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제주, 해군기지로 분쟁의 섬 되다
평화의 섬 제주, 해군기지로 분쟁의 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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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 열려

▲ 기도회에 참여한 참석자들이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의 '제주해군기지의 문제점에 대하여' 보고를 듣고 있다.  ⓒ김민수
 
7월 10일(화) 오후 3시,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예배실에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와 제주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가 열렸다.

이 기도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정의평화위원회, 전국목회자 정의평화실천협의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가 함께 했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제주노회 목사들과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 범도민대책위원회의 고유기 선생 등 60여 명이 참여해 제주 해군기지의 문제점에 대한 보고와 기도회를 열었다.

1993년 12월 해군본부에서 제주 해군기지 신규소요를 제기한 이후 2002년 7월부터 제주도 내에서는 해군기지건설계획 철회 요구서명이 이어졌고, 반대운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2002년 10월 제주도 화순항 해군부두 도민설문조사결과 반대58:2%, 찬성 24.9%로 나타났고, 제주도는 화순항 해군부두 건설 공식 반대 입장을 해양수산부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2003년 6월 공군의 제주도 항공전략기지 건설 추진계획이 드러난 가운데 2005년 4월, 제주해군기지추진기획단이 구성되면서 제주 해군기지 재추진 계획이 발표되면서 '제주도해군기지반대 도민대책위원회'와 '안덕면대책위원회'가 재가동되었다.

   
 
▲ 해군기지 유치여부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김민수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2005년 7월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겠다며 기획예산처에 사업비 6억원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2006년 8월 '공군 2007-2011년 중기계획'에서는 공군전략기지 건설계획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자 그들은 공군기지의 명칭을 '남부 탐색, 구조부대'로 바꾸며 제주 서남부의 군사기지화를 노골화 시켰다. 결국 해군기지 뿐 아니라 공군기지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민과 지역주민들의 해군기지 반대가 비등하자 제주시는 도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그러나 해군기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도민의 답변으로 해군기지유치를 결정하기 위한 조작된 여론조사라는 의혹까지도 받고 있다.

   
 
▲ 좌로부터 목정평 공동의장 서일웅 목사, EYC국제협력국장 윤재향 청년, KNCC정의평화위원장 유원규 목사, 기장 제주노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박성화 목사.  ⓒ 김민수
 
 
이런 가운데 2007년 한미FTA협상체결 이후 제주도의 경제적인 상황이 곤두박질 치고 있는 상황에서 해군기지의 건설로 인해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도민들의 경우에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그동안 평화롭게 지내던 이웃들끼리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평화롭던 마을이 하루아침에 분쟁의 섬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07년 4월 13일,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제주도에서 해군기지건설관련 입장을 발표했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강제연행이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제주도내의 시민, 종교단체 등에서 다양한 반대활동을 펼쳐왔다. 그리고 7월 3일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 범도민대책위'를 구성하기에 이른 것이다.

 

   
 
▲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참석자들  ⓒ 김민수
 

그러나 이런 제주도의 심각한 상황은 대선정국과 섬이라는 특성이 맞물리면서 일반 육지인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사실 제주해군기지의 건설은 평화의 섬 제주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전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제주의 해군기지는 북한과 중국을 위협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며 이런 요인들로 인해 그 불똥이 어떻게 우리에게 튈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서울에서 이번 기도회를 하게 된 것이다.

이번 기도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박성화 목사)의 강력한 요청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 사회위원회(위원장 김종맹 목사)가 받아들여 KNCC,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기독교사회연대회의 등과 함께 기도회를 할 수 있었다.

이번 기도회에는 60여명의 작은 인원이 참여했다. 한기총이나 보수대형교회들의 반공집회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작은 숫자이다. 그러나 그 작은 불빛이야말로 어둠을 비추는 빛이 아닐까 싶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시도에 관한 우리의 입장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기를 기도하며 십자가 행진을 이어 온 우리는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자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제주가 그 눈부신 풍경만큼이나 아름다운 평화의 섬으로 남아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정착과 생명살림의 진원지로서 그 역할을 다해 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군사기지를 건설하여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이는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또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미국의 방위전략과 무관할 수 없으며, 이것은 곧 한반도가 미국의 전략에 따라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와 정부, 그리고 제주도는 아름다운 섬 제주가 군사기지로 인해 폭력과 분쟁의 섬으로 변질되어 가지 않도록 일방적인 기지건설 계획을 철회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군사기지 건설 강행 방침으로 인해 제주도민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평화롭던 마을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이렇듯 지역사회의 평화를 깨뜨리면서까지 강행되는 군사기지 건설이 과연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제비뽑기 식 일방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전 제주도민의 의사인양 밀어붙이는 방식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국방부와 제주도는 주민들의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고 이를 틈타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려는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모든 제주도민들의 상생과 화합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제주도, 그리고 국방부는 4·3의 피맺힌 고간과 상처를 딛고 21세기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제주도민들의 간절한 소망에 귀 기울이고 진정한 평화의 길이 무엇인지를 깊이 숙고해 주기 바란다.

우리는 일방적 기지건설 방침이 철회되고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을 통해 평화의 섬 제주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온전히 펼쳐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나갈 것이다. 또한 이번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나타난 평화를 저해하고 위협하는 모든 시도들에 대해서는 신앙고백적 결의를 모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제주도민들 위에 하나님의 은총과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

2007년 7월 10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와 제주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 참가자 일동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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