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멍 쉬멍](8) 제주 대정향교 ‘수선화’

‘보멍 쉬멍’은 ‘멍때리기’에 딱 좋은 영상코너다. 미국의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지난 2001년 뇌영상 장비를 통해 사람이 아무런 인지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특정 부위를 연구해 논문을 발표했다. 라이클 박사는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작동하는 이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modenetwork ; DMN)’라고 명명했다.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게 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제주의소리]가 긴긴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점차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쉼과 느림이 필요한 우리들에게 ‘멍때리기’에 딱 좋은 휴양·치유의 웰니스(Wellness) 영상콘텐츠를 소개한다. 자연과 일상이 선물해 주는 백색소음(ASMR)도 함께 만끽해보시라. 어느새 저 속에서 ‘내가’ 넋놓고 멍때리고 있으리라. [편집자 글]

추사가 그토록 흠모했던 수선화. 3월 봄볕을 벗삼은 수선화가 제주 대정읍 추사 적거지 인근의 대정향교에도 만개해 있습니다. 추사가 바람코지 대정(大靜) 마을에서 세한(歲寒)의 8년 유배인 삶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지천으로 널린 수선화를 보는 뜻밖의 낙이 컸습니다. 그러나 척박한 삶이 현실인 제주 민초들에겐 소나 말에게 먹일 ‘몰마농’이었거나, 농사에 방해되는 검질쯤이었겠지요. 환경이 시선을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백옥 같은 잔대 위에 황금 찻잔을 올려 놓은 듯 자태와 기상이 남다른 금잔옥대(金盞玉帶) 수선화. 추사도 그립고, 삶을 개척해온 제주 선인들도 그립습니다. / 글=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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