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욱의 제주마을 이야기] 강정마을①맑은 용천수 계곡이 바다와 만나는 곳, 서귀포시 강정마을
서귀포시 중앙 최남단에는 예로부터 물이 맑고 풍부해 물강(江)자에 물정(汀)자를 써서 강정(江汀)이라 부르는 마을이 있다. 마을 지명이 의미하는 데로, 마을의 주변에는 강정천과 악근천 등에서 사철 물이 나오고, 이로 인해 주변에는 비옥한 논밭들이 조성되어 있다. 과거 마을 주민들이 논농사 지어서 수확한 쌀이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현재 마을 부근의 무덤들은 현 주민들의 9∼12대의 조상들임을 볼 때, 무덤의 주인들은 약 350년 전쯤에 비옥하고 물 좋은 터를 찾아 여기에 정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 입향한 성씨들은 김(金)씨, 고(高)씨들로 약 360년 전에, 그 다음 윤(尹)씨, 강(姜)씨, 조(趙)씨가 300여 년 전에, 그리고 홍(洪)씨, 이(李)씨들이 250여 년 전에 이 마을로 와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1906년(광무 10년) 제주목이 제주군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될 당시, 강정은 대정현(大靜縣) 좌면(左面)소속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1929년 당시 좌면 강정리의 통계는 353가구에 남자 658명, 여자 720명 등 1,378명이 살고 있었다.
1946년 8월 1일 제주도가 도(道)로 승격된 후 강정리는 남제주군 중문면에 속하게 되었고, 1981년 7월 1일 서귀읍과 중문면이 통합되어 서귀포시로 승격되자, 강정마을은 서귀포시 대천동에 속하게 되었다.(자료: 서귀포시)
또한 안산암은 침식을 많이 받았고, 한라산 남북 방향으로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하천이 평탄하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해안에서 200-300m 이상 올라간 곳에서는 경사급변점(傾斜急變點)을 만들어 소폭포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경사급변점 이하로는 지하수면이 낮아 용천수가 발달하였다.
강정천과 악근천 인근에서 지하수가 다량 용천됨으로 인해, 남제주군과 통합되기 이전의 구 서귀포시 마을 중 예례동을 제외한 전 지역의 식수를 강정취수원에서 공급하고 있다.
강정천 가까운 곳에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서건도가 있는데, 이 섬에서는 범섬을 비롯한 서귀포의 해안절경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이 마을의 청년들 중심으로 '고운환경감시단'이 구성되어, 마을 환경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 그리고 환경부는 이 마을을 '2005년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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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찾아가는 길 : 제주시에서 12번 국도를 따라 서귀포 시내를 향해 오다가, 중문을 지나 도순교회, 대천동사무소를 끼고 우회전해서 5분 정도 더 운전하면 강정마을에 올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는 강정 해안에 있는 서건도를 소개하겠습니다.