재 ▲둥글다 외 7권, 산문집 '평범한 일상 속의 특별한 아이콘-일일일'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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