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대상아동 문화체험활동을 전개하면서
[기고] 서귀포시 표선면 사회복지사 오지혜

지난 6월 30일 아침 일찍 내가 근무하고 있는 표선면의 복지대상아동 5명과 사회복지담당부서 공무원 4명 등 9명이 제주시 소재 영화관을 찾아 팝콘과 콜라를 양손에 들고 애니메이션 영화를 관람하였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영화관 곳곳을 둘러보고 영화포스터 앞에서 기념사진 찍는 시간도 가졌으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6월에 생일을 맞은 아동을 축하하는 깜짝 파티를 열어 보람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표선면 사회복지담당부서에서는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작은 정성을 모아 관내 복지대상아동에 대한 문화체험활동을 매월 넷째주 토요일 1회씩 전개해 나가고 있다.

사회복지부서에 근무하면서 여러 어려운 이웃들의 힘든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상대적으로 문화체험활동의 기회가 적은 관내 복지대상아동들에게 문화체험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여 소외감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우리지역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매월 소외되고 어려운 복지대상아동 5명을 선정하여 지난 3월부터 문화체험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모처럼 맞이하는 토요일, 집에서 밀린 일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서 다 하지 못한 얘기들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그 소중한 시간을 복지대상아동들에게 배려함으로써 나름의 참된 보람도 얻고 있다.

3월에 처음으로 복지대상아동을 데리고 제주월드컵경기장 내부에 시설된 닥종이인형박물관을 찾아 다양하고 부드럽고 익살스런  표정의 닥종이 인형을 관람하고, 추억의 교실에서 과거의 학교생활을 재현해 보는 등 문화체험 활동을 전개하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솜반천을 따라 조성된 녹색의 걸매 생태공원을 찾아 목재산책로를 거닐며 네잎클로버를 찾으며 서로의 행운을 빌어주고 인조 잔디구장에서 축구도 하는 등 보람된 하루를 보냈다.

4월에는 고사리꺾기 축제장을 찾아 고사리를 꺾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을 보냈으며 축제장에 마련된 승마체험 및 페인스 페인팅에도 참여하고, 도깨비공원을 찾아 익살스럽고 다양한 모양의 도깨비 조형을 구경하고 체험코너에서는 직접 자신들의 도깨비 가면을 만들고 도깨비 조형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등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5월에는 일출랜드를 찾아 싱그러움과 푸르름을 만끽하며 공원을 산책하고 미천굴에서는 거꾸로 자라는 신비한 석순도 보고 소원성취의 물이라 불리는 동굴천정에서 떨어지는 석심수도 받아보면서 놀이와 학습이 공존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람 후에는 아트센터를 찾아 초벌구이 된 도자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꽃과 물고기 등을 그려 넣어 ‘나만의 도자기’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여한 아동들과의 대화에서 “그동안 가족들과 여행 한번  가보지 못하고 학교에서의 현장학습이 전부였는데 이렇게 주말에 이것저것 보고, 듣고, 느끼고,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큰 호응을 보면서 휴일을  반납하고 문화체험활동을 전개하지만 돌봄과 나눔의 참된 보람을 얻었다.

7월에는 아동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 하고 싶어 하는 일에 귀를 기울여 아동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아지는 넷째 주 토요일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고민하며 짜임새 있게 계획을 세워 나갈 것이다.

   
 
 
내가 공무원이 되고 난 후 이론으로만 배워왔던 모든 일들이 현실로 바뀌고 그 중 가장 놀란 것은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기주의적인 사고 때문에 남을 돌보고 남을 위해 나누어 주는 일에는 아직은 모자람이 많다는 생각이다.

우리 주변에서의 작은 돌봄과 나눔이 더욱 아름답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표선면에서는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가정적, 경제적인 문제로 문화체험이 부족한  관내 아동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도록 문화 체험활동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글을 쓰며 몇 달 동안 함께 했던 천진난만하면서도 희망이 가득한 얼굴들을 떠올리며 앞으로도 함께 하리라 다짐해 본다.

[ 서귀포시 표선면 사회복지사 오지혜 ]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