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앞마당서 장애인ㆍ학부모 집회…양 교육감 '긍정 검토'

   
23일 오전 10시 제주도교육청 앞마당.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정신지체장애인, 그리고 학부모들이 속속 모여들어 팔뚝질을 하며 다소 어색한 듯이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장애인도 인간이다, 장애인교육권 보장하라’ ‘장애인 교육하자는데 경제논리 왠말이냐’ ‘장애인 교육예산 6% 확보하라!’

장애인교육차별철폐를 위한 전국순회투쟁단 25명과 제주도내 장애인단체와 학부모, 그리고 전교조 제주지부와 민주노동당 등 100여명이 ‘장애인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였다.

㈔한국장애인부모회 제주도지회 최성종 지회장은 “제주도에는 장애인을 위한 학교가 2곳이나 있지만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전국에서 장애인교육을 위한 지원도 최하위권”이라고 성토했다.

전국순회투쟁단을 이끌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은 “경상남도는 장애인 교육예산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지만 지난해부터 꾸준히 투쟁한 결과 장애인교육 예산을 6% 이상 획득했다”며 “장애인교육권은 학부모들의 끊질긴 투쟁을 통해서만 얻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 김호성 회장은 자신의 아들의 예를 들며 “제 아들이 모중학교에 다닐 때 장애인이란 이유로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1년 동안 점심을 먹어보지 못했다”며 “아이가 1년 학교에 다니면서 우울증이 걸려 학교를 그만두게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장애인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형편없다”고 강조하며 장애인교육권 확보가 시급함을 호소했다.

전교조 도경만 특수교육위원장은 “제주도교육청 본관은 전국 16개시도 교육청중 유일하게  리프트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 곳”이라며 “도교육청이 이 정도면 장애인 교육은 더욱 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교육차별철폐를 위한 전국순회투쟁단과 제주도 장애인 학부모회 관계자들은 이날 11시부터 양성언 교육감을 면담해 △장애인 교육예산 6% 확보 △산남지역 특수학교 신설 및 학교 증설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학급당 1명이상 보조원 배치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운영 △특수교육운영위원회 부모.교사 50% 참여 △특수교육 전담 장학사 배치 △교육받지 못한 장애성인의 정확한 실태조사후 관련 교육대책 마련 △통합버스 승차보조원 지원 등 18개의 개선요구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양성언 교육감은 “여러분의 요구들에 공감한다”며 “의지를 갖고 요구안을 검토하고 실현하도록 노력하겠으며, 오는 9월10일까지 실천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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